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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투자·노후준비도 하이브리드로

상황 따라 직·간접 투자 적절히 배분

노후준비는 긴급·장기자금으로 운용

김범준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책임연구원

최근 하이브리드 기술이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서로 다른 두 가지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 기술 중에서 자동차는 가장 익숙한 분야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기존 자동차와 다른 점은 기름만으로 달리던 것에서 진화해 전기 모터가 더해지면서 엔진과 모터가 함께 움직이는 자동차라는 것이다. 매연가스도 기존 자동차에 비해 10분의1 이하 수준이어서 환경친화적이고, 전기모터의 힘으로도 자동차가 주행 가능하니 연비도 많이 향상된다.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투자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다면 효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지 않을까? 복잡하고 다양한 투자방법 중 시장 상황과 목적에 맞는 것을 골라 접목한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투자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투자방법 중 직접투자를 통한 공격적인 수익추구가 엔진으로 구동되는 자동차라면, 간접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자동차로 볼 수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고, 코스피는 해외 악재에도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럴 때는 엔진구동이 필요한 시기다. 반대로 시장이 불안할 경우 전기 모터식 투자인 간접투자가 필요하다. 리스크가 높은 직접투자와 안정적인 간접투자를 적절히 배분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운행 중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방법을 능동적으로 변경하는 포트폴리오가 진정한 '하이브리드 투자'다.



하이브리드 기법을 노후준비로 확대해 보자. 노후준비는 특성상 일반적인 투자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 투자방법을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구분한다면 노후준비는 긴급자금과 노후자금으로 분류해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긴급자금은 예상치 못한 큰돈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하는 자산이다. 이런 자금은 증권사의 CMA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60~1.80%(시중 5대은행)인데 CMA계좌는 연 1.60~1.75%(RP형)으로 대등한 수준이며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용이하다. 특히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유동성 확보에 좋아서 엔진식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다른 하나의 자산은 순수한 노후자금이다. 이 자금을 연금상품으로 운용할 경우에는 세액공제는 물론 하나의 계좌에서 여러 펀드를 운용할 수도 있다. 펀드 가입기간 중에는 과세가 되지 않아 과세이연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으니 안정성이 필요한 노후자금 운용에 적당한 전기 모터식 유형이다. 이렇게 두 개의 동력원인 긴급자금과 노후자금의 운용 방법 중 서로의 장점을 잘 융합해 노후를 준비한다면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자금을 운용한다면 적은 기름으로 더 멀리 운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100세시대 장기 레이스에서 더욱 안락하고 경제적으로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하이브리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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