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올해 수입차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수입차 판매량이 올해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사 고객들이 수입차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11일 "올해 사업계획에 '수입차 공세 대응 강화'를 주요 과제로 추가하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보다 100%가량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판매와 마케팅을 과학적으로 하면 고객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결국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는 일"이라고 당부해왔다. 현대차가 이 같은 대응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수입차들이 저가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면서 현대차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2009년 내수시장 점유율(상용차 제외)은 46.7%에서 지난해 39.6%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수입차협회가 발표한 같은 기간 수입차 점유율은 4.9%에서 6.9%로 껑충 뛰었다 우선 현대차는 기존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차가 나올 때 간헐적으로 가진 언론 비교 시승행사를 올해는 고객참여 행사로 확대한다. 그랜저와 렉서스 ES350,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와 BMW 5시리즈, 벨로스터와 폭스바겐 골프 등이 예정돼 있다. 수입차업계를 능가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마련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직원이 차량을 인수하고 수리 후 직접 인도해주는 '홈투홈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365일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 시승센터는 올해 18곳을 늘려 전국적으로 30곳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영업팀도 소비자 이탈을 적극적으로 막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현대차의 한 지점장은 "올해 신개념 수입차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돼 영업맨들이 긴장상태"라면서 "현장에서 현대차의 우수성을 조목조목 알려 고객들이 수입차로 옮겨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시장에 쏟아질 수입 신차는 50대가량이다. 특히 새로운 브랜드인 피아트의 소형차 500, 이밖에 크라이슬러 200C, 포드 퓨전, 도요타 코롤라 등이 국산차를 직접 겨냥해 국산차 오너들의 수입차시장 이탈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