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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모델 이미지변신 광고 눈길

배우는 천의 얼굴을 갖는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천의 얼굴의 배우도 자기만의 고유한 이미지는 따로 갖고 있게 마련이다. 광고는 이러한 모델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대개는 배우 고유 이미지를 사용하지만, 가끔은 반대로 파격을 구사해 광고효과를 높인다. 최근에 나온 몇가지 광고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면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가장 맛있는 커피는 그녀와 마시는 커피입니다」 「보고 듣는 인터넷PC통신 넷츠고입니다」 스피드011, 동서맥심커피, 인터넷PC통신 넷츠고의 광고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델이 영화배우 한석규 한사람이라는 점, 차분하고 편안한 어조로 말을 끝낸다는 점이 같다.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호소력있게 깔리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이를 한마디로 하면 「같은 톤의 광고」라는 점이다. 이들 광고는 한석규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고 있다. 부담없이 다가와 자연스럽게 제품을 권유한다. 소비자는 취한듯 끌려 잠시 멍한채 광고를 바라보게 된다. 이들 광고는 모두 광고계에서는 성공한 작품으로 통한다. 한석규는 업계에서 빅 모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손으로 꼽히는 배우로 통한다. 더욱이 목소리까지 뒷받침돼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는다는게 광고업계의 인식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볼 때는 3개의 광고가 모두 같은 분위기를 준다는 점에서 「광고는 남고 제품은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개 빅모델이 여러 광고에 중복 출연할 때 생기는 단점이다. 한 모델이 중복 출연해 여러 제품을 동시에 광고할 경우 모델과 상표간의 밀착정도가 낮아지며 결국 광고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영화배우 김승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OB맥주 라거 광고는 반대로 만든 작품이다. 김승우는 어떤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그는 잘 생긴 얼굴에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말쑥한 샌님이다. 그런 그가 조금은 바보스러운 얼굴에, 맥주를 벌컥 마시더니, 우쭐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서, 괴성을 지르며 노래를 부른다. 라거광고는 영화배우 박중훈과 떨어질 수 없다. 『랄랄라』시리즈를 9번에 걸쳐서 내보내면서 라거하면 랄랄라로 통하고 있다. OB맥주는 랄랄라, 랄랄라는 박중훈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랄랄라 후속 광고를 준비하면서 제작진은 어차피 분위기 있고 차분하고 이지적인 광고는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의 요구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본적인 톤은 전편과 같아야 했다. 모델로 한창 주가를 올리는 김승우를 선택했다. 제작진은 생각과는 달리 김승우의 개그연기가 통한다고 판단했고 후속 광고를 그래서 무명가수편으로 만들었다. 제작진은 소비자가 『어 김승우가 저럴 수도 있네』라고 즐거워하기를 기대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도 불만족스럽지도 않다』였다. 결론적으로 기획의도에 맞춰 모델의 이미지를 바꿔간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 새로 선보이는 하이트맥주 광고는 어떨까. 이 역시 도회지풍의 섹시한 이미지를 주는 탤런트 한고은이 「순수하고 티없는 첫사랑의 느낌」을 전달한다. 이미지를 바꿔간 것이다. 제작진이나 광고주 모두 그녀의 「때묻지 않은 표정」에 감탄했다지만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 대부분의 광고는 모델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 때 광고주나 제작진은 「한건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실패하지는 않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10편중 1편 정도는 반대로 만든다. 이때 「대박」을 터트리는 것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많다. 판단은 소비자가 한다. /한기석 기자 HANKS @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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