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ㆍ합병(M&A) 매물로 나올 종합항공기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례적으로 오는 30일 대규모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KAI가 IR을 실시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일부 주요 주주들이 공동매각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KAI에 따르면 오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요 금융기관 및 언론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열어 경영실적 및 비전, 항공산업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KAI의 이번 IR 개최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카이 인수의사를 밝힌 이후 산업은행이 매각 추진 의사를 공표하는 등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몸값을 최대한 올리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KAI는 IR을 통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과 향후 수출 계획 등을 적극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KAI 지분은 산업은행이 30.53%, 삼성테크윈과 현대차,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0.54%씩 갖고 있다.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명분으로 보유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며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지분 매각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대차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는 이번 기회에 공동매각에 참여할 뜻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삼성테크윈 역시 매각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현재 KAI 인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송은 물론 항공기 부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KAI를 인수해 항공기 제작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7년 S-Oil 지분 27%를 인수할 때 프리미엄을 많이 지급한데다, 최근 항공 수요가 주춤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KAI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M&A업계에서는 KAI 주식의 장외거래가격 등을 감안할 때, 적정 매각대금을 주당 1만원선이 돼, 발행주식 전량을 인수할 경우 소요되는 자금은 8,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KAI측은 회사가 대규모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지분변동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