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 요인으로 물가 오름세 확대를 지목하자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유가발(發) 착시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올 1~7월 누계 물가를 보면 고유가에 따른 영향으로 휘발유ㆍ공공요금 등이 큰 폭으로 뛰었으나 전체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실제 올 1~7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간에 비해 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도 3.1%, 공공요금 3.7%, 공업제품 3.0%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는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비자물가는 급등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은 올 1~7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 상승했다. 도시가스요금은 10.8% 올랐으며 택시료는 11.6%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고유가에 따른 관련 품목 물가상승은 생산자물가(PPI)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올 상반기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간에 비해 2.1% 올라 CPI와 마찬가지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생산자물가 가운데 석유류는 무려 18.7% 상승했다. 이런 현상을 종합해보면 한은의 우려대로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도 계획돼 있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여지도 적지않다. 하지만 이것이 금리인상 요인의 명분은 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유가발 물가상승은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아울러 전체 물가는 안정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의 물가 인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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