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소재혁명이 계속되고 있다. 구김이 안가는 혁신적인 로가디스 정장에 이어 이번에는 물빨래가 가능한 고급 소재 '리넨(사진)'으로 침체된 패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다.
제일모직은 1년 반 동안의 연구개발을 거쳐 여름철 최고 인기 소재인 리넨과 기능성 소재 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해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신개념 리넨 제품 '딜라이트 리넨'을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보통 리넨 소재는 천연 섬유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과 우수한 청량감을 갖고 있지만 물 세탁시 쉽게 줄어 들고 형태가 틀어지며 구김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어서 관리가 쉽지 않았다. 또 수준급의 방적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혼방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다 설사 혼방을 하더라도 기존의 면·실크 소재와 혼용한 상품은 리넨 소재 고유의 취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제일모직이 독자 개발한 '슈퍼 리넨'은 세탁 후 치수 변화나 형태 뒤틀림은 물론 구김이 잘 가지 않으며 드라이크리닝 없이 물빨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소재 혁명으로 평가된다.
이때문에 빈폴의 딜라이트 리넨은 통기성과 흡습성, 청량감이 뛰어나고 피부에 직접 달라붙지 않아 오랜 시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케 셔츠를 대표 제품으로 재킷, 카디건, 라운드티 등 다양한 상품으로 나왔다. 딜라이트 리넨 피케 셔츠는 프랑스산 노르망디 북부의 리넨 원료를 공수해 이태리 비엘라의 차별화된 멜란지 방적기술 덕에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칼라 부분의 정돈을 위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버튼다운(양쪽 깃 끝을 단추로 채우는 형태) 방식으로 디테일에도 신경썼다. 이 같은 점이 부각돼 피케 셔츠는 출시 3일 만에 1,500장이 판매돼 일찌감치 올 여름 쿨비즈 돌풍을 예고했다.
최영진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요즘 부드럽고 편안한 무드를 선호한다"면서 "캐주얼은 물론 남성복, 골프 등의 다양한 복종에서 리넨과 같은 천연 소재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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