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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루프스 이기고 고졸검정고시 최고득점 이진영양
입력2000-05-09 00:00:00
수정
2000.05.09 00:00:00
최석영 기자
『남들이 다 한다는 과외는 물론 학교생활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는데 수석을 차지하다니 정말 고맙고 미안하구나. 몸도 성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니…』지난달 치러진 올 고졸검정고시에서 평균 99.11점으로 최고득점의 영예를 차지한 이진영(李鎭榮·19·경북 포항시 창포동)양의 부모는 기쁨에 앞서 딸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말끝을 흐리며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李양이 「루프스(자가면역결핍증)」란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97년 여름방학때. 몸이 자주 붓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걷기도 힘들어 병원을 찾은 결과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것.
李양은 병이 계속 악화돼 그 해 12월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공부도 검정고시 참고서와 교과서로만 했습니다.』
李양은 혼자서 공부하며 나름대로 터득한 학습방법이 자신에게 맞아 과외나 학원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았다.
특히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고액 쪽집게과외에 대해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남들이 다 한다고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또 시간이 나면 틈틈이 인터넷채팅과 소설책도 읽는다며 올 수능에서도 좋은성적을 자신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라는 李양은 소설을 쓰려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데 루프스병으로 다리가 불편하고 햇볕에 노출되면 안돼 대낮에는 외부에 나갈수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李양은 『루프스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저로 인해 자신감을 가지고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5/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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