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율 축소에 해외서도 긍정적 메시지 비쳐<br>현오석 KDI원장도 "바닥 다지며 하반기부터 상승"
![](http://newsimg.sednews.com/2009/03/25/1HOSGTM0HL_1.jpg) | 이성태(왼쪽 세번째)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경제연구소장 등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호기자 한은 총재·경제硏소장 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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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경계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감소율이 지난 1월을 정점으로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다 경기선행지수도 이르면 2ㆍ4분기께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현재 최소한 바닥을 다지는 단계"라며 "한국경제는 'L'자형보다 'V'자형이나 'U'자형의 경기 그래프를 그리며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원장의 이러한 말은 그동안 KDI가 제시했던 경제전망에 비해 희망적인 메시지다.
현 원장은 "지금은 바닥을 만들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점"이라며 "하반기부터 지표상으로 상승 시도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쯤에는 본격적인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성장률 하항조정과 관련해서는 "전세계적인 불황이라 하더라도 지역마다 해당 국가의 정책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하며 추가적인 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했다.
조동철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도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그 당시와 다른 점은 통화정책에 탄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예전과 같은 전방위적인 보호무역주의로 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예상실적 감소폭 둔화도 경제회복의 조심스러운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삼성전자의 올 1ㆍ4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를 올 1월 말에는 2,3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가 이달 23일에는 당기순손실이 1,699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치를 바꿨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실적 전망이 당초보다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곳곳에서 최악의 저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발견되는 것은 단순히 유동성에 의해서만 오르고 있는 한국증시가 경기 등의 측면에서도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달 30일께 발표되는 경기선행지수 등에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확인될 경우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13~21일까지 '한국경제 바로 알리기'의 일환으로 미국 설명회를 개최한 결과를 밝히는 자리에서 "미국 투자가ㆍ연구소ㆍ이코노미스트 등은 한국경제에 대해 최근 영국 언론에 비춰진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국 및 일본 주가 하락으로 한국 주식의 가격 우위가 높지 않지만 원화의 급속한 평가절하로 인해 미화 기준으로 한국 주식가격이 매력적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24일 발표된 슈퍼 추경이 국내경제 회복의 실질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 원장은 "재정지출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면 구매력이 커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내수가 자극받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들어 금융 부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자금흐름이 정상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금융 시스템의 정상화는 실물 부문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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