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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노트 日서 통했다…가입자 1년새 130% 뛰어
산업IT 2023.11.28 17:44:54네이버의 인공지능(AI) 회의록 관리 서비스 ‘클로바노트’가 일본에서 큰 인기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성능이 크게 향상된 영향이다. 여기에 일본의 유명 기업가가 클로바노트에 대해 호평한 것도 인기에 한 몫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를 바탕으로 일본에 이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달 일본에서 클로바노트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이용자가 전년 대비 1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약 70만 건에 달한다. 클로바노트는 지난해 5월 일본에 출시됐다. 일본 업무용 채팅 시장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웍스’(일본 서비스명 ‘라인웍스’)에 이은 히트작이다. 클로바노트는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등 네이버의 다양한 AI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다. 길고 비정형화된 문장을 인식하는 데 특화한 음성인식 엔진과 참석자 목소리 차이를 구분하는 화자 분리 기술 등이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AI 음성기록' 서비스로 출발해 3년여 간의 시범 출시 기간을 거친 뒤 이달 6일 정식 출시됐다. 정보기술(IT) 기업 라이브도어를 창업하고 일본 첫 민간로켓 발사를 시도해 ‘일본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호리에 다카후미가 자신의 저서 ‘챗GPT 대전’에서 클로바노트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 것도 클로바노트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호리에는 8월 발간한 책에 클로바노트를 활용한 회의록 작성법을 소개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해당 서적이 출간된 8월 이후 일본에서 클로바노트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네이버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자체 개발한 업무용 도구의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클로바노트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다. 국내 정식 버전에서 제공하는 회의록 요약을 비롯해 AI가 회의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 주제와 향후 과업까지 정리하는 기능도 향후 지원하고 클로바노트와 라인웍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익상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일본에서도 클로바노트가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도 출전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클로바 스튜디오’와 ‘뉴로클라우드’를 통해 기업 고객에게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업무용 챗봇이나 비즈니스 글쓰기 도구 등 내부 생산성 도구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도 본격화한다. 코딩·디자인·기획 등 전문 업무를 지원하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커넥트X’의 수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기능에 대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웍스와 클로바노트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며 "폭넓은 서비스를 통해 구축한 노하우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기업용 업무 생산성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젊은 세대 겨냥 K팝과 협업 확대…내년 50주년 헬로키티 매력 알릴것"
문화·스포츠문화 2023.11.28 17:44:37“K팝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은 산리오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K팝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콘텐츠 IP 마켓 2023’에 참석한 쓰지 도모쿠니(35) 산리오 대표이사는 기자 간담회에서 “K팝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브랜드 파워가 더 커지고 올라간 것에 대해 기쁨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리오는 일본의 캐릭터 전문 기업으로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가 탄생한 1974년부터 현재까지 만들어진 캐릭터만 450여 개에 달한다. 전 세계 100여 개 라이선스와 1000여 개의 판매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쓰지 대표이사는 창업주 쓰지 신타로의 손자로 2020년부터 회사 경영을 도맡아왔다. 한국에서도 산리오 캐릭터의 인기는 거세다. 이에 대해 쓰지 대표이사는 “‘귀엽다’는 부분은 사람의 감정에서 공통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면서 “또 캐릭터들은 고정된 스토리가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신의 삶을 투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상품을 어디서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산리오는 내년 탄생 50주년을 맞는 헬로키티뿐 아니라 ‘시나모롤’ ‘쿠로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쓰지 대표이사는 “주요 캐릭터마다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가 있다”면서 “시나모롤과 쿠로미는 Z세대에게 아이돌처럼 인기가 많다. 반면 키티는 젊은 세대에게 그만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50주년을 기념해 키티의 매력을 Z세대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산리오는 나이키·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해외 기업과의 협업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의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다. 지난해 산리오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그룹 NCT와 컬래버를 진행했다. 앞서 콘텐츠 IP 마켓 2023 개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쓰지 대표이사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원으로서 캐릭터와 K팝 아이돌 간 컬래버를 더욱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람들에게 미소를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
[단독] 해외 생산 원유 국내도입률 74%→80% 이상으로 확대
경제·금융경제동향 2023.11.28 17:43:17정부가 원유 수급난에 대비해 해외에서 생산한 원유를 국내로 반입하는 모의 훈련을 중동에서 북미와 유럽 내 생산기지로 확대한다. 특히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 회사와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원유 반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트레이딩 회사가 우리의 해외 생산 원유를 현지에서 사면 정부가 한국 인근에 위치한 해당 회사의 저장 센터에서 같은 양의 원유를 받아 국내로 도입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비상시 국내로 반입 가능한 원유 물량을 전체 해외 생산량의 74%(2022년 기준)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8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 공급망 관리 기본 계획을 2025년까지 수립한다.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유가 급등 등 비상시에도 원유를 차질 없이 수급하기 위해 개발과 비축, 수급 관리 등 각 단계별로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급망 기본 계획의 핵심은 해외에서 생산한 원유를 비상 상황에도 국내에 안정적으로 들이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생산 광구를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진행됐던 반입 훈련을 북미·유럽 등의 생산기지로 확대해 정례화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석유공사는 앞서 UAE 할리바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국내로 직도입하는 훈련에 성공했다. 그 결과 2019년에는 10만 배럴, 지난해에는 36만 2000배럴을 들여왔다. 정부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간 비상 시나리오에 따라 간헐적으로 진행했던 훈련을 정례화하고 대상 지역 역시 넓혀 위기 대응 능력을 한층 키우기로 했다. 훈련 대상 지역이 확대되면 위기 상황에도 이용 가능한 경로를 다각도로 모색할 수 있어 위기 대응이 수월해질 수 있다. 실제 UAE 할라바 유전을 대상으로 실시한 훈련에서는 중동 분쟁 시 폐쇄 위험이 큰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국내로 원유를 들여와 반입 훈련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평가받은 바 있다. 올 10월 기준 석유공사는 15개국에서 23개의 원유 탐사·개발·생산 사업을 진행 중인데 우선 북미와 유럽 생산기지로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를 신속하게 들여오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 업체와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원유 운송 기간을 줄이고 운송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석유공사가 미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원유를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 회사가 현물시장에서 사들이면 해당 업체가 우리나라와 가까운 국가에서 저장하고 있던 물량을 한국에 운송해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운송 비용 역시 크게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원안보를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해외 생산기지를 넓혀 단순히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이것이 실제로 국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원안보”라며 “곳곳에서 공급망 불안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라 효과적인 대비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 측은 “기본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워낙 예산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돼 추진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
서울시-SK, '약자 동행' 실천 MOU
사회사회일반 2023.11.28 17:43:09SK그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8기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실천에 동참한다. 서울시는 28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SK그룹과 ‘약자 동행 실천과 가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시정 운영 방침이다. 협약식에는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SK그룹 SV위원장인 조경목 SK에너지 대표가 참석했다. SV위원회는 SK그룹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지원과 사회적 책임 수행 업무를 맡는 조직이다. 두 기관은 약자 동행 민관 협력 의제를 함께 발굴하고 공공·민간 자원을 연계한 사회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약자 기술 개발 기업과 수요·투자자 간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약자 동행 기술 박람회에도 참여한다. 가칭 ‘사회문제 해결 성과 비례 보상 사업’도 추진한다. SK그룹의 평가지표를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달성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성과에 따른 비례 보상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김태희 서울시 약자와의동행추진단장은 “SK와의 업무협약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돼 ‘동행 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는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고물가·고금리에 '꽁꽁'…소비심리 넉달째 하락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3.11.28 17:42:15반도체 수출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국내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고물가·고금리에 외식·여행 등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부진하자 1년 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도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4월(95.1)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의 추가 긴축 기대 축소 및 수출 경기 회복 조짐에도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CCSI는 3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22년 12월)인 기준값(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물가 상승률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금리 수준 전망은 119로 9포인트나 떨어졌다. 물가 수준 전망도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자 149로 2포인트 내리면서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금리나 물가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면서도 당장 생활은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재 생활 형편은 87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지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소비지출 전망이 111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해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높은 물가 수준이 장기화하면서 소비 여력이 둔화되자 외식비(-2포인트), 여행비(-2포인트), 교양·오락·문화비(-2포인트) 등부터 줄이겠다는 판단이 드러난 셈이다. 올들어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던 주택 가격 전망은 102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10월(-2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다만 아직도 100을 넘어선 만큼 1년 뒤 집값이 내린다는 응답자보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이 주요 물가지표로 살펴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전월과 동일했다. 물가 인식도 4.1%로 전월과 같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 인식은 각각 향후 1년, 지난 1년에 대한 물가 전망과 인식을 보여준다. -
"앞으로 2년이 탐사 마지노선"…관계개선 지렛대로 日과 협의
경제·금융경제동향 2023.11.28 17:41:54제주 남쪽에 위치한 대륙붕 ‘7광구’는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의 자원 부국을 향한 열망이 서려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는 2005년 7광구 내에 석유 1000억 배럴이 매장돼 있다고 추정했다. 당시 미국 매장량의 4.5배 규모라는 것이다. 물론 개발 비용을 웃도는 경제성이 보장돼야 하겠지만 매장량 추정만으로도 7광구에 대한 기대감을 유추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양국 합의를 전제로 추가 정밀 물리탐사에 다시 나서려는 한일공동개발구역(JDZ)은 이러한 7광구뿐 아니라 4광구와 5광구 일부를 포함한다. 총면적만 8만 2557㎢에 달한다.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에 따라 1978년부터 2028년까지 50년간 양국 가운데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개발은 물론 탐사조차 제한된다. 그간 JDZ에 대한 물리탐사는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979~1992년 2차원(2D) 물리탐사를 실시하고 구멍을 뚫어 석유와 가스를 퍼올리는 시추까지 감행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한동안 정체기를 지내오다 2001년 한일 양국 장관이 ‘공동 물리탐사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서’를 채택하면서 2002년 한국석유공사와 일본석유공단이 공동으로 563㎢ 규모의 3차원(3D) 물리탐사를 처음 시도했다. 중국이 JDZ 인근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한 게 촉매제가 돼 보다 정밀한 탐사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당시 한국석유공사는 JDZ에 5개 유망 구조, 13개 잠재 구조, 상당량의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유망 구조는 석유 발견 전망이 유망한 해저지형을, 잠재 구조는 석유가 집적될 수 있는 조건들이 모두 존재하는 명확한 해저지형을 각각 의미한다. 2004년 양국이 공동 탐사에 재합의했지만 2005년 일본 측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돌연 불참한 이래 공동 탐사는 파행을 반복해왔다. 특히 석유공사는 2009년 획득했던 9년짜리 JDZ 조광권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반납해야 했다. 일본 측이 미온적 입장을 고수한 데다 양국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사이 재추진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2020년에도 JDZ 조광권을 재설정했으나 한일 무역 분쟁 탓에 수년째 진척이 없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올 들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깜짝 방일을 계기로 정상화 궤도에 올라탄 한일 관계는 역대 최고조로 좋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공사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시피 내년을 1500㎢ 규모의 3D 물리탐사를 추진할 적기로 판단한 이유로 볼 수 있다. 내년에 공동 탐사에 착수한다면 2002년 이후 약 22년 만이다. 탐사 범위도 2002년 대비 3배로 확 넓어졌다. 해상 탐사선을 통해 이뤄지는 3D 물리탐사 비용은 대략 250억~38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3D 물리탐사 비용은 유가, 시장 상황, 작업 시기, 작업 구역, 탐사선 이동·철수 위치, 어민 보상 정도, 환율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해2호’가 퇴역하면서 당장 해저지형 파악이 가능한 3D 탄성파탐사 장비 등을 갖춘 해상 탐사선을 임대 형식으로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문제는 실현 여부다. 최근 한일 간 분위기가 괜찮기는 하지만 대륙붕협정 체결 당시와 달리 국제해양법이 일본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가령 1982년 유엔국제해양법에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대륙붕 소유권을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따지지 않고 양안 간 중간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국제 판례들이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이 의도적으로 개발을 연기해 협정을 종결시키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규택 계명문화대 교수는 “협정 종료(2028년 6월) 3년 전인 2025년 6월부터 한일 양국은 어느 쪽이든 조약 종료를 통보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 임기 내에 협정 만료가 결정되기에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윤 대통령은 외교력을 발휘해 한일 공동 탐사로 7광구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석유공사도 이런 이유로 JDZ 공동 탐사 계획을 정책 당국에 제출하면서도 실제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정치권 역시 JDZ 공동 탐사를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각에서는 7광구 공동 개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요구할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이보다는 정교한 접근이 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은 “한일 간 외교적 현안도 다수 해결됐고 우리의 기술력도 올랐으니 석유공사가 JDZ 공동 탐사에 대한 준비가 됐다는 시그널을 보내 일본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그간은 반응조차 없었던 일본이 어떠한 태도를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로터리] 정치인의 언어
정치국회·정당·정책 2023.11.28 17:41:43최근 정치권에 막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광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에 대해 “동물의 왕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설치는 암컷”이라는 발언을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행사 사회자가 국내 정치 상황을 소설 ‘동물동장’에 비유하자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부적절한 언행은 관용 없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정작 논란을 일으킨 최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It’s Democracy, stupid!)”라는 글을 올려 냉소했다. 최 전 의원은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도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만약 그런 뜻이라면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최 전 의원의 발언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해악일 뿐이다. 정치인의 언어는 바르고 정직해야 한다. 정치인이 일부 강성 팬덤에 기대 극단의 표현으로 혐오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고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아 정치에 대한 불신을 깊게 만들거나 국민들이 정치 참여를 주저하게 해서도 안 된다. 정치인의 언어는 우리 사회의 의식과 수준을 반영한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며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정치인의 언어는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늘 신중함이 요구된다. 정치인이 품위 없고 민망한 언어로 상대방을 경멸하고 모욕하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한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갈등과 혐오만 조장하는 정치인의 언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 뿐이다. 23일에는 국회에서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 시상식’이 열렸다. 국회 내의 공식 발언을 분석해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정치인을 선정해 시상을 하는 자리였다. 정치인에게 품격 있는 언어는 특기가 아닌 기본인데 막말과 극단의 언어가 홍수를 이루면서 정치판이 혼탁해지다 보니 바른 말을 하는 정치인이 돋보이고 상을 받는 세상이 됐다. 이렇게 된 원인은 정치인들이 극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자극적인 언어로 경쟁해온 탓이 크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다 보니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외면하고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품격을 지키며 타협하도록 건전한 대화의 장을 만드는 데 여야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여야 구분 없이 정치인의 언어가 금도를 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품격 있는 대화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
국세청, 안민지 등 849명 6급이하 승진
경제·금융정책 2023.11.28 17:41:29국세청은 28일 6급 이하 승진심사 결과 849명이 승진했다고 밝혔다. 승진 인사에는 근무성적 평가 및 승진관리 지침에 따라 일반 승진자가 선발됐고, 역량이 탁월하고 조직기여도가 높은 대상을 중심으로 감사관실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특별승진자도 포함됐다. 6급은 세무직에 강성화 씨를 포함해 369명, 전산직 9명, 운전직 1명, 방호직 1명, 공업직 1명 총 381명이 승진했다. 7급에는 역시 세무직 안민지 씨와 함께 170명, 전산직 8명 등 178명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8급에는 세무직 284명, 전산직 6명으로 290명이었다. 승진임용일은 30일자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
[기자의 눈] LLM이라는 블랙박스
산업IT 2023.11.28 17:41:09“정보기술의 혁명은 기술자와 기업가·과학자들이 만들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어떤 정치적 함의를 갖는지 거의 알지 못하며 어느 누구도 대표하지 않는다. 의회와 정당이 알아서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그럴 것 같지 않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한 구절이다. 문명과 인류를 뒤흔들 변화가 기업가와 기술자를 중심으로 준비되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해야 할 시민들과 정치가 역할을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촉발한 인공지능(AI) 발전 국면을 보면 하라리의 지적에 공감하게 된다. 최근 일단락된 오픈AI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파워게임이 아니라 AI 기술 발전 속도와 안전성 확보 간의 적절한 균형에 대한 견해 차이였다. AI 발전으로 최대 이익을 누릴 오픈AI에서 이러한 논쟁이 발발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내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큐스타’라는 차세대 모델이 불쏘시개가 된 듯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창사 이래 네 번째 중요한 순간’이라 할 만큼 AI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무시무시한 능력이 연구자들의 두려움을 자극한 것으로 짐작된다. 파괴적 가능성에도 모든 것이 오픈AI 이사회라는 기업가·기술자들의 ‘밀실’에서만 논의됐다. 도저히 과학자와 기술자 손에만 맡길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 그곳에서 일어난들 밀실 밖의 사람들은 알 수 없다. 챗GPT가 역사상 가장 빨리 1억 명의 사용자를 모았듯 향후 오픈AI가 내릴 결정의 파장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질 것이다. 이달 초 영국에서 각국 정상들이 AI 기술의 파국적 결과를 막기 위해 모인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오픈AI 사태에서 정치와 대중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관망하는 것뿐이었다. 흔히 LLM을 ‘블랙박스’라고들 한다. 천문학적 단위의 매개변수에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의 메커니즘은 이를 창조한 이조차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LLM이라는 블랙박스가 아니다. AI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동반돼야 할 사회 차원의 숙의와 정치 과정에 생기는 ‘블랙박스’야 말로 진짜로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때다. -
홍보대사된 재계 총수들…175개국 밀착 마크
산업기업 2023.11.28 17:41:08우리 기업들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지난 18개월간 전 세계 3000여 명의 인사를 훑으며 ‘부산 홍보대사’로 뛰었다. 기술·노하우 전수를 약속하며 표심 잡기에 나선 재계의 노력 덕분에 ‘부산의 기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28일 재계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그룹사 12개사는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후 18개월 동안 총 175개국을 누비며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벌였다. 이 기간 만난 각국 정상·장관 등 고위급 인사만 300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1645회의 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의 역할이 눈부셨다. 5대 그룹은 전체 교섭 활동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부산 홍보를 위해 연 회의의 절반 이상(52%)에 기업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해 진심을 내비쳤다.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개최지 선정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거점을 마련하고 수시로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최 회장은 홍보 기간 동안 70만 ㎞의 거리를 이동하며 말 그대로 발로 뛰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7월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쿡 제도를 직접 찾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부산엑스포 전담 조직을 만들고 후방 지원에 뛰어들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르완다 출장길에 오르는 등 사우디아라비아 지지 성향이 강한 아프리카 공략에 힘을 쏟았다. 민간유치위원회에 속한 각 기업들은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국가에서 밀착 유치전을 벌였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은 네팔·라오스·남아공·레소토 등에서, SK는 아프가니스탄·아르메니아·리투아니아·몰타 등에서 집중적인 표심 구애에 나섰다. 현대차는 페루·칠레·바하마를, LG는 케냐·소말리아·르완다를 각각 집중 표적으로 삼았다. 우리 기업들은 교섭 과정에서 제조업·정보기술(IT)·친환경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사업적 지원을 약속했다. -
[여명]‘정도 2000년’과 ‘광개토태왕’
산업IT 2023.11.28 17:40:21“중국이 싫어해서 안 돼요. 외교 분쟁이라도 나면 어떻게 합니까.” 기자가 서울시청을 출입하던 2008년 시 공무원한테 ‘광화문에 광개토태왕상(廣開土太王像)을 세우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가 들은 말이다. 당시 오세훈 시장 시절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하던 서울시에서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광화문에 누구의 동상을 세우면 좋을지에 관해 세종대왕상을 포함해 설문조사를 준비하던 때였다. 이에 기자는 ‘우선 정도 600년이 아니라 2000년으로 써야 한다. 이순신 장군상을 유지한 채 세종대왕상과 함께 광개토태왕이 말 위에서 칼을 뽑아 대륙을 호령하는 동상을 같이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가 실망스러운 답변만 들었다. 결국 서울시는 다음 해 이순신 장군상 인근에 세종대왕상만 추가로 세웠다. 물론 광화문을 걷다가 문무의 대표적인 두 영웅을 바라보면 우리 삶을 성찰하고 다짐하는 계기가 돼 좋지만 혹시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역사가 5000년이 아닌 500년으로 비치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많은 사람이 정도 600년이라고 하지만 사실 서울은 20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도시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동명성왕)의 아들 온조·비류 형제가 기원전 18년 세운 백제는 492년간 서울(위례성·풍납토성)을 수도로 삼았다. 충청도 공주·부여에 머문 기간은 185년에 그친다. 고구려와도 인연이 깊은 광진구의 아차산성은 고구려의 중요한 남진 기지 중 하나였다. 충주 고구려비를 보면 광개토태왕(재위 391~413년)이 북한강·남한강 유역을 정복하고 신라에도 군대를 주둔시켰음을 알 수 있다. 태왕은 5만여 명의 대군을 보내 신라를 괴롭히던 왜구도 소탕했다. 특히 만주 대륙과 한반도를 호령한 것은 물론 베이징 일대와 내몽골 초원까지 정복하며 대제국을 건설했다. 우리 역사상 가장 강성한 나라를 만든 것이다. 태왕은 왕중의 왕이라는 뜻으로 황제·천황과 비슷한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대왕이라 칭하며 정명(正名)을 하지 않고 있다. 충주 고구려비에서도 태왕을 가리켜 고려태왕(高麗太王)이라고 했듯이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했다. 고려는 태조 왕건의 활동 무대였던 개경을 수도로 삼았지만 서울을 남경(南京)이라고 부르며 11세기에 궁궐을 짓고 천도 계획까지 세웠다. 청와대를 관람하면 이곳이 고려 황제의 별궁이 있던 곳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K팝·K드라마·K영화·K푸드 등 한류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 해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유학생과 외국 노동자들도 증가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광화문에서 조선의 대표 인물상만 기리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자문해볼 일이다. 조선의 궁궐만 봐도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이라는 5대 궁궐이 일제에 의해 대거 파괴·분절된 상황에서 일부만 보고 다 봤다고 여길 염려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더라도 재작년 유엔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지만 205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베트남에 뒤질 것으로 분석(골드만삭스)되는 상황에서 광개토태왕상을 세워 도전하고 모험하는 기업가정신(起業家精神)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수도 등 주요 도시에 있는 기마상은 그 나라의 정체성과 기상을 상징한다. 특히 유럽의 주요 도시에는 말을 탄 영웅의 동상이 많다.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전과 빅투아르 광장에 태양왕 루이 14세,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 의회 광장에 사자왕 리처드 1세, 이탈리아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황제의 기마상이 있다. 미국에도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에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기마상이 있다. 우리도 민족의 웅혼한 정신을 일깨우고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광화문에 광개토태왕비를 세울 때가 됐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중국 눈치를 보고 못한다는 말은 안 나올 테니 말이다. 중국은 동북공정·문화공정, 일본은 임나일본부설과 독도·동해 역사 조작 등 없는 역사도 만들어 세계에 선전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있는 역사도 제대로 알리지 않는지, 혹시 일제강점기 조선사편수회가 짜놓은 식민사관의 영향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볼 일이다. -
민주평통 찾은 尹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 힘에서 구축"
정치대통령실 2023.11.28 17:40:05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1만여 명의 참석자들과 ‘분단을 넘어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슬로건이 적힌 수건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그러한 힘을 사용할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에 의해 구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연합뉴스 -
[시로 여는 수요일] 섀도복싱
오피니언사외칼럼 2023.11.28 17:39:43거기 있다는 걸 안다. 빈틈을 노려 내가 커다란 레프트 훅을 날릴 때조차 당신은 유유히 들리지 않는 휘파람을 불며 나의 옆구리를 치고 빠진다. 크게 한 번 나는 휘청이고 저 헬멧의 틈으로 보이는 깊고 어두운 세계와 우우우, 울리는 낮게 매복한 소리.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완악한 힘에 맞서 당신을 안아버리는 이 짧고 눈부신 한낮. 부러진 내 갈비뼈 사이의 텅 빈 간격으로 잠입하는 당신에 대해 당신의 그 느린 일렁임에 대해 나는 단지 말하지 않을 뿐이다. 천천히 저녁이 열리면 이 헐거움을 놓치지 않으며 길고 가늘게 드러나는 당신. 빈틈을 노려 내가 복부를 공격할 때조차 당신은 정확히 내 팔 길이만큼만 물러서며 나를 조롱한다. 당신이 거기 없다는 걸 안다. 섀도복싱은 허공을 상대하는 일이다. 어떤 챔피언도 섀도복싱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링 위에서 강력한 상대를 쓰러트릴지언정 허공을 무릎 꿇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링 위의 시간은 짧고 링 밖의 시간은 길다. 링 위에서 이기려면 무한히 긴 섀도복싱을 연습해야 한다. 링에서 이겨도 링 밖에서 지면 그 선수는 패배한다. <시인 반칠환> -
與野 '기촉법 3년 연장' 극적 합의
정치정치일반 2023.11.28 17:39:36여야가 기업 워크아웃의 근거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3년 연장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정기국회 내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워크아웃제도가 일몰된 지 약 한 달 만에 부활하게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기촉법을 2026년 10월까지로 3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정무위에서는 기촉법 연장에 대한 합의가 불발돼 해당 법안이 일몰된 상태였다. 그로 인해 법정관리에 비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워크아웃이 불가능해지면서 한계기업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번에 여야가 뒤늦게 3년 연장안을 합의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기촉법을 연장하기로 한 대신 일부 반대 의견을 고려해 부대 의견을 달아 금융위원회가 제도 개편 방향을 마련하도록 했다. 금융위가 2025년 12월 31일까지 법원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제도 현황을 점검하고 법원 인가·승인 등의 역할 확대를 포함한 발전적 개편 방향을 마련해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기촉법 개정안은 이르면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 이전에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도 있다. 우선 정무위는 30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여야가 기촉법 연장에 한목소리를 내는 만큼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2+2’ 양당 협의체(원내대표 및 정책위원장 협의체)를 구성해 기촉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법사위에서는 법원의 입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지난 정무위 소위에서 워크아웃제도의 기계적 연장에 반대 입장을 내놓았으며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개편을 추진하는 등 자체 시스템 보완도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
[단독]22년만에…7광구 등 대륙붕 탐사 재추진
경제·금융경제동향 2023.11.28 17:39:04이르면 내년에 ‘7광구’로 불리는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에서 해저유전 개발을 위한 물리탐사가 22년 만에 재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해만 일곱 번 만나는 등 한일 관계가 우호적 협력 관계로 급반전되면서 양국 간 해묵은 논란인 JDZ 문제도 새 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JDZ 공동 탐사를 뼈대로 한 양국 간 대륙붕협정 종료가 2028년으로 임박한 만큼 7광구 탐사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내년에 JDZ에서 해저 1500㎢ 규모의 3차원 물리탐사를 공동 추진하고 내후년에는 탐사로 확보한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한 시추 작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최근 이런 내용의 연도별 JDZ 공동 탐사 추진 일정을 기획재정부 등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리탐사란 해상 탐사선이 탄성파를 발사해 지하 지층의 경계면에서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기록해 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계획대로 물리탐사가 내년에 이뤄지면 1978년 한일대륙붕협정 발효 이후 2002년 석유공사와 일본석유공단의 공동 탐사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JDZ에 대한 한일 공동 탐사는 올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부터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그간 물밑 논의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가 부쩍 밀착되면서 JDZ 역시 ‘극적 합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아직 협의 중인 단계”라며 “양국 간 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일 합의 등) 대외적 여건만 갖춰진다면 7광구 공동 탐사는 재추진될 것”이라며 “협정 종료를 5년 앞둔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우리와 다소 느긋한 일본 간 입장 차를 조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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