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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철강산업 과제/정석화 미시세로스틸 사장(시론)

국제통화기금(IMF)이 내거는 조건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고 여건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항목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우리 민족사에서 획기적인 산업혁명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받아들여 지금까지 내려온 고질적인 병폐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효율위주의 기업경영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IMF보다 더 혹독한 조건을 우리 스스로 설정, 이를 감수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새로운 산업혁명은 인맥·학벌위주의 인사조직과 외형위주의 판매전략부터 타파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업종은 철강업 및 철강을 근본재료로 사용하는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철강업계가 보는 한국산 철강은 우리가 보는 견해와 전혀 다른 데 문제가 있다. 미국업계는 환율 폭등 등으로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국들의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미국시장에 수출할 철강의 링이 더 커질 것이고 가격 또한 낮아 질 것이라는 강박감에 사로 잡혀있다. 더구나 케터필터와 같은 농기구 및 건설장비업체들의 아세아지역 수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염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입철강이 증가하게 된다는 말은 곧 바로 미국내 제철업체가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는 말로 이어진다. 벌써부터 내년에는 미국내 가격이 최소 2∼3%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시아, 남미 등이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지 않았을 때에도 외국산 철강이 마치 지남철에 빨려들듯 엄청나게 미국내로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수입철강이 지난 3·4분기에는 작년에 비해 거의 17%나 늘었고 연말에는 25%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상황의 주역은 바로 우리나라의 포철을 비롯, 일본의 신일본 제철 등이다. 여기에 대해 미국내업체들은 「덤핑」또는 자국내의 가격보다 더 낮게 수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과다수입을 저지하려고 벼르고 있다. 미국의 고로철강업계는 올해 초까지 활기를 띠었던 철강경기가 어려움을 당하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전기로 업체인 뉴코어의 아이버슨 회장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낙관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우리의 상황과 수출전략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브라질·인도·동남아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해가면서, 또 미국내 철강업계의 덤핑의혹까지 받아가면서 열연코일만 수출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수익률도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해봐야 한다. 차라리 미국시장을 더 정밀히 관찰,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조선이 그좋은 예이지만 조선외에도 각종 구조물, 기계류, 플랜트 부품, 환경관련 시설물 등 엄청난 양의 수출 가능 품목들이 있다. 우리는 이제 덩치가 큰 것만 찾는 허세를 버리고 대기업도 중소기업처럼 움직여야 하고 작은 일도 이익률만 높으면 기꺼이 찾아 나서야 한다. US스틸이나 베틀레헴 스틸 등 유수의 고로업체들도 그 전성기에는 소위 플래그십이라고 불리던 방계 가공공장을 모두 갖추고 있었고 이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이익이 엄청난 역할을 한 적이 있다. 현재도 노스웨스틴 철강회사는 봉강공장 바로옆에 도로공사에 들어가는 철근메시 용접공장을 설립, 미국 전역에 직접 납품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뉴코어 철강은 초창기부터 조이스트공장을 운영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납품하고 있을정도다. 우리나라에는 조선회사외에도 한국중공업 등과 같은 탁월한 설비를 갖춘 중공업 가공업체가 포진하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여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본다. 이 기회에 포철을 위시한 전 철강업체와 대소 가공업체가 합심, 무역마찰을 야기시키지 않고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력과 공학적 지식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지식은 이윤으로 환원된다는 철강업계의 원칙은 아직도 빛을 발하고 있다.<가스공 기술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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