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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갖자(사설)
입력1997-03-17 00:00:00
수정
1997.03.17 00:00:00
민심수습과 경제회생의 막중한 사명을 띠고 당정이 새롭게 출범했다. 경제 상황의 심각성은 국민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바와 같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국민적 각성도 고조되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민족적 저력이 다시 한번 발휘돼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경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며 경제회생에 필수적인 것은 자신감 회복이다.한국경제의 현주소는 일단 회색빛이다. 모든 생활자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2백40억달러에 달해 미국 다음으로 세계2위의 적자대국이 되었다. 총외채 규모도 벌써 1천2백억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3백억달러를 밑도는 외환보유고, 3백억달러를 넘은 순외채도 국제기준으로 볼 때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멕시코 사태의 재판이 우려된다.
경기가 하강추세이고 기업이 생존을 위해 감량경영을 하니 실업이 문제다. 예상 경제성장률은 7%대에서 5%대로 낮춰잡았지만 그나마 정보통신 관련 분야에 집중될 전망이고 고용효과가 큰 전자·철강·자동차 등 분야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선거의 해라 경기부양 및 인플레심리가 꿈틀대 벌써부터 부동산 가수요 움직임이 나타나고 집값 동향도 심상치 않다.
○「좌절할수 없다」 각성 고조
한보사태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정·관·재 3각유착의 총체적 비리는 국정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부도사태로 인한 기업활동의 위축은 말할 것도 없고 한보사태로 불거진 김현철의혹은 아직도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지금 세계 경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경제를 살리자는 자신감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할 많은 이유들을 우리는 갖고 있다.
○뚜렷한 근로자의 인식전환
연초부터 우리 경제를 좌초케 했던 노동법파업은 미흡한 대로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처리됐다. 경제난의 큰 불씨 하나를 제거하고 선진국형 노동규범의 틀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데서 큰 진전이다.
개정노동법에 대한 노사의 이견은 여전하지만 인식전환의 조짐은 뚜렷하다. 임금보다 고용안정을 중시하는 근로자들에게서 더욱 그렇다.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이같은 의식변화를 산업평화의 전기로 승화시키는 지혜와 아량을 갖는다면 한국경제는 재도약의 날개를 달게 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사가 힘을 합쳐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선언했다. 휴일을 마다 않고 일하겠다는 근로자들이 생기고 있는가 하면 임금동결에도 합의하는 등 노사화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기업의 감량경영의 효과도 머지않아 나타날 것임이 확실하다.
최근의 경제지표를 보더라도 도산하는 기업보다 신설되는 기업의 수가 5배나 많다. 우리 산업이 구조전환을 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움직임이다. 신설기업 설립자 가운데 첨단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더없이 고무적인 일이다.
○젊은 나라의 젊은 에너지
신한국당이 이회창 대표 체제로 개편된 것도 희망적인 요소다. 김현철의혹을 법대로 처리해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데 「대쪽」이란 별명을 가진 이대표의 역량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적 혼돈의 진원이었던 여당 내의 대선후보군이 압축돼 예측 가능한 정치를 앞당겼다는 것도 바람직한 결과다.
우리나라 총인구의 평균연령은 30대로서 경쟁상대국들에 비해 우리는 아직 젊다. 일본만 하더라도 인구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나 우리는 아직 여유가 있다. 젊음은 에너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결집시킬 리더십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로 인해 국민들은 좌절과 방황을 하지만 오만한 권력을 각성케 할 이성의 눈초리는 살아 있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수출도 최근들어 신용장 내도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의 주된 수출시장인 미국 및 일본의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통상압력을 가해오고 있으나 대미적자가 1백억달러나 되니 당당하게 맞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엔저로 국제시장에서 우리와 격돌하고 있으나 일본 국내시장에대한 정보는 누구보다 우리가 정통하다. 대일수출도 분명 증대시킬수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경제주체들이 갖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경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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