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주에서 가장 얇은 물질 중 하나로 실리콘 대체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소재 '그라핀(graphen)'의 두께 측정법을 개발했다. 포항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김봉수 박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김세훈 교수팀은 1일 여러 층으로 된 그라핀을 포항방사광가속기로 촬영해 그라핀층의 두께에 따른 탄소결합에너지 차이를 분석, 그라핀 두께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전문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지난 8월 공개됐으며 10월2일자에 게재된다. 그라핀은 흑연(graphite)을 원료로 2004년에 처음 만들어진 투명 물질로 탄소원자들이 6각형 판상구조를 이뤄 두께가 원자 한개 수준에 불과, 우주에서 가장 얇은 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라핀은 탄소나노튜브와 기본적인 구조가 같아 물리적 특성이 뛰어나다. 또 그라핀에 분자나 금속을 첨가하면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포항방사광가속기의 광전자분광현미경(SPEM)으로 단층과 세층, 다층구조 그라핀의 화학적 영상을 촬영하고 각 구조의 층간 탄소결합에너지 차이를 측정, 결합에너지 차이를 이용해 그라핀의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포항가속기연구소 김기정 박사는 "그라핀의 전기적 특성은 두께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그라핀 두께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향후 그라핀을 활용한 디스플레이ㆍ반도체 소자, 가스 센서, 수소 저장장치 등의 연구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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