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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종목 폭탄돌리기에 말려들지 마세요


퇴출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중 특정 작전세력이 주가를 띄운 뒤 팔고 빠지는 ‘폭탄 돌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과정에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건 도박”이라며 투자주의를 당부했다.

상장폐지가 확정돼 정리매매중인 그린손해보험은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43% 급락한 10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린손보는 전액 자본잠식으로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정리매매기간의 경우 하루 가격등락 제한폭이 없다는 점에서 1,170원이던 주가도 6거래일만에 10분의 1토막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11일과 12일의 경우 그린손해보험의 주가가 장중 14% 급등하다가 다시 고꾸라지는 등의 극심한 이상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퇴출 종목의 정리매매 과정에서 ‘폭탄 돌리기’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폭탄돌리기는 정리매매 기간 중에‘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리로 막무가내식 투자에 나서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퇴출 확정 종목의 경우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만큼 주가는 결국 급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폭탄 돌리기는 이미 여러 퇴출 종목의 정리매매 과정에서 나타났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정리매매꾼’까지 등장해 투자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퇴출된 28개사 가운데 23개사(82.14%)가 정리매매 과정에서 이상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퇴출된 한림창업투자의 경우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던 19일 주가가 갑자기 155.81%나 치솟기도 했다. 또 대우송도개발과 허메스홀딩스, 케이비물산, 클루넷, 평안물산 등도 7거래일간의 정리매매 기간 중 주가가 크게 치솟다 다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문제는 앞으로 퇴출 기업이 늘면서 폭탄 돌리기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만간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최종 퇴출되는 곳은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 엔스퍼트 등 세 곳이다.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코스닥 상장회사인 엔스퍼트는 13일부터 정리매매에 돌입한다. 여기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상장위원회에서 퇴출이냐, 잔류냐가 가려지거나 상장폐지실질심사로 상장폐지 여부가 가려지는 곳도 5개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기간을 악용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남기고 팔아 치우는 폭탄 돌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부분 정리매매 중인 종목들은 주가가 크게 낮아 소액의 자금으로도 주가를 치솟게 하는 등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가 흐름만 보고 투자했다간 불 속으로 뛰어드는 나방 신세가 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폭탄 돌리기가 정리매매 개시 뒤 이틀 정도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 자금을 쏟는 전문 정리매매꾼들마저 생기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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