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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기사 95% “새벽배송 제한 반대”
산업 생활 2025.11.03 14:48:04쿠팡 위탁 택배기사 1만여 명이 소속된 택배영업점 단체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가 민주노총의 심야기사 배송 제한에 반대한다고 3일 밝혔다. 이날 CPA가 공개한 야간 새벽배송 기사 2405명 대상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95%는 ‘심야 배송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야간 배송의 장점으로 ‘주간보다 교통 혼잡이 적고 엘리베이터 사용이 편하다(4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수입이 더 좋다(29%)’, ‘주간에 개인 시간 활용 가능(22%)’, ‘주간 일자리가 없다(6%)’ 순이었다. 응답자의 70%는 ‘야간 배송을 규제하면 다른 야간 일자리를 찾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이 대안으로 제시한 오전 5시 출근(05~15시 근무), 오후 3시 출근(3시~24시 근무) 이원화 방안과 주·야간 배송 교대제에 대해서도 택배기사의 89%, 84%가 각각 반대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택배기사의 과로를 개선하기 위해 0시~오전 5시 심야 배송을 제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CPA는 성명을 통해 “노동자의 해고는 ‘살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심야 배송 택배기사들을 사실상 해고하려고 한다”며 “심야 배송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폐지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
김정관 산업부 장관 만난 중견기업계 "신속한 AX전환으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모멘텀 살려야"
산업 중기·벤처 2025.11.03 14:39:16중견기업계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모멘텀을 살리고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한 AI 전환(AX)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3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초청 중견기업 CEO 강연회' 개회사에서 “한미관세 협상 타결 이후 새롭게 재편될 글로벌 경제 환경 아래 한국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면 적극적인 AX를 통한 혁신 역량 강화, 데이터 기반 스마트 제조 생태계 조성 등 산업 AI 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먼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김 장관의 노력에 사의를 표한 뒤 AX 대전환을 위해 개방형 생태계 조성과 인프라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전향적인 규제 완화 등 정부와 국회 등 유관 기관 전반의 AI 정책 혁신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새로운 대항해 시대’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중견기업의 AX 전환을 위한 해법으로 '맥스 얼라이언스'를 소개했다. 맥스 얼라이언스는 국내 제조업의 AX 전환을 위해 산업부가 구성한 민관 합동 위원회다. 우리 기업의 제조 역량을 고도화(Advance)해 서로 연결(Link)하고 이를 지렛대(Leverage)로 삼아 투자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15세기 나침반의 등장과 함께 세계의 부와 권력지도를 뒤바꾼 '대항해 시대'가 열린 것과 같이 우리기업들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나침반을 손에 쥐고 글로벌 시장의 신항로를 개척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경제와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이 산업 인공지능 대전환 흐름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장관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대한 ‘퍼주기’ 비판에 대해 "'현금 투자'로 돼 있는 2000억 달러가 그냥 미국에 주는 돈이 아니다"라며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해명했다. -
"연봉 생각하면 비닐봉투 값이네"…야마모토 '루이비통 가방' 얼만가 봤더니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11.03 14:21:02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를 2년 연속 제패한 가운데 이번 시리즈의 주역인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의 경기장 밖 패션 아이템이 화제다. 다저스는 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MLB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연장 11회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이다. 야마모토는 이번 활약으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의 활약만큼 화제를 모은 것은 바로 가방이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마모토 승리템 가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는 야마모토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가방을 메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야마모토가 착용한 제품은 ‘Speedy P9 반둘리에 40 더콰이즈’로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기준 14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가방은 보석에서 영감을 받은 색조의 부드러운 카프스킨 소재로 제작됐으며 퍼렐 윌리엄스가 카우보이 문화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2024 가을-겨울 컬렉션 제품이다. 말 모양이 양각으로 새겨진 핸들 마운트가 포인트다. 누리꾼들은 “검소하다”, “버는 돈 생각하면 에코백 수준”, “그 정도면 비닐봉지 값이다”, “야마모토는 뭘 들어도 명품”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야마모토는 지난 2023년 12월 일본을 떠나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한화 약 465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5000만 달러(한화 약 714억 원)에 달한다. -
"백종원, 모든 방송 중단하겠다더니"…'남극의 셰프'로 지상파 복귀한다는데
사회 사회일반 2025.11.03 14:18:19각종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개월 만에 지상파 예능을 통해 복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최근 ‘빽햄’ 가격 부풀리기, 원산지 허위 표기, 농지법 위반, 식재료 비위생 보관 등 다양한 의혹에 휩싸이며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현재 10여건의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며, 충남 예산 ‘백석공장’ 농지법 위반 혐의는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논란이 이어지자 백 대표는 지난 5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자숙에 들어갔다. 당시 그는 “뼈를 깎는 각오로 조직을 쇄신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문화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후 유튜브 활동도 전면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백 대표는 6개월 만에 방송 복귀를 알렸다. 이날 MBC에 따르면, 백 대표가 출연하는 새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가 오는 17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 이후 13년 만에 MBC가 다시 남극을 찾는 프로젝트다. ‘남극의 셰프’는 백종원 대표를 비롯해 배우 임수향, 채종협, 그룹 엑소의 수호가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찾아 극한의 환경 속에서 대원들에게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과정을 담았다. 촬영은 지난해 11월 진행됐으며 이미 완성된 상태로, 당초 4월 방영이 검토됐으나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됐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황순규 PD는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제작진 역시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프로그램의 메시지와 방향성을 두고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황 PD는 이어 “이 작품은 출연자가 중심이 되는 요리쇼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라며 “프로그램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극 기지 촬영에 협력한 여러 국가 연구진과 제작진, 협력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제작진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이번 MBC 복귀 외에도 오는 12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개편에도 나서며 활동 재개를 본격화했다. -
HD한국조선해양, 3Q 영업익 1조538억…전년동기 比 164.5%↑
산업 기업 2025.11.03 14:17:50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5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4.5%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7조5815억 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1.4% 늘었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상선 부문 생산성 향상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엔진기계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조선 사업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 4조4179억 원, 영업이익 5573억 원을 기록했으며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1조9665억 원과 1조3003억 원, 영업이익 3064억 원과 2008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HD현대미포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7%, 470.5% 늘어나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HD현대마린엔진은 고부가가치 엔진 매출 확대와 판매가 상승 그리고 부품 사업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35%, 130.7% 증가한 1091억원과 203억원으로 나타났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장마 등 계절적 요인으로 국내 모듈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 물량 증가 △신규 N-Type(앤타입) 모듈 판매량 증가 등을 통해 매출 1210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을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로 조선 부문은 생산성이 확대되고 선가 상승분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865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8.9% 증가했다. 엔진 기계 부문은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이중연료 엔진 수요가 늘고 인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24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5% 급증했다. 다만 해양플랜트 부문은 주요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확대되며 매출 2804억원을 기록했으나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 전환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도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들이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지속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종묘 옆 세운4구역 최고 142m 고층 개발 추진 논란…국가유산청 "부정적 영향 우려"[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03 13:41:56서울 도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인근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4구역에 최고 높이 142m의 고층 빌딩 조성이 추진되면서 문화재 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시보에 고시했다. 고시는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종로변은 55m에서 98.7m,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 높이가 최고 지상 38층으로 높아지게 된다. 세운4구역은 2004년 현재의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해당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에 지정됐다. 그러나 종묘에서 약 180m에 불과한 가까운 거리로 10회 이상의 문화재청(현재 국가유산청)의 문화유산 심의 끝에 2018년 용적률 660%, 지상 15~20층, 높이 54~71m, 연면적 31만 2000㎡ 규모의 업무시설·오피스텔 등을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 계획이 수립됐다. 이후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에 이어 이주·철거도 진행됐으나 매장 문화재 조사 때문에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전략에 따라 2023년 세운지구 재정비 촉진계획이 변경되면서 세운지구 내 재정비촉진구역들은 기반시설과 공개 공지를 많이 제공하면 높이와 용적률이 대폭 완화된다. 세운4구역과 동일한 일반상업지역의 세운 6-4-22·23구역은 용적률 1163.9%, 높이 167m의 건물을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토지 소유주들의 요구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용적률 및 건물 최고 높이를 높이는 정비계획 변경에 나섰다. 서울시는 종묘의 국제적 위상 강화,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녹지 축 및 녹지생태 도심 실현을 위해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세운4구역은 종묘에서 100m 이상 떨어져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높이 규제 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은 지정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하는 구역으로, 유산의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시·도지사가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번 변경 고시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1995년 유네스코는 종묘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세계유산구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인근 지역에서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할 것을 명시한 바 있다”며 “서울시의 이번 변경 고시 추진에 대해 기존 협의안을 유지하고 유네스코 권고사항에 따라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선행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변경 절차를 추진할 것을 요청했으나 서울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
'하늘 나는 자동차' 정말 가능할까…머스크 "미친 기술 적용한 차 곧 나온다"
국제 기업 2025.11.03 13:33:37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내에 플라잉카(flying car)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1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엔가젯과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인기 팟캐스터인 조 로건의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곧 시제품을 공개할 것"이라며 "잊을 수 없는 시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팔란티어 창업자인) 제 친구 피터 틸이 '예전에는 미래가 되면 나는 자동차가 나올 거라고들 했는데 아직 나는 자동차는 안 나왔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로건이 나는 자동차가 나온다는 것인지를 묻자 "피터가 나는 자동차를 원한다면 그걸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정말 나는 전기차를 만든다는 것이냐', '접이식 날개 같은 걸 장착했나' 등의 질문에는 제품 공개 전에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지금껏 가장 잊을 수 없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이 차에는 정말 미친(crazy) 기술이 적용됐다. 제임스 본드 자동차를 모두 합해도 이 차보다 더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공개 시기에 대해서는 "바라건대 올해가 끝나기 전에, 두 달 안에"라고 했다. 한편 지난 8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하늘을 나는 전기자동차가 시험 비행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미국 자동차·항공기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는 당시 실리콘밸리의 홀리스터 공항과 하프문베이 공항과 협약을 맺고 자사 비행자동차 '모델 A'의 시험 비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기차인 모델 A는 도로주행과 함께 수직 이착륙도 가능하며, 전 방향으로 비행할 수 있다. 짐벌이 장착된 조종석 덕분에 운전자와 탑승객은 비행 중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모델 A의 지상 주행 가능 거리는 약 320㎞, 비행 가능 거리는 약 170㎞다. 미연방 규정상 초경량 항공기로 분류돼 별도의 비행 인증 없이 운행할 수 있지만 낮 시간대에만 비행이 가능하고 도심이나 인구 밀집 지역 상공에서는 날 수 없다. -
고등학생 딸에 '앉았다 일어서기' 3000회 시킨 아빠…"왜 그랬나" 물었더니
사회 사회일반 2025.11.03 13:01:43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딸에게 '앉았다 일어서기' 3000회를 시킨 50대 아빠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50대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께 도봉구 자택에서 고등학생 딸이 영어 숙제를 하지 않았다며 '앉았다 일어서기' 3000회를 시킨 혐의를 받는다. 딸은 800여회 앉았다 일어서기를 했으나 외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보호기관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딸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못하도록 임시 조치를 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동학대로 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
"커피 줄여야 하나 했는데"…하루 세 잔 마시면 생기는 '의외의 효과', 뭐길래?
문화·스포츠 헬스 2025.11.03 12:04:58일상에서 즐겨 마시는 블랙커피(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가 간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피 속 카페인·폴리페놀·디테르펜 등 생리활성 물질이 항산화, 항염증, 항섬유화 작용을 하고 ‘장-간 축(gut-liver axis)’의 미생물 균형을 조절해 간 건강을 지킨다는 것이다. 멕시코 시엔베스타브 국립폴리테크닉연구소 두아르도 E. 바르가스-포사다 박사 연구팀은 약리학 국제 학술지 Biochemical Pharmacology 최근호에 ‘커피와 간 건강: 기전적 접근’이라는 제목의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의 임상 및 관찰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규칙적이고 적정량의 커피 섭취가 간 손상과 질환 진행을 늦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하루 3잔 내외의 블랙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간 효소 수치가 낮고, 간 섬유화나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커피의 항산화 성분이 △간세포 손상 완화 △염증 억제 △섬유화 억제 △지방간 위험 감소 △장내 미생물 균형 회복 등을 통해 간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커피만 마신다고 간이 완전히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주와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 간염 예방이 여전히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어쩐지 너무 닮았더라"…3년 전 결혼한 남편, 사실은 ‘6촌’ 오빠였다
사회 사회일반 2025.11.03 12:04:243년 전 결혼한 남편이 알고 보니 6촌 오빠였다는 걸 최근 알게 됐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과 회사 러닝 동호회에서 알게 돼 연애를 시작해 결혼했다는 34세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았다. 음식 취향도 같고, 눈물도 많았다. 둘 다 추위도 잘 타는 편이었다"며 "주변에서 웃는 얼굴이 닮았다고 해서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다"고 했다. 두 사람은 1년 간 연애 끝에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만 초대해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4촌 오빠와 통화한 A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게 됐다. A씨는 "가끔 연락하던 4촌 오빠와 남편의 본가 성씨와 고향 이야기가 나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족보를 확인했는데, 저희는 같은 집안 정확히 6촌 관계였다"며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남편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남편 역시 충격을 받았지만 "법적으로만 친척일 뿐이지 우리가 가족처럼 자란 것도 아니다"며 "이 결혼 절대 포기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반면 A씨 부모는 "법적으로도 안 되는 일이고 남들이 보기에도 이상한 관계"라며 A씨에게 B씨와 헤어지라고 했다. A씨는 “남편과 이미 3년이나 부부로 함께 살았는데 이제 와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정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민법 제809조 제1항은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촌의 4촌까지도 혼인 자체가 금지돼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 결혼이 무효라고 보는 민법 제815조 제2호는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위헌 조항을 2024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라고 하였으나 아직 개정되지 않아 8촌 이내 결혼을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혼인무효를 확인받고 싶다면 가정법원에 혼인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며 “가사소송법 제23조는 혼인무효의 소는 당사자, 법정 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까지 제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A씨 부모님도 혼인무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현재 8촌간 결혼이 무효라고 보고 있는 민법 815조 제2호를 개정하지 못해 효력이 상실됐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무효소송을 제기하면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법원에 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젖은 빨래 속에 알이 드글드글"…사람 피부 뚫고 자라는 '이 구더기', 경고 나왔다
문화·스포츠 헬스 2025.11.03 12:04:07젖은 빨래에 알이 붙어 ‘파리 유충(구더기)’이 피부 속에 기생하는 감염을 일으키는 ‘피내 구더기증'의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수의대의 토니 골드버그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룬드파리 유충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연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우간다 키발레국립공원을 방문한 직후 겨드랑이 부위에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이상한 움직임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살을 들춰본 그는 그곳에서 룬드파리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는 “임신부의 뱃속에서 생명이 꿈틀대는 공포 영화 장면이 떠올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룬드파리 유충은 갈고리 모양의 입으로 숙주의 살을 파고들어 성장하며 통증·부종·염증·괴사 등을 일으킨다. 기저질환자나 다발 감염의 경우 패혈증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감염 경로는 빨래로 추정된다. 룬드파리는 습하고 어두운 환경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데 건조 중인 젖은 옷이 이상적인 번식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교수는 “파리 유충 감염을 막으려면 옷과 침구류에 반드시 열을 가해 다림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인 중에는 베개를 다림질하지 않아 얼굴에 유충 50마리가 기생한 채 깨어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피내 구더기증(Myiasis)’은 파리 유충이 사람이나 동물의 살아있는 조직에 침입해 발생하는 감염 질환이다. 주로 남미·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열대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많지만 여행 증가와 기후 변화로 최근에는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유충은 모기 등에 알을 붙여두었다가 모기가 사람 피부에 닿을 때 모공이나 상처를 통해 침투한다. 피부 속에서 부화한 유충은 체내 조직을 먹으며 자라나고 심하면 조직 괴사나 전신 감염을 일으킨다. 피내 구더기증은 수술로 유충을 완전히 제거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유충 제거 후에는 2차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치료가 병행된다. 응급 대처로는 병변 부위에 바셀린을 발라 유충의 호흡을 차단하면 스스로 기어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여행 중 원인 모를 통증이나 구멍이 생겼다면 절대 짜거나 긁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외여행 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빨래는 반드시 다림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전 세계적인 여행 증가와 기후 변화로 룬드파리 같은 기생파리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생파리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이 아니라 다가오는 감염병 시대의 실질적 대비책”이라며 “젖은 빨래가 감염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이탈리아 알프스에 눈사태…부녀 등반객 등 5명 사망
국제 국제일반 2025.11.03 11:43:16동부 알프스 산맥에서 눈사태로 독일인 등반객 5명이 숨졌다고 dpa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눈사태는 1일 오후 4시쯤 이탈리아 북부 쥐트티롤(남티롤) 지역에 있는 해발고도 3545m짜리 봉우리 치마 베르타나(독일명 페르타인슈피체) 북벽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3개 팀으로 등반하던 독일인 7명이 약 3200m 지점에서 눈에 휩쓸려 추락하거나 매몰됐다. 5명은 사고 발생 1∼2일 사이 시신으로 수습됐고 2명은 구조됐다. 사망자 중 2명은 아버지와 17살 딸로 확인됐다. 현지 산악구조대 대변인은 사고 당일 눈사태 위험이 크지 않았으나 새로 내린 눈이 원래 쌓여 있던 눈과 충분히 뭉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눈보라가 강하게 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근처에 있는 치마 베르타나는 주변의 다른 산들도 한 눈에 보이는 전망 덕분에 등반가들에게 인기 있는 봉우리다. -
"일본 여행 가야 하는데 숙박세 '10배' 오른다고?"…관광객 몰려와 비명 터졌다는데
국제 국제일반 2025.11.03 11:40:16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에서 불거진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현상이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은 “관광객 급증으로 지역 주민의 불편과 관광지 훼손이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도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사회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관광 명소가 훼손되는 현상을 뜻한다.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동남아 역시 비슷한 추세로, 베트남 외국인 관광객 수는 21% 늘었다. 가장 극심한 피해를 겪는 곳은 일본 교토다. 지난해 5600만 명이 찾은 교토는 관광객으로 인한 혼잡으로 출퇴근·통학이 어려울 정도다. 요미우리신문 설문에서 교토 시민의 90%가 오버투어리즘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사찰·신사 내 무례한 행동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교토시는 인기 관광지 기온 지역에서 무단 촬영을 금지하고, 호텔·여관 숙박세 상한을 1000엔에서 1만엔(약 9만3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훗카이도대 이시구로 유스케 교수는 “외국인이 인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늘면 일본 사회가 불균형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사원 내 노출 사진 촬영, 오토바이 안전수칙 위반 등 외국인 관광객의 일탈이 논란이다. 태국은 외국 관광객이 약 6% 감소했으나, 푸껫 같은 유명 관광지는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통 체증과 물 부족 문제가 여전하다. 현지 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필리핀은 지난 2018년 환경 복원을 위해 보라카이 섬을 6개월간 폐쇄한 뒤 재개장 후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무허가 숙소를 금지했다. 다만, 여전히 규정을 어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
해저케이블과 데이터 안보 [김윤명의 AI 웨이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1.03 10:46:04인공지능 시대의 데이터는 하늘을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다속을 달린다. 전 세계 인터넷과 모바일 트래픽의 95% 이상이 해저케이블로 전송된다. 국제 데이터의 대부분은 위성이 아니라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금융거래부터 원격의료, 디지털정부 서비스, 심지어 국가안보와 우주·항법 데이터까지 국가의 신경망인 유리섬유에 실려 심해를 가로지른다. 그럼에도 해저케이블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정책적 관심을 두지 못했다. 문제는 관심의 부족이 곧 취약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해저 지진과 해류, 어선 닻 걸림 같은 우발 요인에 더해, 특정 구간을 노린 고의 훼손이나 사이버공격 가능성까지 겹치면, 케이블 하나의 단절이 산업과 행정 등 국가 전반의 장애로 번질 수 있다. 해저케이블을 민간 통신설비로만 볼 것인가, 국가 기반으로 볼 것인가는 정책의 출발점을 가른다. 지금까지는 사업자 자율과 비용 효율이 우선이었지만, AI 전환과 클라우드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기준을 바꿔야 한다. 핵심은 회복탄력성이다. 안전한 시스템은 고장이 ‘없다’가 아니라, 고장이 ‘나도 버틴다’. 이를 위해 첫째, 경로와 착륙지의 지리적 분산, 육상 구간 이원화 같은 다중화 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산업 특성에 맞춘 복구 시간 목표를 정해 장비·선박·인력의 상시 대기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 허가·조달·요금 인가 등 핵심 규제수단에 안전·복구 요건을 연동해, 안전이 비용 항목이 아니라 사업의 기본 조건이 되도록 해야 한다. 보안은 사이버와 물리를 함께 봐야 한다. 착륙국과 중계국에는 이중 전력과 냉각, 출입통제를 기본으로 하고, 24시간 보안관제와 이상징후 탐지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해상 구간은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과 해양 레이더, 드론·초계 체계를 연계해 위험구역을 동적으로 관리하고, 접근 패턴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전 구간 트래픽은 강한 암호화를 기본값으로 삼되, 메타데이터 수준의 이상 탐지로 변조·유출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체계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신·금융·클라우드·플랫폼이 함께하는 합동 레드팀·블루팀 훈련을 정례화하면 사이버-물리 융합 공격에도 대응력이 축적될 것이다.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국가가 뒷받침해야 한다. 다경로 확보나 심해 구간, 장거리 우회 루트처럼 수익성이 낮지만 국가에 반드시 필요한 투자에는 정책금융과 세제 지원이 유효하다. 대규모 장애에 대비한 재보험·공동보험 풀을 만들어 리스크를 분산하고, 정부·군·정보기관이 보유한 해양 위험지도를 민간과 상시 공유하면 설계·운영의 합리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인접국과 공동 매설과 상호 백업 협정을 추진해 지정학 리스크를 분산하는 외교적 해법도 병행할 때 효과가 커진다. 바다는 연결되어 있고, 연결이 곧 안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해저케이블/클라우드/국가 AI 인프라는 하나의 삼각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공공 GPU와 국가 LLM, 데이터 안심구역, 디지털정부 서비스는 안정적인 백본 없이는 힘을 쓰지 못한다. 케이블의 용량과 지연, 가용성은 곧 클라우드와 AI의 성능지표다. 평소에는 효율을 따지되, 위기 시에는 원칙이 바뀌어야 한다. 트래픽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하고, 해외·대체 루트로 경로를 우회하며, 공공·금융 같은 필수 서비스에 필요한 대역폭·지연·손실 한도에 대한 서비스 품질(QoS)을 강제하는 국가 AI 비상모드가 필요하다. 이런 장치가 있어야 데이터 흐름이 끊기지 않고, 데이터 주권이 구호를 넘어 실제로 작동할 것이다. 해저케이블은 바다 밑에 숨은 신경망이다. 오늘날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가 해저케이블 신설 투자와 공동 소유를 주도하고, 국제 데이터 사용 대역폭의 큰 몫을 차지하는 흐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해저케이블의 60% 이상을 하이퍼스케일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현실은 해저 인프라를 국가 주권 차원의 전략 자산으로 다루어야 함을 시사한다. 민간의 효율에 국가의 책무를 더하고, 법·제도·재정이 맞물리는 구조로 전환할 때 우리는 위기에도 끊기지 않는 연결과 더 강한 데이터 주권을 갖게 된다. 국가의 소버린이 해저케이블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작은 수면 아래 인프라를 국가 전략의 한가운데로 올려놓는 일이다. -
혐오가 아닌 이해가 필요한 화학물질 [이무열의 생활 안전]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1.03 10:38:51‘구연산으로 청소하고 락스로 마무리했는데 눈이 따갑고 구역질이 나며 어지럽다’는 한 소비자의 하소연을 접한 적이 있다. 산성 세제와 락스를 함께 사용하면 염소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산성 세제나 주방 세제 등과 혼합하여 사용하지 마십시오. 자극적인 가스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라는 제품 경고 문구를 잘 눈여겨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몇해전 락스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국민건강생활안전연구회가 2023년에 전국 성인 2046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생활 화학제품을 사용하기 전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점 만점에 3.18점에 불과했다.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 번거로움을 피하고도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정부는 화학 물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꾸준히 다져왔다.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 ‘인체적용제품의 위해성평가에 관한 법률’ 등이 시행되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초록누리’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독성정보제공시스템(Tox-Info)’을 통해 화학물질과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도 실제 사용 현장에서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정교한 규제도 소비자의 행동을 직접 통제할 수 없고, 아무리 많은 정보도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화학은 어렵고 독성학은 더욱 낯설다. 이해 부족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회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은 오용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그 유용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잘 안다. 화학물질도 첨단 과학의 산물이며, 막연한 기피는 과학이 제공하는 편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화학물질 혐오(chemophobia)’가 아니라 ‘위험 이해력(risk literacy)’이다. 앞선 조사에 따르면 생활 화학제품 관련 정보의 이해 난이도는 5점 만점에 2.73점이었다. 절반 가까운 소비자가 “내용이 어렵다”라고 답한 셈이다. 따라서 사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거나 경고 문구를 시각화하여 소비자들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은 누구의 몫인가? 화학 물질의 위해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은 먼저 정부의 제도에 기대게 된다. 다만 제도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규제에 머무르기 쉽다. 이런 점에서 시민사회와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소통 플랫폼으로서 ‘화학안전정책포럼’의 운영은 고무적이다. 운영을 시작한 지 벌써 서너해가 지났으니 그간의 성과를 돌아볼 때다. 보장된 국민의 참여가 실제로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논의가 얼마나 개방적이었는지, 일부 단체에 발언권이 집중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제도와 정책 설계에서 소비자 입장이 얼마나 고려되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물론 국내 산업계에서 화학 물질이나 제품 관련 규제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엄격하고 까다로워 사업하기 어렵다고 푸념하는 현실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산업계에 대한 규제 관리 차원을 넘어 종합적으로 소비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정부는 앞으로의 5년을 위한 ‘제2차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사전에 꼼꼼하게 규제책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소비자와의 소통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결국 소비자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되는 통로를 잘 마련할 때 비로소 ‘화학 물질 안전 사회’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 사회를 위한 방점은 소비자의 협력 없이는 찍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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