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은 개인의 외화예금 잔액이 지난 3월 말 현재 60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억7,000만달러(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61억9,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대다.
최지언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달러·유로 등 화폐별 통계는 정확도가 떨어져 공표하지 않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달러화를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외화예금 계좌의 잔액이 불어나기보다 신규 외화예금 계좌가 개설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기준금리가 1.75%까지 내려가며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물가상승률·세금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인 반면 달러에 투자할시 높은 환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월 2.11%에서 3월에 추가로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기에 논란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띨 것이라 개인투자자들은 판단했다. 예컨대 1달러에 1,080원대인 현재 달러화 예금에 가입한 개인은 수개월 뒤 환율이 1,200원(달러 강세)까지 상승하면 11% 이상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개인과 기업을 합한 전체 거주자의 달러화 예금은 소폭 줄었다. 일부 공기업이 수입대금 결제를 위해 달러를 인출했기 때문이다. 거주자 달러 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381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8억달러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공공기업이 15억달러를 줄였다. 일반 기업은 11억달러 늘렸다.
위안화 예금은 5개월째 쪼그라들었다. 186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7월(161억9,000만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저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위안화 예금 투자자는 환차손을 입는다. 이에 따라 거주자 외화예금 총액은 627억달러로 1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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