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부문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특허 비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표준필수특허 침해를 이유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의 국내외에서 판매·수입금지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MS·노키아의 기업결합에 대한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다음달 27일까지 40일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사업자가 스스로 시정방안을 내놓아 받아들여지면 더 이상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 제도로 기업결합 승인과 관련한 첫 번째 사례다.
MS는 의결안에서 표준필수특허(SEP)의 사용권을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제공한다는 내용의 '프랜드(FRAND)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SEP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대신 상대방 특허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비표준 특허(non-SEP)도 현재 스마트폰 및 태블릿 제조사에서 받는 특허 실시료율(특허료)을 올려 받지 않기로 했다. 또 한국 업체가 생산한 단말기가 MS의 특허권을 침해했을 때도 이후 해당 업체가 라이선스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면 판매·수입금지 조치를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외에 MS는 계열사가 보유한 특허도 시정방안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7년의 효력 기간 내에서는 매년 이행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특허도 시정방안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국내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사전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MS는 지난 2013년 9월 노키아의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합병(M&A)으로 MS가 특허권을 무기로 삼성·LG·화웨이·HTC 등 스마트폰 제조 경쟁사에 특허 횡포를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MS는 지난해 8월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한 뒤 공정위의 의견을 반영해 이번 안을 마련한 것이다. 대만과 중국도 각각 지난해 2월과 4월 MS의 특허권 남용을 우려해 노키아와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한 뒤 오는 7월 중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동의의결안을 확정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