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RIKA FRY
대니얼 그레이슨 Daniel Grayson은 ‘어린 시절 친구가 방콕 뒷골목에서 불법 낙태 수술을 받다가 죽었다’는 어느 학생의 이야기가 뭔가 수상쩍다고 생각했다. 터프츠 대학교 (Tufts University )입학 담당 부책임자인 그는 동남아시아 유학생 유치와 입학지원서 검토를 담당하면서 ‘너무 훌륭해서 믿기지 않는’ 태국 지원서들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들은 적이 있다. 문제의 학생은 친구에게 닥친 비극을 계기로 불법 임신중절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어 인터넷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홍보했다고 했는데, 그레이슨은 의심이 생겼다. 그는 태국의 한 국제학교 졸업반인 지원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영화를 보여달라고 했다. 몇 주 후, 학생은 바로 전날 다른 사람이 유튜브 Youtube에 올린 비디오의 링크를 걸어 답장을 보냈다. 이 소위 ‘다큐멘터리’는 기존의 사진들을 모은 3분짜리 영상에 학생이 낙태에 대한 단조로운 원고를 읽은 것으로 급조한 듯 보였다.
터프츠 대학교는 이 학생을 불합격시켰다. 실제로 그레이슨은 2013년 입시철에 태국에서 온 지원서의 4분의 1을 부정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떨어뜨렸다. 그에 따르면, 이 지원자들은 진취적인 (그러나 허구인) 과외 활동에 대한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보내왔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은 태국 농촌의 농지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코끼리 동작 탐지기를 발명했다고 주장했다.
대학 입학 지원서에서 자신을 부풀리는 것은 고등교육 자체만큼이나 그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비뇽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자신의 예지 능력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수의 학부와 대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지원서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 특히 고위층과 증가하는 중산층 가정들이 미국 명문학교 학위로 자녀들의 성공을 보장받는 데 혈안이 된 신흥시장 지역에서 문제 있는 지원서들이 밀려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점점 증가하는 전문 컨설턴트들과 ‘해결사’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은 복잡한 미국 대학 시스템에서 학생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지원자의 서류를 몰라볼 정도로 다듬고 꾸며주는 역할까지 한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학 담당자들의 구미에 맞게 포장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비윤리적인 입시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는다. 고객이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 이 컨설턴트들은 기꺼이 에세이와 추천서를 대신 써주고, 학생들의 성장 배경을 거짓으로 꾸며주고, 지원 학생들이 거짓말에 익숙해지도록 인터뷰를 연습시킨다. 웨슬리언대학교 (Wesleyan University)의 입학 담당 부처장 테레즈 오버튼 Therese Overton은 “부적절한 ‘도움’을 어느 정도 받는 것을 부정행위가 아니라 일이 순조롭게 되도록 하는 데 필요한 방법이라고 여기는 국가들이 실제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면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특히 중국이 그렇고 최근에는 인도에서도 늘고 있다-학생들이 위탁업체에 지원서 작성을 맡기고 있다. 이런 업체들은 미국 학교에 유학생을 한 명 보낼 때마다 엄청난 돈을 받는다. 이런 시스템은 학생 유치 담당자들이 지원자를 잘 꾸며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을 등록시키도록 부추기고 있다. (이상한 이중잣대에 따라 학교들이 미국 학생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중개업체에 돈을 지불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비양심적인 대학들이 예산 지원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신흥시장 출신 지원자들이 모두 부정직하다거나, 학교들이 개도국 학생들을 받아들여 학생 구성을 다양화함으로써 얻는 혜택에서 등을 돌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는 미국 학교들이 매년 검토하는 수백만 건의 지원서 중 극소수일 뿐이다. 그러나 부정입학에는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준비가 덜 된 학생은 학교 공부가 벅차 힘들어하고, 학교는 뒤처지는 학생들을 떠맡아 실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입시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은-미국 학생과 유학생을 막론하고-자격을 갖춘 학생들의 자리를 빼앗아 전 세계 엘리트층에 접근할 기회를 얻는다.
대학 행정 관계자들이 입학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이런 공격에 분노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부정 지원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려는 학교는 거의 없다. 포춘은 아이비 리그 대학교 여덟 곳의 학부 입학 담당 사무실에 모두 연락을 취했다. 이 중 하버드 대학교는 준비된 성명서를 보내왔고, 다트머스 대학교 (Dartmouth College)의 입학처장만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그녀는 부정 지원서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유학생 입학지원서 검토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극소수의 입학 담당 직원들은 일부 학교의 경우, 공정하게 보이고 싶어 공을 들이는 극비시스템의 오점을 노출하기를 원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다른 일부 학교들은-정말 진지하게-지원 학생들을 과도하게 의심하는 태도가 입학 사정 절차의 ‘정신’과 ‘핵심적인 연결성’을 침해한다고 우려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관계자들이 사적으로는, 대학 지도부가 단순히 학교가 명맥을 유지하고 학교 순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공급선을 끊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예산 삭감으로 인한 재정적 압박, 등록금 수입 감소, 그리고 운영비 증가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유학생들이 주로 에누리 없이 내는 돈에 점점 더 의지하게 됐다.
현재 미국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82만 명의 유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4%에 불과하지만 (명문 학교에서는 비율이 10% 가까이까지 높아진다) 10년 전의 58만 6,000명에 비하면 크게 늘어 난 것이다. 포모나대학교(Pomona College)에서 오랫동안 입학처장으로 근무하다가 작년에 캘리포니아 주 팔로스 버디스 반도 (Palos Verdes Peninsula) 채드윅 스쿨 Chadwick School의 입학처장 겸 입학 상담 이사로 옮긴 브루스 포치 Bruce Poch는 “대부분의 학교가 (유학생들을) 돈벌이로 본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찾는 게 아니라 돈을 낼 수 있는 학생을 찾는 것을 우선시한다.”
전 세계 우편함에 입학 허가 통지서가 도착하기 시작하면서, 이 두툼한 봉투들 중 일부는 자격이 없거나 비윤리적인-또는 둘 다인-학생들에게 불가피하게 돌아간다. 터프츠 대학의 그레이슨은 지난해 한 업계 콘퍼런스에서 대학 상담 교직원과 입학 담당 관계자들에게 “우리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그런 일을 실제로 해낼 만큼 멋지고, 똑똑하고, 역동적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또 그런 학생들이 지원할 만큼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자만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그레이슨이 떨어뜨린, 문제의 조잡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학생은 어떻게 됐을까? 포춘은 그가 지금 미국 동부의 어느 명문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사실을 알게 됐다.
수싯 ‘사이’ 타나랏 Susitt “Sai” Thanarat은 방콕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비싼 입시 컨설팅 회사 어드미션즈 오피스 Admissions-Office(이하 AO)의 창업주다. ‘소크라테스의 고대 아테네 학당’을 본 따서 만들었다는, 방콕 시내 중심가의 한 사무실 건물 18층에 자리 잡은 AO는 ‘아시아 최고의 교육 컨설팅 회사’라고 홍보한다. 그리고 코넬 대학교 88명, 하버드 Harvard 39명, 컬럼비아 Columbia 65명,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와튼 스쿨 (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School) 125명을 비롯해 지금까지 아이비 리그 대학교에 총 1,100 명의 학생을 입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한다(아이비 리그 외의 명문 대학으로는 듀크 Duke에서 214명, 노스웨스턴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Northwestern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107명, MIT 슬론 경영대학원 (Sloan School of Management) 103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2010년 광고에서는 AO 고객의 90%가 1순위로 원하던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는다고 주장했다.소셜 커머스 사이트 그루폰 Groupon에 올린 최근 광고에서는, AO 고객들이 2012년에만 총 7,500만 바트(약 230만 달러)에 이르는 장학금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타나랏이 주장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과 마찬가지로, AO의 합격률은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 타라낫 자신의 이력이나 그의 회사가 미국 최고 명문 학교에 합격시킨 학생들 상당수의 이력도 마찬가지다.
몇몇 전직 직원과 고객들의 말에 따르면-이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타나랏은 고가의 대학 입학 지원서 공장이라고 할 만한 회사를 운영하면서 돋보이는 이력서, 깔끔한 에세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완벽한 포장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정작 학생들 중 일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타나랏은 포춘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은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동안에 안경을 쓴 타나랏(38)의 가문은 도움을 구하는 태국 가정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만하다. 그는 육군 원수 출신으로 쿠데타를 두 번 일으킨 끝에 총리 자리에 올라 1964년 사망할 때까지 태국을 통치했던 사릿 타나랏 Sarit Thanarat의 손자다. (미국의 전 재무장관 팀 가이트너 Tim Geithner의 모교인) 방콕 국제학교 (International School of Bangkok)와 미국 코네티컷 주 폼프렛 스쿨 Pomfret School 등 최고의 명문 사립학교를 다녔고, 태국 중앙은행 (Bank of Thailand)의 우수직원 장학금을 받아 스탠퍼드대학교 (Stanford University)에서 공부했다. 스탠퍼드에서는 경제학과 국제관계를 전공하면서 폴로 클럽에서 활동했다.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8년 졸업 후-동창 중에는 이후 유튜브를 설립한 살라 카만가 Salar Kamangar 같은 IT계의 신성들도 있다-방콕으로 돌아와 미국의 연준에 해당하는 태국 중앙은행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에게 또 다른 자산이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미국 명문대 입학을 원하는 태국인들은 스탠퍼드 졸업생인 그의 조언을 특히 높이 평가했다. 그는 AO를 설립할 때 사립학교 진로 지도 교사가 보여줬던 열정에 감명을 받은 것도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타나랏은 서비스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고객에 따라 다르며 총액으로 청구한다고 한다(일이 더 많으면 가격도 올라간다)-제보자들에 따르면 50만에서 100만 바트(약 1만 5,000~3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타나랏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모두와 일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의 고품질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고객을 선별한다는 것이다. 또 명문 공립학교들과 태국의 대기업들, 예를 들어 에너지 거물 PTT와 시암 시멘트 그룹 Siam Cement Group 등과 일하고 있다. 이 두 기업에는 현 직원들을 위한 경영대학원 프로그램들을 포함해 인적 자원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 모두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의 전화 인터뷰 중 첫 통화에서 타나랏은 태국의 사립 입시 상담업계를 ‘거친 서부(wild West)’에 비유했다. 그러나 AO는 이 직종의 ‘두 가지 자명한 기정 사실’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즉 에세이들은 진짜이며, 지원 학생들이 직접 작성하는 것을 포함해 최고의 윤리적 기준을 맹세코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웹사이트에서도 이 점을 굵은 글씨에 밑줄을 그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O의 전직 직원 여섯 명-이 중 두 명은 회사에 다닐 당시 조작되고 대필됐다고 주장하는 서류를 본지에 공개했다-은 AO 컨설턴트들이 회사 정책을 무시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종종 한 조각의 진실, 예를 들어 가족이 시골 출신이라거나 지원 학생이 수영을 좋아했다는 등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매력적인 프로필을 거짓으로 지어냈다고 밝혔다. 에세이를 쓰는 시간에 학생이 방에 같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몇 전 직원들은 학생들이 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고 기억했다.
타나랏이 직접 동료 직원 한 명과 함께 각 학생을 위한 ‘브랜드 전략 세션’을 주도했다고 한다. 전직 직원 한 명은 타나랏이 이 창의적 과정에서 활력을 얻었으며, 때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해 볼까 구상하며 농담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런 전략 짜기는 대부분 아무것도 모르는 서구의 입학 담당자들이 솔깃할 만한, 태국에서 겪는 어려움과 숭고한 행동에 대한 선정적인-그러나 고객들이 부유층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허무맹랑한-이야기로 결론이 난다고 한다.
타나랏은 학생 고객들이 직접 AO의 전략 회의에 참여하며, 그의 익살맞은 언행을 신입 직원들이 맥락을 몰라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나랏은 “회사 안에서는 온갖 사람들에 대해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한다”고 해명하며 “그러나 말단 직원들 앞에서 그런 농담을 한 게 불찰이었다”고 한 발을 뺐다.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예를 들어 대학원 입학 지원자-의 경우도 AO에서 지원서와 에세이를 대신 써주거나 고쳐 준다. 그리고 일단 학생이 입학한 다음에도, 계속 과제와 보고서를 대필해 줌으로써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타나랏은 이후 다른 인터뷰에서, 몇몇 부도덕한 컨설팅 직원들이-예를 들어 지원서 에세이 대필 같은-비윤리적 행동을 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나중에 이들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직원들이 고객을 미국 학교에 입학시킨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이 개인적으로 이런 일에 참여하거나 지원서를 거짓으로 쓰도록 부추긴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최근 일부 미국 학교들이 AO가 불미스러운 ‘전술’을 쓰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과 MIT의 슬론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한 태국 출신 학생이 지원서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허위로 기재한 뒤 이를 숨기려 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각각 입학을 취소했다. 두 학교는 이 학생의 지원서가 (허위 기재도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타나랏의 서비스와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타나랏은 문제의 학생과 일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은 AO가 자사 고객이 아니었던 스탠퍼드 학생 두 명의 입학을 도와줬다고 주장한 사실을 발견했다. 또 태국 학생들로부터 ‘타나랏이 경영대학원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해 들었다. 그 결과, 스탠퍼드는 이제 태국에서 개최하는 홍보 행사에 타나랏이 참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PTT 같은 대기업에도 스탠퍼드에 접근할 인맥을 얻기 위해 그와 일할 필요는 없다고 알렸다.
타나랏이 그의 모교를 더욱 실망 시킨 일은 몇 년 동안 그의 웹사이트, 언론 인터뷰, 그리고 최소한 한 개 이상의 광고에서 자신과 동료들이 스탠퍼드대학교와 다른 명문 학교의 입학 담당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스탠퍼드의 대변인 리사 래핀 Lisa Lapin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녀는 “그 동안 수싯 타나랏이 스탠퍼드와의 관계 및 이력을 허위로 주장하고 사업과 관련해 학교 이름을 무단 사용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타나랏은 스탠퍼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우려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O가 스탠퍼드와의 관계에 대한 혼란을 해소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AO가 경영대학원에 합격시켰다고 주장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 두 젊은이가 AO 웹사이트에 링크된 계열사인 시험 대비 업체를 이용했는데, 그것이 어쩌다 보니 그들의 소속에 대한 ‘혼동’으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입시 컨설팅 업계의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경쟁업체들이 회사 명성을 깎아 내리기 위해 중상모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극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그러나 결론적으로 우리와 함께 일한 학생들과 그런 명문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부 태국 지도층 인사들이 입시 컨설턴트가 제공하는 과대포장의 부작용에 주목했다. 아이비 리그 졸업생 14명은 2012년 말, 모교 이사들에게 태국에서 오는 입학지원서를 더욱 꼼꼼히 검토해 달라고 청원했다. 태국 재무부 관료를 비롯해 태국 내외에 거주하는 동문들이 서명한 편지에는 ‘방콕 길거리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자격 없는 지원자들이 8개 아이비 리그 대학 어디서든지 입학 허가를 돈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이런 사기행각이 계속되면 그 결과 대학의 세계적 명성이 떨어지고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정직하고 자격을 갖춘 태국 학생들의 평판이 나빠지고, 학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고 자격이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돌아갈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다트머스의 입학처장 마리아 라스카리스 Maria Laskaris는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복잡’하다”며 “졸업생들이 부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 중 가장 단합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2013년 봄, 방콕의 명문 사립고교들은 학부모들에게 미국 최고 대학교들이 비윤리적인 사설 컨설팅 기관 이용과 ‘태국에서 온 지원서들의 진실성에 대해 점점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올해는 그중 다수가 학생들 지원서의 진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정책을 도입하는 동시에, 학생들에게 윤리적 행위에 대해 주지시켰다. 그러나 한 진로 상담 교사는 “이런 노력에도 학생들이 방콕의 더 비양심적인 사설 컨설턴트들을 계속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압감이 너무나 심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명문 대학 진학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미국 대학 등록금을 엄청난 투자로 여겨 유명 학교일 경우에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시아에서는 이런 풍토가 더욱 심하다. 스탠퍼드나 프린스턴 Princeton에서 학위를 따는 것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지적 추구보다는 남들이 선망하는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한다는 의미가 크다. 한 제보자는 방콕에서 입학지원서 대필을 하면서 한 명을 빼고는 모든 학생을 최고의 교육기관에 합격시켰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고객과 나눈 대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공부하기 싫다면서요. 그런데 왜 하버드에 가려는 거죠?”
물론 대학 지원 관련 부정행위는 방콕 밖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작년 5월, 한국에서는 시험지 유출 때문에 이후 모든 SAT 시험이 취소됐다. 매우 태연한 태도를 보인 이 대리 응시자는 아시아 전역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징크 차이나 Zinch China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 지원자들이 대학교에 제출한 지원 서류의 상당수가 가짜다. 교사 추천서의 90%, 에세이의 70%, 고교 성적표의 절반이 허위라는 것이다.
자격이 안 되는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여럿 들어가는 상황을 두고 교육열이 과한 학부모만 탓하면 편하겠지만, 대학 입학은 어디까지나 쌍방향 과정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학교들이 등록 학생 수를 높이기 위해 중개업체에 돈을 주고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아이비 리그와는 동떨어진 디킨슨 주립 대학교 (Dickinson State University)는 노스 다코타 주 서쪽에 위치한 학생 1,450명 규모의 학교다. 이 지역 고등학생은 감소하고 있다. 더 최근에는 학생들이 대학 진학 대신 지역 유전에서 돈벌이가 되는 일자리를 선호해 등록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교는 이를 만회할 방법을 찾았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각종 특수학위와 자격증 프로그램에 약 800 명의 유학생을 등록시켰는데, 주로 중국 학생들이었다. 대학 측은 현지 중개업체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학생들을 받으면서 1인당 일정 비용을 지불했다. 지난 2012년-학교 신임 총장의 요청으로-마침내 감사가 이뤄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원 서류가 미비했으며, 이 중 많은 경우 성적표나 영어 능력 증빙이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욱이 특수 프로그램을 졸업한 수백 명이 학위 충족 요건을 갖추지 않고 학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킨슨의 총장인 D.C. 코스턴 D.C. Coston은 학교 스캔들을 폭로하면서 “자격이 없는 학위를 취소하고 다시 대학다운 기준에 충실함으로써 학교 도덕성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교무 및 입학 담당관 협회 (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 Registrars and Admissions Officers) 회장 데일 거프 Dale Gough는 코스턴이 학교 실수를 드러내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했다.
물론, 학교들이 부정 지원서를 가려내기 위해 광범위한 감사나 조사까지 벌일 필요는 없다. 입학 담당관들이 학생의 SAT 작문 샘플과 입학 지원 에세이를 비교하면 작문 능력과 문체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교들이 스카이프 Skype를 통해, 또는 현지에 있는 졸업생이나 제 3자에게 위탁해 면접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터프츠 대학교의 그레이슨은 “우리가 보는 것과 믿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더욱 경계하고, 한 발 앞서 대처하고, 신중하게 일하는 것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라고 밝혔다. 이미 중압감에 시달리는 직종에 벅찬 과제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영화 ‘어드미션 Admission’에서 티나 페이 Tina Fey가 연기한 극도로 예민한 일 중독자를 참고하면 된다.)
대학 교육 관련 웹사이트 ‘Inside Higher Ed’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학 중 59%나 등록 학생 수가 목표에 미달됐다. 2011년 이후 미국 고교 졸업생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대학들이 이런 관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대학들이 학생 선별을 강조하면서 검토해야 될 지원서는 많아졌다.(대학들 역시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려고 한다. 지원서를 많이 받을수록, 영향력 있는 대학 순위에서 더 들어가기 까다로운 상위 대학이 된다.)
그레이슨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이다. 해결하지 않으면 (비윤리적인 컨설팅 업체들이) 성행하는 데 우리가 일조하고, 더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셈이 된다.”
그동안 유학 입시 컨설팅 산업은 계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이익단체 중 하나인 해외 대학 입학 상담협회(Overseas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는 1991년 소수의 유럽 상담업체들이 모여 창립했지만, 현재는 회원사가 1,300개로 대폭 늘었다. 물론 대부분의 컨설턴트들은 윤리적이며 학생들을 돕기 위해 이 일을 선택했다. 실제로 사이 타나랏도 자신의 고교 진로 상담 교사를 본받아, 유망한 젊은이들이 대학 입시 절차를 잘 헤쳐나가도록 돕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 한 가지 측면에서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 AO 웹사이트에 따르면,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입시철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온라인 보너스: 유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을 알고 싶다면 포춘 홈페이지(fortune.com/topschools)를 참고하라.
“그동안 수싯 타나랏이 스탠퍼드와의 관계를 허위로 주장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 스탠퍼드 대학교 대변인
편집자 주: 에리카 프라이 Erika Fry는 2006~2010년 태국 방콕 포스트 Bangkok Post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녀는 2009년 영국인 농업 컨설턴트로부터 표절 혐의를 받은 한 태국 정부 관료에 대한 상세한 기사를 썼다. 이 기사가 나온 후 담당 편집장, 컨설턴트와 함께 명예 훼손으로 형사 고발당했다. 방콕 포스트는 편집장과 프라이를 옹호했다. 그녀는 자신의 법률 자문의 충고를 받아들여, 사건이 태국 사법 체계 내에서 수년간 지체될 것을 피하기 위해 2010년 불법 출국했다. 이후 편집장에 대한 고소는 취하됐고, 문제를 제기했던 컨설턴트에 대해서도 기각됐다. 프라이에 대한 소송은 그녀가 태국을 떠났기 때문에 아직 보류 중이다. 컬럼비아 대학교 언론대학원 (Columbia Journalism School)을 졸업한 프라이는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Columbia Journalism Review 기자로 활동했고, 2012년부터 포춘 기자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