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 대한 투자가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관점에서 SPAC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스팩1호(공모가 1,500원)는 상장 첫날부터 가격제한 폭까지 오르며 1,770원에 마감했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시초가 1,540원에서 출발했지만 매수세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키움증권ㆍ미래에셋증권 등을 통해 개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데 힘입어 거래량도 무려 1,104만주를 넘어섰다. 지난 3일 거래소에 상장된 대우증권스팩도 이날 0.85% 오른 3,565원에 마감했다. 대우증권스팩은 장중 한때 8.06%까지 올랐지만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주가상승률은 상장 이래 가장 높았고 거래량은 245만주로 상장일(590만주) 이후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스팩1호가 대우증권스팩보다 큰 폭으로 급등한 것은 인수합병(M&A)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공모주 청약에서도 미래에셋스팩1호는 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대우증권스팩(87대1)보다 훨씬 높았다. 손미지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스팩1호 경영진의 경력 ▦자금 규모가 적어 투자 대상이 많다는 점 등을 높이 산 것 같다"며 "공모가가 낮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SPAC은 합병차익에 따른 세금 문제 때문에 설립 후 1년이 지난 다음에야 합병을 진행한다. 현재로서는 합병 대상기업도 확정하지 않았는데 주가가 비정상적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지적된다. SPAC 관계자들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단기 투기세력에 휘둘리다가 본격적인 합병시점에 오히려 M&A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SPAC 관계자는 "SPAC은 3년 내에 기업 1개만 인수하면 되는 장기적 투자"라며 "주가는 기업인수 모멘텀이 나타날 때까지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손미지 연구원은 "갓 상장된 SPAC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비정상적인 투기적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상장된 SPAC은 일러야 내년 말이나 내후년부터 합병에 따른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