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9만391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했다. 일 평균으로 환산하면 1만5,000여명으로 앞서 단독영업을 마친 SKT(일평균 6,000여건) LG유플러스(일평균 8,000여건)보다 두 배 가랑 많은 수치다.
KT는 "영업정기 기간 중 쌓인 대기수요와 저가폰 출고가 인하, 가정의 달 등이 겹치면서 번호이동이 늘었다"며 "특히 번호이동 가입자의 40%가 저가 스마트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S4미니와 옵티머스GK 등 전용폰의 출고가 인하와 보조금 규제를 받지 않은 출고 20개월 이상 스마트폰의 수요가 늘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KT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모델의 판매가 늘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사측은 "저가폰 수요는 전체의 20~25% 가량에 불과하다"며 "KT가 갤럭시 S5등 고가 단말기에 80만원대의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경쟁사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점들은 체험폰 판매, 세트판매, 대리점 월세 지원, 휴일 그레이드 등 우회적 방식을 동원해 불법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KT측의 암묵적 지원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행위들이다.
불법 보조금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정부가 실제로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주 KT 부사장급 임원을 불러 시장 과열에 대해 경고하고, 지난 2일에는 KT서초 사옥을 불시 점검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2만4,000건을 넘기면 시장 과열로 판단한다"며 "'가정의 달'이라는 특이요인을 감안 해도 KT가 단독으로 하루 1만5,000건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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