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조영탁(사진) 휴넷 대표가 중국 온라인 교육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대다수의 평가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었다. 중국에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깔리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저작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데다 무엇보다 현지 기업들이 교육 투자에 인색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더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 중국 시장에 베팅했다. 4년이 흐른 지금 중국 온라인 시장 규모는 한 해 17조원에 달한다. 국내 온라인 교육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지금 들어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사이 휴넷은 베이징대학교와 중국 최대 기업교육 서비스업체인 시대광화를 파트너로 확보했다. 5월에는 휴넷-베이징대 경영전문가 양성과정(MBA)이 정식 론칭된다.
27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지난해에는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 3인방이 온라인 교육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만큼 중국에서 e러닝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일찌감치 인프라 투자를 마친 덕분에 교육 한류를 일으킬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휴넷은 최근 1년간 베이징대와 칭화대, 런민대 등 중국 굴지 대학의 교수진과 MBA 콘텐츠 제작을 마치고 이달 초부터 중국 현지 기업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리더십과 기업가정신, 마케팅, 전략경영, 국제경제, 경영관리 등을 총 4개월간 학습하고 베이징대 명의의 정식 수료증까지 발급하는 터라 초기 반응도 뜨겁다. 조 대표는 "중국도 한국 못지 않게 취업난이 심각한데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좋은 직업을 가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교육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 "국내에서 중국 전문 인력을 키우고자 하는 기업들 역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이미 다수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5월부터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시기는 약 5년 후로 내다보고 있다. 조 대표는 "국내 콘텐츠를 단순 번역하는 대신 철저하게 현지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중국 전역의 온라인 대리상을 1,000개까지 늘려 현지화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지금의 시장 추세라면 대략 2020년에는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넷은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격증 취득 전문 학점은행기관을 인수했고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영어교육과 사이버대학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온라인 최고경영자과정인 휴넷CEO를 론칭하면서 삼성 계열 교육 전문기업 크레듀가 운영하는 SERI CEO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5월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 구독 서비스인 프라임의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조 대표는 "SERI CEO 구독 비용의 3분의 1인 월 50만원에 경영과 리더십, 역사, 트렌드 등 다양한 지식을 아우르는 영상 콘텐츠를 모바일로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가 700여명을 넘어섰다"며 "5월에는 프라임 출시로 '언제, 어디서든 원터치로 공부할 수 있는 평생교육 서비스'를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중국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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