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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이는 듯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일시적인 거래세 감면에 따라 주택거래가 늘고 추석연휴에 신용카드 사용도 증가한 탓이다. 엔화대출은 규제 탓에 4년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매매ㆍ추석연휴에 가계대출 증가=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총 65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조6,000억원) 증가했다. 9월 1조3,000억원 감소세를 보인 후 1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거래세 감면조치로 주택거래가 증가했고 추석연휴 신용카드 이용대금 결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0월 2조원 늘어난 46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6,000억원 증가한 312조1,000억원이고 주택대출을 뺀 기타대출은 147조6,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늘었다.
상호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89조8,000억원으로 전월에 5,000억원 줄었다가 다시 6,000억원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000억원 증가한 413조,000억원, 비수도권이 2조원 늘어난 237조3,000억원으로 비수도권의 증가폭이 더 컸다.
◇엔화대출 4년 내리 감소=국내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이 4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거주자 엔화대출 잔액은 1조1,700억엔(한화 16조8,000억원)으로 2008년의 1조4,900억엔보다 21.6% 감소했다. 엔화대출 잔액은 ▦2009년 -5.5% ▦2010년 -5.3% ▦2011년 -7.1% ▦2012년 -5.6% 등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07년 외화대출 용도를 국내 시설자금과 해외 실수요 목적으로 제한했고 2010년 신규 외화대출을 해외사용 용도로만 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원∙엔 환율의 하락세도 지속됐다. 일본의 금융완화정책으로 인한 엔화약세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원화강세가 겹친 결과다. 11월 말 기준 원∙엔 환율은 1,320원60전으로 지난해 말(1,485원20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올해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1월(1,514원60전) 대비로는 14.7%(194원10전) 하락했다.
9월 말 엔화대출 연체율은 1.4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1%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엔화대출 잔액과 민원이 줄고 건전성 지표도 하락 반전하는 등 전체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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