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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재계·시민단체 반응
입력2008-04-22 15:18:57
수정
2008.04.22 15:18:57
[삼성 쇄신안 발표] 재계 반응·파장<br>재계 "삼성, 당분간 수비위주 경영… 투자위축 우려" <br>시민단체 "알맹이가 빠진 면피성 발표" VS "쇄신안 발표 환영"
[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재계·시민단체 반응
"설마 이정도까지…" 이건희 퇴진에 재계 '충격' "삼성, 컨트롤 타워 사라져 투자 위축 우려" 他그룹 경영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듯시민단체 "면피성" VS "기대이상" 반응 엇갈려
오철수 기자 csoh@sed.co.kr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재계는 이건희 회장의 퇴진 소식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모두가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이 회장의 기자회견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삼성이 22일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하자 재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이끈 이건희 회장이 돌연 퇴진함에 따라 삼성의 의사결정과 경영효율성면에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계 "놀랍다"=재계는 삼성의 경영 쇄신안이 투명경영을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과 전략기획실 폐지 등을 담고 있는 삼성그룹의 쇄신안은 국민의 정서를 감안한 고뇌의 결단이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그런 만큼 이제는 삼성과 관련된 추가적 의혹이나 더 이상의 논쟁을 지양하고 삼성이 새로운 경영체제하에서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과 지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쇄신안이 국민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쇄신안 발표로 기업의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한단계 진전시키고 우리 사회 전만에 아직 남아 있는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바로잡는 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상의는 "국민들도 삼성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의지를 밝힌 만큼 삼성과 협력업체들이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경영을 정상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우려 속 재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재계는 이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폐지로 삼성의 향후 의사결정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가 사라짐에 따라 앞으로 과감하고 공격적인 판단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수비위주의 경영으로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으로 기업의 질적인 면은 진전이 있겠지만 과감한 투자를 주저하는 등 성장의 측면에서는 다소 움츠러들면서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IT 기업의 특성상 제때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데 삼성도 이런 점에서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의 쇄신안 발표가 다른 기업의 경영체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상의 조사1본부장(상무)은 "삼성 사태가 투명경영을 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고 과거의 잘못을 되돌아 보는 계기는 될 수 있겠지만 다른 기업들의 경영체제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SK그룹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여러 차례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견제장치를 마련해둠으로써 오너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가 혼합된 형태로 발전을 해왔다"며 "이제는 오너냐 아니냐 하는 과점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잘 갖추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반응은 엇갈려=시민단체들은 단체의 성격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진보 단체들은 경영권 승계 등 알맹이가 빠진 면피성 발표라고 깎아내린 반면 보수 단체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영희 경제개혁연대 부소장은 "실체나 진실을 인정하는 내용이나 비자금 조성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며 "경영진이 퇴진한다고 하지만 가시적인 기업구조개선 방안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완전한 쇄신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보다 중요한 문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퇴진으로 실질적인 경영상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단체 회원들은 삼성의 쇄신안이 기대 이상으로 강도 높은 수준이라며 환영했다. 최광식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삼성이 쇄신안을 발표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더구나 투명경영을 약속하는 등 예상보다 강도 높게 쇄신안이 발표돼 추후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경만 선진화 국민회의 정책실장은 "삼성이 선도적으로 경영 쇄신을 하면 다른 재벌 기업에도 모범이 되고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 회장은 그냥 퇴진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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