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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 이탈도 빨라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2조9,530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달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3조3,847억원)의 87%에 달하는 규모다. 매도 규모도 전달 1조491억원에서 한 달 사이 약 1조9,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유럽계 자금 이탈은 주요 투자은행이 있는 영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영국은 지난달에만 1조7,159억원을 팔아 치웠으며 룩셈부르크와 프랑스가 각각 6,106억원, 4,59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계 자금의 매도세도 증가했다. 미국계는 지난달 4,457억원을 매도해 전달(2,830억원)보다 매도 규모를 키웠다.
주가 하락과 대규모 주식 매도 여파로 외국인의 전체 보유주식 규모도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 전체 보유주식 규모는 367조8,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4조3,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도 31.4%로 전월(32.0%)보다 0.6%포인트 줄었다.
반면 증시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소폭 늘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1조5,805억원으로 전달(1조4,660억원)보다 늘어났다. 순투자 규모(순매수-만기상환)는 6,302억원에 머물렀지만 전달 1조435억원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채권 시장에서 유럽계 자금도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국내 채권 시장으로 들어온 유럽계 자금은 7,521억원으로 전달 2,562억원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미국계 자금은 일부 기관의 대량 매도로 4월 64억원 순유입에서 지난달 5,720억원 순유출로 전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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