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하려면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이 채권단과 주주의 동의를 거쳐 법원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팬오션 소액주주들이 변경안에 포함된 1.25대1의 주식 감자안에 반대하면서 변경안 부결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소액주주들이 감자안에 반대하면서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모아 변경회생계획안 부결을 추진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12일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인집회에서 변경안이 통과되려면 채권단 3분의1, 주주 2분의1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팬오션 소액주주 측은 현재까지 4,500만주에 대한 주주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관계인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힌 신고 주식 1억500만주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여서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액주주들은 감자를 백지화하고 채권자 회생채권에 대한 조기변제 할인율을 18%에서 0%로 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차감 없이 모든 손실을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오진협 팬오션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소액주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주총회에서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림은 법정관리 회사인 팬오션의 감자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림 측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채권단의 권리 감축보다 주주의 권리 감축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채권단이 18%의 권리감축을 받기 때문에 주주권리 감축분 20%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팬오션 인수가 무산되면 팬오션은 법정관리 상황에서 3조원의 채무를 상환해야 해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관계인 집회에서 변경회생안이 부결되면 법원이 변경 회생안을 강제 인가할 수도 있지만 채권단과 주주의 동의를 받아서 가는 것이 팬오션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림은 지난해 12월 해운운송업체 팬오션 매각 입찰에 참여해 1조8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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