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점유율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월초 정규 프로모션이 아니라 월 중간에 '그랜저' 전모델 50만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월초 공개하는 매월 판매조건 이외에 중간에 차 값을 깎아주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내수 판매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제휴할인과 할부금리 인하 등 전방위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전국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그랜저' 판매시 50만원씩 기본할인은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본사에서 갑작스럽게 '그랜저'를 50만원씩 할인 판매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수입차의 공세가 심해지니 위기감이 높아져 이런 방안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대표 준대형 차종인 '그랜저'를 할인하는 것은 위기감이 높은 증거라고 보고 있다.
'그랜저'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1만2,564대에서 올 2월 6,369대로 반토막났다.
실제 현대차가 내수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엄중하다.
한때 75%에 육박했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점유율은 현재 60%대로 추락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2월까지 내수점유율은 67.1%로 지난해 69.3%나 2013년 71.4%나 2012년 74.6%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는 최근 판매가 부진한 영업직원들에게 경고장을 발송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일부 영업점에 내수점유율 41%를 지킬 수 있도록 판매를 강화하라고 지시도 내렸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2007년 49.1%를 기록한 후 2009년 48.4%, 2011년 43.3%, 2013년 41.6%로 낮아졌다. 작년에는 41.3%를 기록했고 올해 3월까지 점유율은 38.4%로 40% 이하로 내려갔다. 대조적으로 수입차 판매량은 이달 2만228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급증했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월 17.6%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마케팅도 확대 추세다. 우선 현대차는 그랜저를 포함해 지난달 전 모델에 걸쳐 할부금리를 1%포인트나 낮췄다. 현대차는 또 이달 말까지 SK엔카와 공동 마케팅인 '스마트 리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BMW·벤츠·아우디·폭스바겐·렉서스·혼다 등 독일과 일본 브랜드의 27개 모델 2010~2013년식을 대상으로 이 차를 전국 26개의 SK엔카 직영지점에 매각하면 현대자동차 i30·i40·벨로스터·그랜저·아슬란·제네시스·에쿠스 신차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벤트는 SK엔카 직영몰 홈페이지(www.encarmall.com)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오케이캐쉬백·할인의달인3·Freezum)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보유한 수입차의 매각 견적을 직영몰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요청하면 SK엔카 차량평가사가 전화 상담, 방문 견적을 통해 매각가를 결정한다. 이후 차량 매각 시 받은 쿠폰번호를 전국 현대자동차 지점 및 대리점에서 신차를 구매할 때 제시하면 신차 가격을 할인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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