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은행의 거래 외환 가운데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크게 줄었지만 올 들어서는 원화 약세 현상으로 달러 수요가 다시 증가해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통화별 거래 실적을 가중 평균한 결과 전체 외환에서 차지하는 미국 달러의 비중은 지난해 10월 90.48%에서 12월 87.94%까지 낮아졌다가 ▦올 1월 88.71% ▦2월 90.15% ▦3월(21일까지 누적거래량 기준) 90.35% 등으로 예전 수준을 되찾았다고 8일 밝혔다. 미국 달러에 대한 거래 비중 변화는 환율과 연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초 달러당 940원선에서 11월30일에는 9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반등하면서 올 1월 말 950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3월17일 1,029원까지 급등했다가 최근에는 975원대로 낮아졌다. 원화가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대세에서 벗어나면서 미국 달러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전체 외환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4.58%에서 11월에는 7.0%까지 높아졌다. 12월에도 6.99%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 ▦2월 6.32% ▦3월 6.06% 등을 나타냈다. 일본 엔화는 지난해 10월 3.38%에서 12월 3.84%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엔화 강세가 이어지자 올 2월에는 2.28%로 낮아졌다. 중국 위안화는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직접 송금이 안 되는 이유로 거래 비중(0.2%)에 큰 변화가 없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자 기업들이 달러 결제를 유로화로 늘리다가 원화만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자 다시 달러 결제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달러로 거래하던 중국과의 거래가 늘어난 것도 달러 비중 감소를 막는 원인 가운데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의 외환 거래는 전체 은행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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