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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올 판촉전략] 제품차별화로 라면시장 뚫는다
입력1999-04-05 00:00:00
수정
1999.04.05 00:00:00
1조1,000억원규모로 급성장한 라면시장. 지난해 IMF 한파에도 불구, 전체시장규모가 10% 이상 커졌으며 올해도 이 정도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라면시장도 외형상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는게 업계의 진단인 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제품차별화와 마케팅싸움이 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라면업계에서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2위자리 다툼이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물론 한국야쿠르트와 빙그레도 업계 2위를 노리고 신제품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60%이상을 차지, 업계의 골리앗의 위세를 떨치고 있는 농심의 아성은 굳건하다. 그러나 지난해 2위자리에 올라섰다고 주장하는 오뚜기와 2위자리마저 내줄 처지에 놓인 삼양식품간의 순위쟁탈전은 올해 라면업계의 최대이슈중 하나로 떠오른 상황이다.
또한 골리앗 농심 신라면에 도전장을 던진 빙그레의 향후 행보도 주목거리다. 빙그레는 지난해말 신라면에 대응하는 「매운콩라면」을 출시, 신라면의 아성 허물기에 나섰다. 특히 빙그레의 경우 제3세대 기름 「콩기름」으로 무장, 올해 라면시장에서 돌풍의 핵으로 등장할 것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용기면 부진으로 고전한 한국야쿠르트도 최근 용기면과 봉지면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전을 전개하며 잃었던 시장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봉지면의 비중을 늘리면서 자사 주력제품인 용기면의 위상도 높여나갈 수 있는 전략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80년대들어 라면업계 선두의 위치를 차지한 농심은 하위업체들의 도전에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기존제품을 리프레쉬한 소고기라면을 다시 내놓았다.
오뚜기도 칼슘을 첨가한 기능성 라면을 새롭게 선보이는가 하면 새로운 유형의 라면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라면업체 신제품및 주력제품
◇농심 소고기라면 지난 70년대 인기를 누렸던 구수한 소고기라면을 맛을 재현해 최근 내놓은 리프리쉬제품.
소고기라면은 지난 71년10월 첫 선을 보인 이후 91년12월까지 20년이 넘게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품이다. 최근 소비행태가 옛날을 그리워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농심도 복고풍의 대중적인 제품을 내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따라 지난 시절 라면의 대명사로 큰 인기를 끈 「소고기라면」을 8년만에 부활시켰다.
농심은 70년대 소고기라면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포장지를 옛날 그대로 주황색으로 만들었다. 또 「아버지가 좋아하던 소고기라면」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물론 겉포장은 옛날 그래로지만 내용물은 많이 달라졌다. 신선한 원료로 스프를 만들어 소고기 본래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렸다. 소고기 엑기스에 양념을 잘 조화시켜 옛날 맛이 잘 나며 마른 파와 당근을 넣어 푸짐한 인상을 준다.
또 원료의 입고에서부터 운반,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에 컴퓨터로 관리하는 컴퓨터통합제조(CIM)시스템을 도입해 완벽한 위생상태와 균일한 품질을 자랑한다.
농심측은 『새로 나온 소고기라면은 면질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고 면발이 굵어 먹는 느낌이 아주 뛰어나다』며 『옛맛을 아는 30~40대 성인층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했다.
◇오뚜기 칼슘함유 라면 오뚜기는 열라면, 진라면, 스낵면등 현재 생산하고 있는 모든 라면에 칼슘을 넣어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일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오뚜기는 이에 착안해 라면 1개당 157㎎의 칼슘을 넣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 직원들은 요즘 칼슘이 들어있는 자사라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슴에는 칼슘로고가 새겨진 뱃지를 달고 머리에는 칼슘 모자를 쓴 채 판매차량에 칼슘 슬로건이 새겨진 깃발을 달고 거래선을 누비고 있다. 오뚜기는 요즘 「라면도 먹고 칼슘도 먹고」라는 내용으로 TV광고와 신문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거래처는 라면을 상자 단위로 사는 모든 고객에게 라면 조리용 개량컵 20여만개를 제작해 증정하고 있다.
라면을 끓이더라도 정확한 양의 물을 투입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모 대학축제 때는 제품이름이 새겨진 열기구를 띄워 라면을 많이 먹는 신세대층에게 칼슘 첨가 사실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말에는 전국의 주요 백화점 3만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칼슘이 첨가된 라면을 무료로 증정하거나 체내 칼슘 정도치를 알아보는 무료 골밀도 측정도 실시한 바 있다.
라면은 그동안 값싼 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한끼 식사를 대신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도 널리 퍼져있다. 오뚜기는 이번 칼슘라면을 무기로 제품홍보에 주력해 이같은 선입관을 없앨 계획이다. 적어도 칼슘만은 오뚜기라면 한개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오뚜기의 주장이다.
◇삼양식품 쇠고기 맵다면 삼양식품이 승부수를 내놓은 라면이 맵고 진한 쇠고기 국물맛의 「쇠고기 맵다면」이다.
이 라면은 바뀐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다. IMF 이후 가계소득이 줄면서 외식비도 함께 감소해 손쉽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 소비가 급증했다. 삼양은 이에 발맞춰 시중에 판매되는 라면 가운데 가장 싼 값으로 쇠고기 맵다면을 출시했다. 보통의 라면값이 450원 정도지만 이 라면은 파격적인 350원으로 책정됐다.
값이 싸다고 품질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쇠고기 맵다면은 고급 소맥분과 양질의 국산 원료를 사용해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이 일품이다. 대관령목장의 쇠고기를 듬뿍 사용, 쇠고기 육수의 진한 맛이 배어나 맵고 진한 국물맛을 즐길 수 있다.
1조원대의 라면시장을 맛으로 나눠보면 크게 매운맛, 김치맛, 자장맛, 해물맛, 우동맛 등이 있다. 점차적으로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늘어 요즘은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라면회사들이 매운맛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이 최저가의 매운맛 라면을 출시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삼양은 30년 이상 사랑을 받아온 대표 브랜드 「삼양라면」을 바꿔 「삼양라면 참」을 새로 내놓았다. 삼양은 이를 통해 기존의 성인층은 물론 라면의 주소비층인 신세대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 맵시면 한국야쿠르트(대표 이은선·李銀鮮)는 올해 업계 3위 탈환을 목표로 주력인 봉지면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맵시면에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
맵시면은 한국이 새롭게 선보이는 「시원한」라면이다. 콩나물 성분을 넣어 시원한 맛을 강화시킨 것이 특징으로 소고기를 원료로 써 얼큰하고 매운맛도 가미했다.
특히 이 제품에 들어있는 콩나물에는 단백질, 비타민C, 아스파라긴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숙취해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는 시원한 국물맛을 즐기는 20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이 봉지면에 주력하는 것은 용기면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봉지면이 7대3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IMF의 영향으로 고가면보다는 저가면, 용기면보다는 봉지면 쪽으로 소비자가 몰리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편의점, 소매점을 대상으로 한 판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할인점등 대형 매장에 대한 직판영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롯데 마그넷에 「그린면」, 까르푸에 「우리동네」라는 자사상표(PB) 제품을 진출시키는등 유통채널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창사 30주년을 맞아 다음달까지 라면소매점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고객사은잔치를 벌인다. 용기면 박스에 들어있는 응모권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자가용, 노트북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빙그레 매운콩라면 빙그레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1세대 기름 우지와 2세대기름 팜유를 대체할 제3의 기름 콩기름으로 만든게 매운콩라면이다. 라면업계 골리앗 농심 신라면의 아성에 도전한 제품이다.
이 라면은 출시 4개월만에 매월 50만상자(1,200만개)가 팔리며 단숨에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게 빙그레측의 주장이다.
판매시점관리(POS) 데이터분석 업체인 제일C&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 1월 5개 라면 회사 가운데 농심에 이어 2위로 올라섰으며 매운콩라면은 전체 라면중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돌풍의 핵은 물론 매운콩라면이다. 이 라면은 100% 콩기름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콩기름은 기존 라면 제조에 쓰이는 팜유보다 토코페롤(비타민E)이 15배 가량 많으며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사실 라면업체들은 그동안 콩기름라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기름에서 나는 콩냄새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패했다. 빙그레는 3년동안의 연구 끝에 새로운 공정으로 100% 콩기름으로 라면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빙그레는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미국과 일본 시장에 매운콩라면을 수출하는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외국에서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용유의 80%가량이 콩기름이기 때문에 매운콩라면에 대해 수출상담이 쇄도하고 있다고 빙그레측은 설명했다.
빙그레의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4개월만에 월 50만상자를 판매한 것은 대단한 실적』이라며 『앞으로 콩기름라면과 팜유라면간의 경쟁으로 시장구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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