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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다시 꿈틀… 이란發 인플레 비상

美-이란 갈등 고조로 국내 기름값도 상승세<br>서울 리터당 2002원 물가 최대 걸림돌로


핵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면서 이란발 유가 리스크가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맞서 전세계 주요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 위협 등이 충돌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휘발유 값이 다시 뜀박질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연초부터 물가안정의 큰 걸림돌로 부상했다. 이른바 이란발 인플레이션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의 휘발유 값이 리터당 2,002원을 기록하면서 새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16일 5개월 만에 1,900원대로 떨어지면서 안정세로 돌아서는 듯했는데 지난달부터 이란발 악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7일부터 다시 2,00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국제유가는 제재 강도를 높이는 미국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언함에 따라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군사력 동원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12월19일 100달러선까지 하락했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달 30일부터 4거래일째 상승해 5일 배럴당 11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16일(110.59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란산 중질유 현물가격은 4일 이후 3거래일째 110달러를 웃돌았다. 역시 지난해 11월9일 이후 가장 비싼 수준이다.

특히 지난주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높았다.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의 강세는 곧바로 국내 기름값을 비롯한 다양한 석유제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 초반에서 묶겠다던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는 최악의 경우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과 같은 불안한 분위기가 계속되더라도 기름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유가 상승이 올해 목표 물가를 위협하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전쟁이 터지면서 석유파동이 있었던 1973년에는 유가가 단숨에 4배로 치솟았다.



유가가 오르면 실질구매력이 약해져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을 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연간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내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2%포인트 밀어올리며 경상수지는 20억달러가량 감소시킨다.

특히 가뜩이나 유로존 재정위기로 세계경기가 둔화하는 마당에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까지 초래되면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는 크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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