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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륭실업, 효성 3형제 화해 단초? 갈등 불씨?

차남 조현문, 독립경영 의지<br>효성 "소송 취하 먼저 이뤄져야"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

조현문 변호사

종로5가역에서 이화사거리 방향으로 걷다 보면 '동륭실업'이라는 표지판을 단 커다란 부지가 눈에 띈다. 언뜻 평범한 주차장으로도 보이지만 사실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가 지분 80%를 갖고 있는 효성 계열사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갈등을 겪어 온 효성 3형제가 동륭실업을 단초로 화해의 접점을 모색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불씨인지 주목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최근 동륭실업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전에도 동륭실업의 지분 80%를 갖고 있어 사실상 오너였지만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조 변호사가 본격적으로 동륭실업을 경영하면서 회사 성장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진 효성 각 계열사의 지분 등을 투자해 현재 동륭실업의 부동산임대업·주차장업을 확대하거나 신사업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변호사는 노틸러스효성(14.13%), 더클래스효성(3.48%),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10%), ㈜신동진(10%) 등 효성 계열사 지분을 포함해 공개된 보유 재산만 2,000억원 상당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륭실업은 공시지가 380억원 정도의 대지 6711.8㎡를 갖고 있고 서울 효제동 회사 부지의 건물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에 앞서 효성과의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동안 가족들과 갈등을 겪어온 조 변호사가 동륭실업의 완전한 독립 경영을 위해 효성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동륭실업의 지분 20%는 조현준 사장과 조현준 부사장이 갖고 있다.



관건은 조 변호사가 제기한 소송이다. 조 변호사는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조현상 부사장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총 20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계열사 부당 지원이 소송의 이유다.

이 같은 갈등이 풀려야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이 동륭실업의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양측 입장은 강경하다. 효성 측은 "조 변호사가 먼저 소송을 취하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변호사 측은 "불법과 비리를 바로잡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故) 조홍제 효성 창업주가 남긴 회고록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효성가의 갈등과 관련된 대목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 조홍제 회장은 회고록을 통해 "삼성과 결별할 때 당초 제일제당 등 더 많은 자산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고민 끝에 송사를 벌이지 않기로 했고 인생에서 가장 잘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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