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펀드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자산운용사간 펀드 자산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상위 운용사들은 당분간 1,000억원대 수준의 작은 격차로도 순위 바뀜이 빈번할 것으로 보고 조직 정비 및 상품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순자산(일임자산 제외)은 36조9,997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36조5,579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미래에셋맵스와의 합병으로 펀드 운용 순자산이 37조9,761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난공불락’일 것 같던 1위 자리는 지난 8월 초부터 삼성의 추월로 다시 뒤집혔다.
현재 두 회사의 순자산 격차는 불과 5,000억원 안팎이라는 점에서 순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회사는 최근 조직 정비 등에 나서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나서고 있다.
먼저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전체 경영진단 평가를 실시했고, 조만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조직개편 또는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부서의 경우 경영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임원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 역시 최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구재상 부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커진 공백 우려를 메우기 위해 주식운용부문 대표 및 CIO를 맡고 있는 손동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채권부문 강화를 위해 김성진 채권운용부문 대표를 비롯해 관련 인사를 대거 승진시켰다.
한편 KB자산운용(22조5,903억원)은 국내주식형펀드와 인프라펀드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3위 굳히기에 나섰다. KB자산운용은 연초 후 국내주식형펀드 환매에도 불구하고 KB중소형포커스 펀드 등 대표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되고 수익률에서도 선방하며 순자산을 키웠다. 연초 6조252억원이던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현재 6조7,04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도 대체투자 쪽에서는 인프라펀드에 힘을 실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4~6위는 신한BNPP(19조729억원)와 한국(18조8,266억원), 한화(17조6,739억원)의 3파전이 한창이다. 특히 한화의 경우 지난해 푸르덴셜자산운용과의 합병 이후 시너지를 키우면서 5위와의 격차를 연초 3조원에서 최근에는 1조원대로 크게 줄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금융회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제한(50% 이하)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순위 바뀜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며 “또 내년부터 복수 체제로 바뀌는 연기금 투자풀 주간 운용사도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