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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 기대 무산 유가ㆍ달러 불안

이라크 전쟁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 및 달러화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길어진다는 관점에서 보면 유가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가는 지난 20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이후 전쟁이 조기 종결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급락했으나 이라크가 거세게 저항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인 28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배럴 당 30.16달러에 마감, 한 주 동안 12%나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간 상승 폭은 지난 2002년 4월 이후 최대치다. 런던 국제석유시장(IP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도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 폭을 보였다. 따라서 미국이 뚜렷한 승기를 잡기 전까지 국제 유가는 배럴 당 30달러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UN이 이라크 주민들에게 인도적 물품을 공급하기 위한 `석유-식량 프로그램`의 재가동을 승인함에 따라 이라크의 석유 수출이 조만간 재개되면 유가가 안정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28일 유가는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 주 유로화에 대해 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달러화는 이번 주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들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 당 1.0781달러에 호가되며 전일 뉴욕 종가인 1.0693달러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로ㆍ달러는 지난 주에만 2.4% 급등, 주간 단위로 지난해 6월 21일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후 발표된 미국의 각종 거시 경제지표들이 악화됐다는 사실도 달러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외환 전략가인 레베카 페터슨은 “현재 이라크 전쟁의 전황은 지난 91년 걸프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면서 “전쟁이 최소한 수개월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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