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정불안, 한국 채권시장 사면초과로 모나’ 태국의 정정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 태국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한국 채권을 가장 많이 매입한 태국 자본의 탈(脫)한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들어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 시장을 떠날 때도 태국 자본은 줄곧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원군 역할을 해왔다. ◇태국 자본, 국내 채권 9조원 이상 보유= 30일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에만 채권시장에서 4조2,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11월 들어서도 27일 현재까지 8,227억원의 순매도하는 등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 채권시장의 버팀목은 다름 아닌 태국 자본이다. 태국 자본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보유 채권이 미미했으나 올 하반기 들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올들어 11월 27일까지 9조6,000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하며 1위 국가로 등재된 상태다. 2위는 독일로 2조5,000억원이다. 태국 자본과 무려 7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10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은 총 43조9,000억원. 태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에 이른다. 올 들어 태국 자본이 한국의 채권시장을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국인들 자금으로 조성된 해외 펀드는 물론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타일랜드가 원화 채권의 최대 매수 세력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11월 들어 불안한 정중동= 11월 들어 태국 자본의 상태는 한마디로 ‘정중동’이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외국자본이 한국 채권을 팔고 떠날 때도 10월 한달에만 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는 사지도 팔지도 않으면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1월 태국 자본의 채권 매수ㆍ매도 실적은 거의 ‘0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태국 자본의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현 상황에서는 태국 자본의 탈 한국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태국 자금 성격이 단기보다는 장기 성격을 많이 띤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11월 들어 태국 자본이 활동하지 않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자국의 정정 불안이 심화될 경우 현금 확보를 위해 팔자 대열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국 자본의 탈한국이 본격화될 경우에는 그나마 우리 채권시장을 지켜주던 순매수 세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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