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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 “나 떨고 있니?”
입력2003-04-23 00:00:00
수정
2003.04.23 00:00:00
청와대 비서실이 가동 2개월 만에 다시 조직개편의 수술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서실 전체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전기정(全基汀) 정책프로세스개선(PPR) 비서관실은 2개월 동안의 시험적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 달 말께 노무현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목표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특히 일부 조직의 통폐합, 기능 폐쇄 등 개편 시안의 내용이 하나 둘씩 알려지자 비서실 내부에서는 반발과 항변, 방어를 위한 공격 등 다양한 반응들이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나, 떨고 있니?”의 분위기가 팽배하다.
조직 통폐합의 최대 표적으로 지목된 홍보 수석실 내에서는 심지어 “내 책상에 못을 박아 두었기 때문에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비서관급 11명이 포진한 몸집에 비해 효율적 기능을 못 살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홍보수석실은 국내언론1ㆍ2 비서관, 외신대변인 및 해외언론비서관 등이 통폐합돼 비서관 수가 2~4명 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수석실에서는 심지어 내부에서 조차 수술 필요성이 거론됐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
반면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는 무풍지대도 있다. 역시 조직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은 국민참여수석실은 자구책 마련에 치중하면서 적극적 반론을 펴고 있다.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된 국민제안ㆍ제도개선 비서관실을 미리 기능적으로 제도개선1ㆍ2 비서관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우리의 기능과 역할은 노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며, 민원 처리나 제도 개선은 한 두달 내에 성과를 판단할 수 없다”는 생존 논리도 개발했다. 개중에는 “나는 하는 일이 많다”며 적극 홍보하는 인사도 생기고 있다.
정무기획ㆍ정무1ㆍ정무2 비서관실과 시민사회1ㆍ2 비서관실을 통폐합해 각각 정무팀, 시민사회팀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 나온 정무수석실은 22일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정무수석실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무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회사 경영진단 하듯이 재단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정무수석실 일부에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차원에서 “PPR 비서관실부터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오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고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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