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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해외투자 확대] 배경·전망

위험분산·안정적 자산운용 겨냥생명보험회사와 연기금, 투자신탁회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해외 유가증권투자에 주력하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과 저금리 때문이다. 해외 우량자산을 취득해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꾀하면서 연 7~8%대의 수익률을 올리자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선진금융기법을 습득하기 위한 전략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금융회사들의 해외 투자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선진국시장의 우량물에 대한 투자라는 점이 안정적이다. 금융자산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점도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자칫 국내 시장의 체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크다. 자본유출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국내 시장의 '큰 손'인 이들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유가증권투자를 계속 늘릴 경우 국내 채권시장의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 일부 생명보험회사들이 지난해 원화환율의 상승으로 외환평가차익을 내긴 했지만 앞으로 환율이 떨어질 경우 채권에서 얻는 수익보다 환차손이 더 크면 자산의 부실화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해외투자 확대 배경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저금리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정완 대한투자증권 국제영업팀 부장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시장 지표인 국고채 수익률이 5%대에 머물고 있어 새로운 투자대상 발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산에 대한 헤징효과도 목적으로 꼽힌다. 강길훈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통계치를 보면 국내 시장이나 이머징마켓보다 선진국시장의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앞섰다는 점이 검증된다"며 "국민연금의 경우 날로 규모를 키우고 있어 국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의 입장은 보다 절실하다. 이동익 삼성생명 해외투자부장은 "장기상품이 대부분인 보험사 상품구조에 걸맞는 상품이 국내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우량채권이나 부동산만 사들여도 보험상품을 장기유지한 고객에게 만기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최근 들어 그런 투자대상을 찾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이 부장은 "다양한 상품구조를 갖고 있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장기 우량투자자산을 발굴하기가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얼마까지 늘어날까 투신권의 투자확대는 어려워 보인다. 공적자금 투입기관의 입장에서 투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주요 기관투자가라는 점도 해외 투자 비중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보험사와 연기금은 얘기가 달라진다. 워낙 거대한 자산규모를 갖고 있고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제일 알리안츠, 민영화 이후의 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의 투자가 예상된다. 총자산 100조원이 넘는 이들이 본격투자에 나설 경우 해외 투자액은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나머지 생보사들은 자산규모가 적은데다 자산충실도가 약해 해외로 눈을 돌리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국민연금의 투자도 주목된다. 시험적으로 운영한다는 투자규모가 3,000억원선이다. 국민연금은 외국기관에 투자를 위임하는 간접투자를 1~2년 실시한 뒤 투자규모를 늘리며 직접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연기금들의 유가증권투자를 선도해왔다는 점에서 나머지 연기금의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대효과와 문제점 국내 금융회사들은 쓰라린 해외 유가증권투자 실패 경험을 안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외환위기 직전까지 동남아시아와 동구권시장에 집중투자했다 물렸었다. 특히 종금사들의 경우 무분별한 해외 투자가 퇴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경쟁적으로 투자한 동남아에서 외환위기가 닥친 후 해외 투자의 대부분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최근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장기성 안전자산 확보차원인데다 국제 금융시장의 조류에 적응하면서 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투자가 이뤄질 경우 시장활력이 그만큼 적어질 수 있다. 또 장기간 국내 금융자산이 해외에 묶일 경우 이해득실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국내에서도 자산을 장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말과 올초 환차익을 노린 개인의 외화예금과 해외 투자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들의 무분별한 해외 투자와 기관의 투자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 혼란과 시장에너지약화, 환율시장불안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정기영 삼성금융연구소 소장은 "국내에서도 시장참가자들이 원하는 대로 자산을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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