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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면세점 사용한도 축소] 되레 외화유출 부추긴다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의 국내면세점 사용금액 축소조치가 오히려 외화유출의 역효과만 낳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직후인 지난 97년 12월3일부터 내국인의 서울시내 면세점 사용한도를 2,000달러에서 400달러로 낮췄다. 여행객들의 과소비를 줄여 외화낭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당초 목표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외화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여행객들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만큼 이를 외국에 나가서 사용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공항지점들에 따르면 IMF후에도 1인당 평균환전액은 2,000달러 정도로 거의 변화가 없으며 귀국후 다시 원화로 바꾸는 외화도 300달러 안팎으로 IMF이전과 차이가 없다. 국내 면세점 사용액이 줄었다고 해외여행객들이 쓰는 돈이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최근 金모씨의 경우 호주에 사는 친지를 방문하면서 선물을 현지 면세점에 서 구입했다. 출국전 시내 D면세점에 들러 물건을 사려 했으나 물건값이 400달러를 초과해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金씨는 『내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보다는 국내에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내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려고했는데 내국인은 400달러 한도내에서만 물건을 살수 있다는 말에 그냥 되돌아왔다』며 『환전금액을 1만달러로 제한하고 있으면서 구체적으로 그 돈을 어디서 써야 할지까지 규제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국인의 시내면세점 사용한도가 줄어든 이후 호주·뉴질랜드·괌 등 주요 해외관광지의 면세점들은 한국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글판 안내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괌 갤러리아면세점 등 일부 동남아지역 면세점들은 원화로도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면세점 사용금액 축소조치로 서울시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도 75%나 급감해 관련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97년 한해동안 동화·신라·롯데·풍전·선경·한진 등 서울시내 6개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3,500만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900만달러로 떨어졌다. 이에따라 면세점 납품업체들의 모임인 면세점무역대리점협의회 소속 36개 업체들은 최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출국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액을 2,000달러로 환원해 줄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청측은 이에대해 98년도 내국인 1인당 평균 시내면세점 이용액은 150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용한도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구매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건전한 구매를 하고 있는데 굳이 사용한도를 늘려 과소비를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면세점업계는 『외국에서는 오히려 국내면세점 이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있는데 우리정부는 거꾸로 가고있다』며 『관세청의 사용한도 축소는 현실을 파악하지못한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자국민들의 국내면세점 이용한도를 두지않아 국내면세점 이용을 오히려 권장하고 있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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