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이통시장 선점 나선다] 통신·장비업체들 준비 어떻게<br>올해부터 상용서비스 본격 시작<br>모바일 용량·속도 대폭 개선 돼<br>전용 스마트폰·태블릿PC도 출시<br>와이브로는 LTE 보완역할 할듯
스마트폰 열풍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절실한 바람은 '더 빠른 속도'다. 지난 2007년 처음으로 아이폰을 출시한 미국의 이동통신사 AT&T는 지난 3년간 무려 50배의 데이터트래픽 폭증을 경험했다. 이는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됐고 더 안정적이고 빠른 4세대(4G) 이동통신망 도입이 절실해졌다. 가장 유력한 4G 기술표준인 '롱텀에볼루션(LTE)'에 전세계 IT업계가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올해부터 LTE망 구축을 개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관련 장비 및 단말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오는 2013년께는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의 90%가 LTE망을 도입할 예정인 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는 2014년까지 LTE 이동통신망 구축에 6조7,37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6일 삼성전자ㆍLG에릭슨ㆍ노키아지멘스를 LTE 장비제공 사업자로 최종 선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도 3사를 LTE 장비제공 사업자로 선정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들 장비제공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 2013년까지 전국적인 LTE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KT는 내년부터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LTE망 구축일정을 잡아왔다. 스마트폰이 예상보다 빠르게 보급된데다 데이터트래픽 증가 속도가 해외 어느 국가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월평균 무선인터넷 이용량은 이미 271MB로 전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많다.
이에 따라 올해 LTE용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TE망이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완전히 교체하기 전까지는 3G 통신망과 LTE망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DBDM(Dual band dual mode)' 단말기로 출시된다. DBDM 단말기를 갖고 있는 이용자가 LTE망이 갖춰진 지역에서 LTE망이 없는 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3G망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LTE는 기존의 3G 통신망인 WCDMA(HSUPA)보다 5~7배가량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WCDMA망으로 800MB짜리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7분 넘게 걸린다면 LTE망에서는 1분25초로 줄어든다.
LTE가 상용화되면 기존의 WCDMA망보다 데이터 수용 용량도 약 3배가량 늘어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인터넷 접속에 장애가 생길 우려가 작어지는 것.
덕분에 무선인터넷으로도 본격적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용량의 3D영상이나 3D게임 등도 스마트폰ㆍ태블릿PC로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높다. 배준동 SK텔레콤 CIC 사장은 "LTE가 상용화되면 자연히 스마트기기의 성능도 좋아지고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늘어날 것"이라며 "무선통신망의 진화에 따라 제2차 모바일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TE 장비와 단말기 분야에서도 기업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LTE 기술 규격을 논의하는 3GPP 국제표준회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워킹그룹 2개의 의장단을 맡고 있으며 LTE 조기 상용화를 목적으로 사업자와 제조사가 결성한 LSTI(LTE/SAE Trial Initiative) 활동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5대 통신사업자인 메트로PCS를 통해 최초의 LTE용 일반 휴대폰 '크래프트'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LTE용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또 지난해 11월 미국의 이동통신사인 셀룰러사우스와 LTE 장비공급 계약을 맺는 등 우리나라 LTE 기술의 수출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관련 기술의 표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이 향후 시장도 주도하게 돼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LTE와 함께 4G 대표 기술인 '와이브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 와이브로는 LTE 시대에도 LTE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역시 LTE 어드밴스드의 표준화 작업과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CES에서 LTE 스마트폰 'LG 레볼루션™'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TE 스마트폰은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해외에서도 LTE 시대로의 전환이 활발하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경우 지난해부터 LTE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유럽의 보다폰ㆍ텔레포니카, 일본의 NTT도코모 등도 LTE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를 대변하는 협회인 GSA(Global mobile Suppliers Association)에 따르면 1월 현재 LTE 상용화를 고려하거나 구축 중인 국가 및 사업자 수는 70개국, 180곳에 달한다. 또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주니퍼리서치는 지난해 초 50만명 수준인 전세계 LTE 가입자 수가 2015년께 3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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