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슈퍼박테리아로부 터 우리를 보호해 줄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높 아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화학연구원 난치성질환치료제연구센터 김봉진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항생제 개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대가로 불린다. 김 박사팀의 주 연구 분야는 다름 아닌 카바 페넴 계열 항생제.
카바페넴은 반코마이 신과 함께 최후의 항생제 로 불릴 만큼 강력한 항 균력을 발휘, 차세대 항 생제로 주목받고 있지만 연구개발 과정이 매우 까 다롭기로 유명한 물질이 기도 하다. 지금껏 전 세 계적으로 개발된 카바페 넴계 항생제가 단 3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바로 이 3개 중 하나 가, 그것도 가장 먼저인 퍼스트 제네릭이 김 박사 팀에 의해 개발됐다. 중외제약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 2004년 상 용화에 성공한 이미페넴이 그 주인공이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연구팀은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 항생제 신약을 개발 중에 있다. 주사제과 경구제(먹는 약)로 모 두 활용할 수 있는 카바페넴계 항생제가 그것이다. 기존 카바페넴 항생제들은 극성이 강해 경구제로 만들면 약리물질 흡수율이 약 20%로 낮아지기 때문에 주사제로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반면 김 박사팀이 이번에 개발한 항생제 신약 후보물질은 장내 흡 수를 도와주는 친유성 구조를 지니고 있어 경구제로도 충분한 가치 를 발휘한다. 실제로 최근 완료된 전임상 시험 결과, 경구흡수율이 무 려 50~70%에 달했다.
약효는 어떨까. 카바페넴계 항생제 중 약효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메로페넴보다 항균력이 뛰어나며 안전성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박사는 "상용화가 이뤄지면 기존 제품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폐렴, 호흡기 감염, 급성 인두염, 패혈증 등의 치 료제로서 블루오션을 창 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또 "경구용 항생제는 환자의 편의성 제고는 물론 주사제 치료 후 후속 치료제로서의 수 요가 많다"며 "소아나 노 약자의 호흡기 감염, 광 범위 박테리아 감염증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국내 제약사 국제약품에 이전하고 공동연구를 수 행했으며 국제약품은 임상연구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해외 라이센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신약 연구 대부분이 상업성이 좋은 성인 병이나 항암제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슈퍼박테리아를 막지 못 하면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생각으로 항생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