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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들 강했다
입력2009-04-24 17:25:00
수정
2009.04.24 17:25:00
1분기 성적표 들여다 보니…<br>최악 위기에도 IT업종 깜짝 실적<br>車·조선 등 해외경쟁사보다 '선방'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잇따라 공개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주자들이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글로벌 기업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ㆍ철강 등도 당초 전망치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해외 경쟁업체에 비하면 양호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위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효과 등으로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은 최근의 경기흐름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2ㆍ4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 같지만 3ㆍ4분기부터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IT 간판 기업, 바닥 벗어나나=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간판 IT 기업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LG전자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고 하이닉스반도체도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정보통신 업종 역시 KT와 KTF의 경우 1ㆍ4분기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넘는 성과를 거뒀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일본 등 해외 IT 기업들의 경우 역성장을 기록하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데 비하면 우리 IT 간판 기업들은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IT 글로벌 기업은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정유업종과 석유화학업종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성과를 보였다. 중국의 내수경기 부양책으로 말미암은 수요회복으로 주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이 가격 호조를 보이면서 마진율이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의 경우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해외 경쟁업체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2ㆍ4분기 이후가 문제다=이런 가운데 국내 간판 기업이 이 같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 연구위원은 “2ㆍ4분기까지는 환율도 그렇게 많이 하락할 것 같지 않고 또 1ㆍ4분기 때 미리 선주문을 받아놓은 것도 있어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2ㆍ4분기까지는 해외 경쟁기업보다 양호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현중 동양종금 연구원은 “비용절감도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데 여러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폭이 하반기에 갈수록 더욱 커질 수 있는데다 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내 글로벌 기업의 수출 전선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U자형이 아닌 장기가 바닥을 다지는 L자형을 모습을 보일 여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2ㆍ4분기보다 3ㆍ4분기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희망도 나오고 있다”며 “경기가 빠르게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는 많이 가셨지만 그렇다고 환율,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 등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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