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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파노라마] 세계 통신업계 경계허물기 태풍
입력1999-04-29 00:00:00
수정
1999.04.29 00:00:00
이형주 기자
영상화면과 인터넷통신 그리고 전화기의 결합.세계 통신업계의 국경과 업종간 영역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케이블 TV와 인터넷, 전화선을 하나로 연결, 토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복합체의 탄생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통신업계의 재편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에 가장 발빠르게 착수한 곳이 미국 최대의 통신업체인 AT&T. 장거리 무선전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AT&T는 지난 해부터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국경과 영역을 뛰어넘어 통신 관련업체의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AT&T의 첫번째 공략 대상은 지역전화사업 진출을 위한 케이블 TV 인수. 84년 연방정부의 반독점 규제조치에 따라 시내전화 사업을 벨 어틀랜틱사 등에 넘겨준 AT&T는 지난 2월1일 미국 최대 케이블TV 타임워너와 합작으로 지역전화서비스업체를 설립키로 했다. AT&T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제2의 케이블 TV 텔리커뮤니케이션(TCI)을 480억 달러에 인수키로 하는 등 케이블망을 활용한 본격적인 지역전화 서비스 사업에 착수했다.
AT&T는 또 지난 3월23일 미국 케이블 TV 3위인 미디어 원에 대해 당초 인수의사를 밝힌 업계 4위의 콤 캐스트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혔다.
AT&T가 이같이 케이블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 연결돼 있는 고객을 활용, 지역전화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향후 화상을 이용한 차세대 통신서비스 부문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AT&T는 합병기업인 TCI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앳홈(AT HOME)의 최대 주주여서 인터넷과 케이블망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통신서비스 제공의 교두보로 활용할 예정이다.
AT&T의 이같은 사업영역 확대는 향후 수익구조를 크게 바꾸어 놓을 전망이다. 우선 주력사업인 일반 장거리전화 수입은 올해 전체 수익의 33%에서 2004년에는 13%로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인터넷과 지역전화사업으로 부터의 수입이 같은 기간 18%에서 33%로 늘어나고 현재 1%에 불과한 광역전화서비스 수입도 2004년에는 10%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AT&T는 지난 25일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BT)과 함께 일본 4위의 전화회사 재팬 텔레콤의 지분 30%(37억달러)를 인수키로 했다. 이어 27일에는 재팬 텔레콤의 일본내 경쟁업체인 일본전신전화(NTT)와 합작으로 데이터 전송업체를 설립키로 하는 등 세계 2위의 단일시장인 일본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전방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T&T의 이번 재팬 텔레콤 인수는 지난해 6월 경쟁관계에 있던 BT와 맺은 100억달러 규모의 국제통신사업 진출 구상의 첫번째 결실이기도 하다.
올들어 자동차 및 인터넷 업체의 대규모 합병에 이어 통신업체간 이합집산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화, 케이블 TV, 인터넷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AT&T 행보에 세계 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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