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 어떻게<BR>올해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색상 강조·스타일도 다양해
모본단·양단등 고급스러운 비단류 많아
털배자·두루마기등 소품도 활용 해볼만
양복·양장은 튀는색깔·디자인 자제해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왔다. 긴 귀향길에 몸과 마음은 지치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도 가볍기 마련.
설날이 다가오면 준비해야 할 일도 늘어나기에 자칫 설빔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오랜만에 뵙는 웃어른께 제대로 예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격식을 갖춘 설빔은 중요한 요소다. 설날 귀향을 더욱 빛내줄 옷차림을 살펴본다.
◇설빔으로는 한복이 제격=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한복은 명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 전통의상이다. 올해 설 한복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차분한 색감을 사용하고 어느 때보다도 다양해한 스타일을 제시해 세련미를 강조하고 있는 게 특징.
색깔로는 짙은 쪽빛, 먹자주색, 가지색 등 차분한 색감과 수박색, 대추빛이 감도는 빨강색 등 자연스러운 색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재로는 겨울철 한복 재료로 선호되는 모본단, 양단, 공단 등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비단류가 많이 등장했다. 누빔처리 등으로 따뜻한 느낌을 강조한 유형도 인기다.
이밖에 치마나 두루마기 등에 자수를 넣을 경우 화려함을 강조할 수 있으며 두루마기 옆선, 뒷선 등에 트임을 넣으면 활동성이 높아진다. 저고리나 치마에 통일된 원단을 사용하고 직조가 다른 원단을 깃부위나 소매선에 대면 포인트 역할로도 제격이다.
날씨가 쌀쌀한 설에는 다양한 장신구 보다는 기능성 의상과 각종 방한용품을 덧입는 게 선호된다. 누빔 처리된 두루마기, 저고리에 덧입는 털배자, 머리에 쓰는 남바위나 조바위, 팔부위의 방한용품인 토시 등은 실용성과 멋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해 주는 겨울 소품들이다.
특히 소맷부리에 끼워 손목과 손등을 가려주는 토수는 따뜻하면서도 활동하는데 불편함이 없어 눈길이 간다.
박술녀한복의 박술녀 디자이너는 “ 털배자, 털토시, 털토수, 두루마기 등 다양한 방한용품을 한복과 함께 입으면 좀 더 따뜻하면서도 멋을 살릴 수 있어 설빔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양장으로 연출하는 설빔= 한복을 입기가 마땅치 않은 경우 양복도 설빔으로 선호된다. 평소에 입던 양복이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설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무난하다. 우선 설날은 어른들께 인사하는 자리가 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튀는 색깔과 디자인은 자제하는 게 좋다.
남성의 경우 어두운 감색이나 검은색 줄무늬 정장이 차분하고 격식 있는 느낌을 줘 적당하다. 블랙이나 남색 정장에 흰 드레스 셔츠를 받쳐 입으면 무난하고 예의 바른 차림이 된다.
실버 그레이나 아이보리 칼라에 은은한 사선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곁들이면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코트 위에 쥐색이나 감색의 하프코트나 칠부 코트를 덧입으면 추위를 막아줄 뿐 아니라 갖추어 입었다는 느낌을 준다. 평소에 해보지 않던 행커칩, 커프스 링크를 활용해 포인트를 주면 한결 개성 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2월 설날은 한겨울만큼 춥지는 않기 때문에 봄에 정장을 구입할 예정이었다면 설 전에 봄 신상품을 구입해 입고 코트를 곁들이는 차림도 한 방법이다. 봄철 남성복은 시각적으로 날씬한 느낌을 주는 패턴이 인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울, 실크 혼방 소재 등 고급스러운 원단의 사용이 더욱 늘어난 게 특징이다.
여성의 경우 딱딱한 정장 차림을 피하고 싶다면 안에 스커트를 갖춰 입고 무릎 길이의 단정한 코트 등을 매치하는 게 한 방법이다. 이 경우 스커트는 코트 길이보다 2㎝ 정도 길게 밖으로 보이는 게 멋스럽다.
다양한 색깔의 실로 짜여진 트위드나 체크 무늬 같은 소재의 반코트를 스커트와 갖춰 입어도 설빔으로 손색없다. 단 트위드나 체크 무늬를 깔끔하게 입고 싶다면 두 가지 배색 정도로 색상을 한정하고 안에는 단색 옷을 받쳐 입는 것이 좋다.
그런가 하면 사회 변화와 함께 부인은 한복을 입고 남편은 정장을 입는 설 차림도 늘어난다. 이 경우 부인의 한복 색깔과 비슷한 톤의 넥타이를 맨다면 굳이 한복으로 맞추어 입지 않아도 커플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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