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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 '상장 카드' 만지작
입력2005-09-29 13:05:42
수정
2005.09.29 13:05:42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상장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최종 결론의 키는 물론 신격호 회장이 쥐고 있다.
롯데쇼핑 지분은 신 회장의 차남 신동빈 부회장이 가장 많이 갖고 있지만 사실상 신 회장이 여전히 롯데 경영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롯데의 재무구조가 여타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실한 데다 기업을 공개할 경우 여러 규제와 간섭을 받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상장에 대해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온 것으로 세간에 알려져왔다.
롯데 계열사가 모두 44개나 되지만 이중 상장사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호남석유화학, 롯데미도파, KP케미칼 등 6개에 그치고 있는 것도 세간의 이러한인식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혀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 회장의 이런 입장은 고정불변의 경영철학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원칙수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게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점에서 향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통사업 확장 등 신규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에도 유리한 롯데쇼핑 상장 카드에 신 회장이 매력을 느끼고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 상장시 시가총액이 최대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제과 등 일부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이 `황제주'로 군림하고 있는 것도 롯데쇼핑 상장 추진에 탄력을 가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29일 롯데쇼핑 상장 여부에 대한 실무차원의 구체검토 사실을 전하면서 "신 회장이 상장에 부정적인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는 일부시각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수년 전부터 검토돼 온 롯데쇼핑 상장과 함께 다른 계열사들의상장도 병행 검토됨으로써 앞으로 단기가 됐든, 중장기가 됐든 롯데 우량 계열사 들의 상장 릴레이가 이어질 지가 관심사로 대두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측은 아직 여타 계열사 상장은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스템 보다는 오너의 입김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며 보수적 사풍이 유별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에서 이번 사안을 놓고 관계자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기업 신뢰를 해치고 시장에 혼돈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상장설과 관련, 이 회사 모 임원이 전날 "상장설은 사실무근이며 상장 계획이 없다"고 전면 부인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복수의 그룹측 고위관계자들은 이날 통화에서 "과거보다 좀더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맞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
나아가 몇일전 롯데쇼핑 상장설이 돌았을 때도 신 회장의 입장에 대해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날 오너측 기류에 다소 밝은 그룹 관계자들은 "신 회장은 상장 여부에 대해 유연한 입장일 것"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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