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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수법 ‘천태만상’
입력2003-10-09 00:00:00
수정
2003.10.09 00:00:00
홍준석 기자
9월27일 오전 06시40분 인천공항.
미국 LA발 항공편으로 들어온 화물을 세관 마약과 직원들이 정밀검색하고 있다. 미국발 항공편은 중국, 동남아, 캐나다 등과 함께 마약 밀수 가능성이 높아 전날 미리 검사대상 화물로 지정한 상태다.
순간 한 세관직원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양초가 담긴 소포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크리스마스 때나 볼 수 있는 양초가 가을에 들어온 것도 이상하거니와 양초 가격(20달러)보다 운임(35달러)이 비싼 점 역시 수상했던 것. 검색결과 양초 속에 빈 공간을 만들어 3개의 양초 속에는 3봉지의 대마초가, 1개의 양초 속에는 1봉지의 히로뽕이 숨겨진 것을 발견했다. 히로뽕 11g과 대마초 54g 등 모두 시가 4,000만원 상당. 세관과 인천지검 합동수사반은 이를 들여온 재미유학생 등 밀수책 3명을 8일 구속기소 했다.
마약밀수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적발한 마약류는 히로뽕 16건 5,836g(175억원)을 포함해 187건으로 작년 한해(111건) 실적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은닉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세관과 마약 책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적이 팽팽하게 펼쳐지고 있다. 세관측은 밀수 수법이 수십여가지로 천태만상이라고 전한다.
가장 흔한 수법으로는 소형 스피커, DVD, 전기다리미 등 공간이 넉넉한 가전도구 속에 마약을 숨겨 들여오는 것. 세관측은 “선진국이라면 몰라도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가전제품은 검사 대상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중국에서 반입되는 휴대폰충전기를 수상히 여긴 직원이 충전기 속에서 마약을 적발하기도 했다.
비타민병, 삼푸, 커피캔, 땅콩버터 등을 이용하는 것도 일반적인 경우다. 마약을 비닐로 봉한 다음 내용물과 함께 운반하는 것. 특히 마약은닉을 위해 코카콜라 캔 등을 특수제작해 뚜껑을 따지 않은 것처럼 감쪽같이 속이는 경우도 있다. 땅콩버터는 국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요주의 검사 품목이다. 비슷한 수법으로 초코렛 사탕과 담배갑, 사전 등이 활용된다. 사탕의 경우 안을 파서 헤로인을 넣고 겉을 다시 초코렛으로 발라 평범한 사탕과 섞어 들여오다 적발됐으며, 담배 아래쪽을 자른 뒤 밑에 마약을 채운 담배갑 밀수도 발견됐다.
인천공항세관의 강호 마약조사과장은 “마약 밀수 은닉수법이 점차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보분석을 강화하고 마약탐지견 및 x-ray 등 과학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적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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