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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컨설팅에 길을 묻다] <4·끝>경성정밀

불필요한 작업 줄이니 생산성 '껑충'<br> 작업장 정리등 생활화로<br> 종합효율 64%나 향상


경성정밀의 현장 근로자 이모씨는 요즘 기계가 특정 금형을 가공하는 동안 다음 금형 가공을 위한 준비작업을 한다. 과거에는 가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체크하느라 그냥 지켜보는 게 일이었다. 이씨는 이제 작업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며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플라스틱 사출 금형을 생산하는 경성정밀의 김경호 대표는 공정 중 낭비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하지만 막연한 감에 의존할 뿐 데이터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은 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직원들은 평소 하던 대로 일을 했고 무슨 문제가 있는 지도 모른 채 생산성만 떨어지고 있었다. 컨설팅을 통해 바로 시작한 작업이 작업자의 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작업자 스스로 보도록 하는 일이었다. 작업자들은 대부분 자기가 불필요한 일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 지 보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일 큰 시간낭비는 이씨의 경우처럼 작업 내용을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경성정밀은 사업 특성상 하루에도 몇번씩 금형 공정을 바꿔야 돼 이를 준비하는 세팅 작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세팅 작업을 금형가공 중에 하는 것으로 바꾸니 기계 가동 시간이 훌쩍 올라 생산성이 좋아졌다. 컨설팅을 맡은 김영국 미리글로벌 이사는 “노동 강도를 올린 게 아니고 불필요한 작업을 제거한 것”이라며 “작업자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동영상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된 게 실제 생산성 증가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리 정돈의 생활화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부품은 수납장에 모두 넣어 작업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도록 했고 자주 사용하는 부품은 용접선반 옆에 거치대를 마련해 바로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필요한 부품을 찾는 시간을 줄였다. 공간 활용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작업장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도 적용됐다. 책상 위에 즐비하던 책들은 따로 공용 책장을 만들어 정리하는 등 회사 전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새로운 작업을 하는데 걸리는 세팅시간은 컨설팅 전 1,373초에서 컨설팅 후 950초로 30% 줄었고 대기시간은 4,459초에서 3,150초로 29% 감소했다. 생산성 지표인 종합효율은 37%에서 77%로 64% 향상되는 실적을 냈다. 김경호 경성정밀 대표는 “전에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수시로 교육하고 시간관리 훈련도 시켰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며 “이번에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바꿔야 되겠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작업환경이 쾌적해지고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매출은 지난 2006년 30억원에서 지난해 41억원으로 증가할 정도로 큰 효과를 냈다. 경성정밀은 얼마 전부터 LG전자의 협력업체 컨설팅 프로그램 지원업체로 선정돼 3명의 일본 컨설턴트로부터 금형의 가공부분을 집중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개선해야 될 점이 많다”며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통해 기업을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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