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무장…“남성들이여! 한번 겨뤄보자”<BR>곳곳서 우먼파워…임원급 잇단 탄생<BR>정보화시대 ‘신성장동력’으로 우뚝<BR>삼성등 대기업들 보육시설 설치 적극
[여성시대, 우리가 연다] 女·風·당·당
실력으로 무장…“남성들이여! 한번 겨뤄보자”곳곳서 우먼파워…임원급 잇단 탄생정보화시대 ‘신성장동력’으로 우뚝삼성등 대기업들 보육시설 설치 적극
문성진 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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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Stepford wives)’. 논란이 뜨거운 이 ‘여성영화’에서 니콜 키드먼은 성공한 방송사의 최고경영자(CEO)로 등장한다. 탁월한 기획력과 창조적인 발상, 빼어난 외모를 앞세워 남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CEO 자리에 오른 그녀는 여성들 앞에서 외친다. “난 더 잘 할 수 있다!(I can do better!)”라고.
여성의 힘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열렸다. 정보화시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들의 장점이 점점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ㆍ현대차ㆍLGㆍSK 등 국내 주요기업들은 앞다퉈 유능한 여성직원들을 핵심사업부문에 전진배치하는 등 ‘여성의 힘’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고, 기업에서는 성(性)의 장벽이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제 우리 여성들도 주저없이 “I can do better!”를 외치고 있다. 과거의 여성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하고, 지금의 남성에 비해 능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여성의 힘이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힘차게 박동하고 있다.
◇‘여성의 힘’은 신성장동력= 삼성은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여성중시정책을 표방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다른 나라는 남녀가 동등하게 경제에 참여하는데 우리는 (여성인력 배제로) 두 바퀴에 하나가 빠지고 가는 외발자전거 아닌가. 여성인력의 활용을 신경영의 주요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며 여성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적극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후 삼성의 여성중시정책은 탄력을 받아 현재 삼성의 여성인력은 전체의 약 26%인 3만7,200명까지 비중이 커졌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뽑은 신입사원 중 약 23%가 여성 인력이었으며 현재 750여명의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인력(전체의 5%)을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은 간판급 여성 ‘스타’를 적극 배출함으로써 여성의 힘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 지난 2001년 1호 여성 임원을 배출한 이후 꾸준히 여성들의 승진 기회를 넓히고 있다. 2001년 상무의 직함을 달며 이 회사의 첫 여성 임원이 된 김진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장은 업계보다 한 발 앞선 디자인 감각으로 LG전자의 휴대폰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임원 승진자 명단에 김애리 상무를 포함시켜 눈길을 모았다.
SK그룹은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여성의 힘을 적극 빌리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의 윤송이 상무와 같은 스타 여성임원들은 탁월한 실력과 감각으로 SK그룹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 그룹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SK그룹의 여성인력 비중은 10% 정도로 에너지화학 중심의 전통적인 ‘남성형’ 사업구조 탓에 그 동안 여성인력의 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 그러나 지난 2000년부터 여성인력 신규채용 비중을 대폭 확대하면서 ‘여성의 힘’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업계의 ‘금녀(禁女)의 벽’이 허물어진지 이미 오래. 오히려 여풍(女風)이 거세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2001년의 경우 260여명에 불과하던 여성 포스코인들의 숫자는 지난 8월 기준으로 300명을 웃돌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여성의 힘으로 굴러가는 대표적인 기업. 현재 전직원 1만5,000여명중 여성인력은 32%를 넘고 있으며 특히 객실승무원(스튜어디스)의 86%인 3,300여명이 여성 인력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파워가 막강하다. 한진해운의 경우도 23%가 여성인력이고, 과장급 이하 직원 중 여성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남녀장벽은 없다= 국내 대기업들의 뿌리깊은 남녀차별 문화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 삼성은 승진ㆍ평가ㆍ업무에서 일체의 성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여성직원들의 최대고충인 육아문제 해결을 위해 주요 사업장에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는가 하면,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능력 있는 여성 간부들을 배출하는데 힘쓰고 있다.
LG는 철저한 능력위주의 인사를 통해 직장 안 ‘남녀평등’을 구현하고 있다. 계열사 LG CNC는 전체 임직원 5,800명 중 여성은 1,200명에 달해 20%를 훌쩍 넘어섰고, 이들중 15%인 350명을 과장 이상 중간관리자가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비중이 높다. LG그룹 관계자는 “이제 기업내 남녀평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 됐다”며 “보다 뛰어난 여성 두뇌 발굴에 전계열사들이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여성인력 채용과 관련,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철저히 ‘능력ㆍ성과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사내 복지 정책에 있어서는 여성만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분당으로 본사를 이전한 SKC&C의 경우 신사옥 SK-U타워내에 정원 49명 규모의 영유아 보육시설 ‘늘푸른 어린이집’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대한항공은 출신과 연령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있는 여성을 중용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항공업계 최초로 객실승무원 출신인 이택금 상무를 여성임원으로 발탁했고, 여승무원중 28%가량의 기혼자들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9/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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