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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의 신기원

서울대 황우석ㆍ문신용 교수팀이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은 세계 생명공학 사상 크나큰 쾌거라 할 수 있다. 황우석 교수 등은 지난 2000년 8월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실험을 통해 수정 4~5일 뒤에 형성되는 배반포(胚盤胞) 단계까지 배양하는데 성공했지만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환자의 체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을 통해 이번에 다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확립한 것은 본격적인 세포치료의학의 길을 연 대사건이라 여겨진다. 그 동안 난치병 치료를 위해 동물의 난자를 이용한 이종간 핵이식 실험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성공한 동종간 핵이식 방법과는 달리 이종간 핵이식 방법으로 만든 배반포 배아는 사람의 유전형질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또 이종간 핵이식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얻은 경우에도 동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제거되지 않아 바이러스 전염 등의 한계가 있어 실용성이 적었다. 따라서 인간배아 줄기세포의 생성은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난치병 치료의 단초를 연 것이다. 영국 등 선진국이 치료용 배아복제 기술을 서둘러 허용한 것도 줄기세포 의료시장 규모만도 연간 500억 달러에 이르는 세포치료의학의 미래를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당장 난치병 치료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황 교수팀은 2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를 얻었고 그 가운데 단 하나의 배아 줄기세포를 생성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줄기세포를 난치병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확보되어야 하고 여러 종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특정장기를 만들려면 단백질 주형기술 등도 필요하다.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탄생한 복제양 돌리에게 세포노화의 척도인 `텔로미어`(Telomere) 유전자가 짧아 퇴행성 관절염에 일찍 걸리는 등 조기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세포치료의학이 말 그대로 실용화되기까지 적지 않는 난관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문신용 교수의 말대로 이번 연구가 배아나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 체세포의 분화과정을 변화시켜 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는 방법에까지 이른다면 세포치료의학은 값싸고 보편적인 의료로 인류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인간배아 줄기세포는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바로 복제인간을 생성하는 만큼 윤리적 위험성은 그대로 남아있는 셈이며 인간개체복제를 막아내야 할 각국 정부의 책임도 더욱 막중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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