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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제4차 6자 회담이 경수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흘째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 등 각국이 유연성을 가진다면 합의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사흘째를 맞이한 회담은 북한이 경수로 요구를 굽히지 않고, 미국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숙소를 나서면서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제안을 많이 냈으며 그것은 안전보장ㆍ체제안정ㆍ국제금융기구 가입ㆍ에너지 지원 같은 것들”이라며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하는데 (북한이) 엉뚱한 것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4차 초안의 제안에 집중해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며 “내가 북한 대표라면 패키지에 담긴 제안들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수로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북한측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경수로 해법에 대한 절충점을 모색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다”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 순서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송 차관보는 “유연성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이 것이 없으면 협상 타결은 불가하며 모든 측이 유연성을 보여야 타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기초해 각 측에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그동안 애매하게 표현했던 경수로 제공 요구와 관련 보다 명확하게 요구조건을 제시하면 협의를 통해 해법 찾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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