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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마켓] 적자 커진 한솔테크닉스 주가 고공비행 이유는

휴대폰케이스 사업 진출설로 기관 선매수<br>올들어 204억 사들여 주가 80% 이상 급등<br>업계선 "관련 사업 위해 올 초 증자" 해석


적자폭을 확대하고 있는 한솔테크닉스의 주가가 올해 들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한솔테크닉스가 지난해 하반기 차세대 스마트폰에 장착될 무선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어 성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솔테크닉스가 휴대폰케이스 사업을 진행해 삼성전자에 납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의 주가는 2만7,000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1만4,500원)보다 80% 이상 급등했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11월20일 1만25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주가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매수의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은 6일 기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85만7,916주, 약 204억여원어치의 한솔테크닉스 주식을 담았다. 같은 기간 개인이 46만9,767주(140억원), 외국인이 18만5,560주(25억원)를 내다판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TV용 백라이트유닛(BLU)과 태양광 사업 등을 하는 한솔테크닉스는 업황불황으로 2011년 29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고 지난해는 3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도 기관이 주식을 순매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월28일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월 700만대의 휴대폰케이스를 생산할 수 있는 사출기 200대를 발주했다는 소식에 열쇠가 있다. 이 물량을 한솔테크닉스가 받아 휴대폰케이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발주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김치우 한솔테크닉스 대표이사가 사임을 하고 전 삼성전자 제조기술팀 상근고문과 삼성광주전자의 대표를 맡은 이상용씨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사출기를 발주했다는 소식에 베트남에서 삼성전자에 휴대폰케이스를 넣는 업체인 인탑스가 12.05% 급락했고 모베이스(-9.93%)와 이랜텍(6.82%)이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주가급락 전날 손병준 모베이스 대표와 부인인 조해숙씨가 각각 30만주ㆍ21만주를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처분단가 2만1,000원에 블록딜로 매각하기도 했다.



전기전자를 담당하는 A애널리스트는 "한솔테크닉스가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업계에 돌았다"며 "눈치 빠른 기관들은 이 소식에 한솔테크닉스를 먼저 주워담았고 올 3월 삼성전자가 사출기를 발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이를 거의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몰캡을 담당하는 B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가 휴대폰케이스 납품업체들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해 신뢰할 만한 업체를 찾고 있고 한솔테크닉스가 이 사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갤럭시S3 때 기존 부품업체 제품의 생산수율이 미흡하고 불량률도 높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후 업계에는 한솔테크닉스가 베트남에서 휴대폰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업체 피앤텔을 인수해 관련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에 피앤텔의 주가는 4월 3,800원에서 5,780원까지 5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25일 '최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 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냈고 피앤텔은 계속적인 대규모 적자로 회사 정상화 및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한솔테크닉스가 피앤텔을 직접 인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솔테크닉스가 피앤텔을 인수한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실제로는 현재 짓고 있는 베트남 2공장인 타이응우옌 공장 설립 때 함께 들어갈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며 "올 1월 한솔테크닉스가 53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것도 이 사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한솔테크닉스가 휴대폰케이스 사업에 뛰어들면 기존 부품업체들은 어떻게 될까.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는 한솔테크닉스와는 무관하게 실적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C애널리스트는 "갤럭시 시리즈의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로 휴대폰케이스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두 업체가 더 뛰어들어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받는 타격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사출기를 발주한 적은 있지만 사업부에서 진행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고 한솔테크닉스의 한 관계자도 "무선 충전기 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만 휴대폰케이스 사업에 진출한다는 얘기는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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