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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가 추정치보다 영업익 많아 "예상보다 선방"

■ 1분기 어닝시즌 중간 분석해보니

시총 1조 넘는 대형주는 42%가 컨센서스 넘어서

어닝쇼크 우려감 털어내

연휴직후 본격 발표되는 중소형주 성적표에 촉각


코스피 주요 상장기업들의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가 반환점을 돌아선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의 컨센서스(시장 예상 영업이익 추정치) 상회 비율이 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3년간 1분기 평균 컨센서스 상회 비율(28%)을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주의 컨센서스 상회 비율은 40%를 넘어서며 지난해 4·4분기의 어닝쇼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대형주 위주의 증시 흐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물론 시장 일각에서는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감을 털어낸 것은 맞지만 추세적인 증시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대형주 중심의 실적발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황금 연휴 직후 본격화하는 중소형주의 실적 성적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66개 기업의 실적(영업이익)과 컨센서스의 괴리율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높은 기업은 24곳(36.4%)이었다. 실적이 추정치보다 10% 이상 높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10곳(15.2%)에 달했다. 추청치 대비 실적 증가율을 5% 이상으로 확대 적용하면 어닝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기업은 15곳(22.7%)까지 늘어난다. 반면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영업이익을 밑도는 곳은 42곳(63.6%), '어닝쇼크'를 보인 기업은 23곳(34.8%)이었다.

현재까지 흐름만 놓고 보면 지난해 4·4분기 어닝쇼크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와 비교하면 어닝쇼크 기업 수는 크게 줄었고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에는 주요 상장사(93곳)의 57%(53곳)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어닝쇼크를 냈다. 아직 1·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려면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은 OCI였다. 태양광업체인 OCI는 올 1·4분기에 영업이익 278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추정치(132억5,200만원)를 110.23% 웃도는 호성적이다. 최근 2년간 계속된 불황에도 공정개선 등 원가절감 개선 노력을 통해 깜짝 실적을 냈다. LG이노텍은 1·4분기 영업이익이 630억9,300만원으로 컨센서스(347억3,400만원) 대비 81.65% 높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도 각각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보다 78.83%, 66.89% 웃돌았고 이밖에 금호석유(52.42%), 삼성엔지니어링(35.5%), 영원무역(29.38%), SKC(20.65%), 넥센타이어(17.93%), LG하우시스(15.16%) 등이 컨센서스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1·4분기에 8조4,8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추정치(8조4,589억원)에 가장 근접했다.

반면 어닝쇼크가 가장 큰 곳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었다. 삼성중공업은 1·4분기에 2,184억4,500만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3,625억원으로 영업손실을 냈고 현대중공업도 컨센서스(1,503억5,200만원)를 크게 벗어난 1,8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밖에 S-OIL(-61.27%), 현대로템(-51.95%), 삼성전기(-48.92%), 제일모직(-35.56%) 등도 기대치를 30% 이상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전개됐던 1·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어닝서프라이즈 기업 수가 많지 않지만 지난해 4·4분기에 비해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일까지 실적발표를 끝낸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컨센서스 상회율은 41.7%에 달한다. 이는 2012년 이후 올해 4월까지 코스피 주요 상장사의 1·4분기 평균 컨센서스 상회율(28%)을 10%포인트 이상 넘는 수치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략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62.5%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끝났다"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모멘텀 회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본격화할 시점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어닝쇼크 우려를 불식시키고 바닥을 확인한 측면은 있으나 추세적 상승을 이끌 만큼의 실적은 아니라는 얘기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4분기 대형주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이는 '마른 수건 짜기' 식의 비용절감 탓이 크고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못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결국 기업 실적이 증시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려면 남아 있는 중소형주들의 실적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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