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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우리, 카자흐 진출 '3色 전략'

현지은행 인수… 현지법인 설립… M&A 추진…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금융가에는 새로운 금융타운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금융가에 금융감독기관과 외국계 은행·보험사, 증권거래소, 법원, 호텔 등이 입주할 국제금융센터(IFC)를 내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들이 독립국가연합(CIS)의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그야말로 삼인삼색(三人三色)이다. 국민은행은 사무소를 설립한 후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고 신한은행은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단계적 진입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지역전문가를 통한 인수합병(M&A)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카즈흐스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국내 은행들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엄청난 도약을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유동성 위기로 대형은행과 해외은행이 카자흐스탄의 중소형 은행을 인수하는 M&A가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4위 은행인 ATF은행이 이탈리아의 유닛 크레디트에 넘어갔고 KAS은행과 테메르은행이 각각 이스라엘과 오스트리아계 은행에 매각됐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강정원 행장이 직접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시장을 조사한 후 지난해 6월 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사회에서 카자흐스탄 은행지분 인수를 위한 자문용역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한상돈 국민은행 알마티지점장은 “카자흐스탄 은행들은 대통령 친인척 등 개인들이 주주로 참여한 경우가 많아 주주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았다”며 “23개 외국계 은행들은 사무소만 설립한 후 사무소를 통해 마케팅까지 해왔다”고 전했다. 한 지점장은 “알마티 지역으로 금융기관이 몰려들면서 하루가 다르게 인건비와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은행들은 통장에서 예금을 찾을 때도 0.5~0.7%의 수수료를 내는 등 비용이 비싸고 절차도 복잡하며 서비스 마인드도 없어 한국 은행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현지법인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인 노용훈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부 CIS지역 프로젝트팀장은 “현지은행을 인수해 새로운 시장에 정착하려면 현지화가 중요하고 현지화는 관리ㆍ고객서비스ㆍ본점 지원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관리업무는 현지 경영인에게 맡기거나 아니면 완전히 통제하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팀장은 “M&A는 시간을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인수 후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며 “카자흐스탄 시장 진출은 현지은행 인수가 아닌 현지법인 설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년 동안 신규 설립작업을 진행해 올 상반기 중 법인설립 인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노 팀장은 “카자흐스탄은 최근 6년 동안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신규 라이선스를 내주지 않았다”며 “인구는 1,600만명인데 은행은 34개에 달해 아직도 많다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본금 규제 강화를 통해 큰 은행이 작은 은행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카자흐스탄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황록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단장은 “두 명의 지역전문가를 파견해 심도 있는 시장조사와 비즈니스 모델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카자흐스탄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수를 통한 시장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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