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닥 상장사의 해외 사모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ㆍ리먼브러더스ㆍABN암로 등 외국계 투자자의 코스닥 CBㆍBW 매입은 올 들어 거의 없다가 상승장이 시작된 지난 6월 이후 크게 늘고 있으며 지난달 조정장세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등장해 눈길을 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계 투자 펀드의 코스닥 CBㆍBW 매입은 지속돼온 일이지만 자금 형편이 어려운 기업에 투자해 차익만 남기는 이른바 ‘먹튀’ 펀드가 아니라 업체의 성장성에 무게를 둔 해외 유명 투자자들의 매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또 “행사 조건 등이 투자자보다는 발행기업에 유리한 사모 형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이번 상승장을 계기로 코스닥 기업의 경쟁력이 국제시장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하지만 차익실현이 목적인 펀드도 있는 만큼 각 업체의 성장 전망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권했다. 우리이티아이는 지난달 28일 총 300억원 규모의 국내 CB를 발행하면서 크레디트스위스홍콩(150억원), 센터인베스트먼트아시아(120억원), 스타크마스터펀드(30억원) 등 홍콩계 외국 투자가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프리샛은 지난달 22일 유로시장에서 ABN암로뱅크 런던지점, 카나지로 아시아마스터펀드 등을 대상으로 약 76억원 규모의 해외사모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프리샛의 한 관계자는 “이자율을 4%대로 낮추는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지만 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임해 사모 발행을 결정했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자금 납입에 대한 우려가 들기도 했지만 빠진 가격대를 더 매력적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엘림에듀는 6월과 7월 홍콩에 근거한 리먼브러더스커머셜코퍼레이션아시아 및 버뮤다에 국적을 둔 미국계 선라이즈오버시즈펀드와 각각 90억여원 규모의 해외 사모 CB 발행을 성사시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사모 조건이 공모시보다 업체에 유리하게 마련인데도 회사가 요구한 조건대로 받아들여 상승세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6월 이래 가온미디어ㆍ오알켐이 리먼브러더스커머셜코퍼레이션아시아와, 스페코가 크레디트스위스홍콩을 대상으로 해외 CB를 각각 발행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BW 매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리엔탈정공은 7월12일 유럽계 스펙트럼알파펀드를 대상으로, 대신벤처캐피탈과 우영은 각각 크레디트스위스홍콩 및 씨티그룹글로벌마케츠를 대상으로 사모 BW 발행을 결정했다. 오리엔탈정공의 한 관계자는 “행사가액이 현 주가보다 50% 이상 높은 2만2,700원선에 결정됐는데도 납입에 무리가 없었다”며 “그만큼 중ㆍ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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