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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의 나라 중국, 새해 카운트다운은 별 볼 일 없네? [김광수의 중알중알]
국제 경제·마켓 2026.01.02 08:51:00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모여 새해를 맞는 카운트다운 행사를 즐겼는데요. 한국은 서울에서 보신각·광화문·잠실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주요 명소에도 새해를 축하하는 인파로 북적였죠. 새해 시작을 알리자 모인 사람들은 환호했고, 불꽃놀이나 화려한 조명쇼가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런 주요 도시의 새해맞이를 위해 여행을 떠날 정도인데요. 중국은 그런 목적으로 찾는 관광객들은 적은 편입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인데요. 중국도 주요 도시에선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른 나라들처럼 새해가 다가오는 것을 맞이하지만 임팩트가 약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화약을 발명한 나라지만 그 흔한 불꽃놀이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죠.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선 새해의 상징성이 양력보다는 음력에 더 있어, 춘제(春節·음력 설)를 진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날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최근 젊은층이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외, 주로 서방국가처럼 양력 1월 1일에 맞춰 카운트다운을 하는 문화가 유입되긴 했죠. 중국 최대 글로벌 도시인 상하이, 젊은이들이 많은 충칭 같은 지역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위해 젊은이들이 대거 도시로 몰린 것도 이런 이유일텐데요. 아직까진 음력 정월 초하루를 새해로 보는 시각이 많아 다른 지역의 행사는 규모가 작은 편이죠. 중국은 음력 설을 앞뒤로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을 할 정도로, 춘제를 연중 가장 큰 명절로 삼습니다. 우리나라 구정에 해당하는 음력 설 연휴가 중국에선 올해 기준 무려 9일(2월 15일~23일)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로 치면 신정인 위안단(元旦)은 올해 3일(1월 1일~3일)만 쉽니다. 그것도 일요일인 4일을 대신해 3일에 쉬면서 연휴를 사흘로 만들었고, 4일은 대체 근무로 출근을 하는 억지로 만든 3일 연휴입니다. 중국에서 춘제의 의미는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공식 연휴보다 앞서 휴가를 얻거나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을 찾는 경우도 흔합니다. 중국에선 이런 춘제 연휴에 안녕을 기원하며 폭죽을 터뜨리고 불꽃놀이를 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밤새도록 동네가 떠나갈 듯 터지는 폭죽에 실제로 잠을 이루기가 힘들 정도고, 화재나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했죠. 이 때 터뜨린 폭죽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대기오염이 심각해질 지경인데요. 그렇다 보니 1990년대 중반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심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것이 금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가 심했던 2020년대 이후에는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처벌 수위도 높아졌는데요. 최근에는 오히려 너무 규제가 심하다고 풀어줘야 하는 말이 나오면서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단속을 하지 않으며 묵인하는 지방정부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보니 의도적으로 각 지방정부에서 새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것을 자제시키기도 합니다. 음력 설에 비해 많지 않더라도 폭죽을 사용하거나 불꽃놀이를 할 경우 화재, 폭발사고 등의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겠죠. 우리나라에서 할로윈 당시 좁은 지역에 수많은 인원이 모여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처럼 14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선 더 큰 부상사고가 벌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경찰, 소방인력 등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방정부들은 최대한 이런 행사를 못하게 막는 게 당연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그래도 시대가 변하면서 어느 정도의 행사는 허용되는 분위기인데요. 폭죽이나 불꽃놀이 등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대신 레이저쇼·미디어파사드 등 다양한 조명을 활용하거나 드론쇼 등을 더하는 방식도 늘어났습니다. 전통 공연이나 가수 등이 출연하는 행사도 기획되긴 하지만 인원은 적정선을 유지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입니다. 결국은 애초에 통제 불가능한 변수를 만들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다른 지역보다 수도 베이징은 새해 맞이 행사가 밋밋하기 그지 없습니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역사의 도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의 대표 도시임에도 상하이에 비하면 아주 초라한 수준인데요. 산리툰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지역이나 일부 대형 쇼핑몰에서 올해 관련 행사가 열리긴 했지만 주최측이 별도로 없이 사람들이 모여서 새해를 축하하는 수준이었고, 새해가 되고 나니 거의 강제 해산되다시피 해서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나마 베이징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는 시 외곽의 만리장성이 있는 곳에서 열렸는데요. 아무래도 정치 중심인 수도인만큼 대규모 군중이 모여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코로나19 당시 백지시위가 벌어진 이후 베이징에선 불특정 다수가 모이기만 해도 이를 차단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가 깔려 있습니다. 중국의 새해 카운트다운이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신 경우 진정한 중국의 새해를 경험하려면 춘제를 맛보는 것도 좋긴 합니다. 문제는 이 시기가 여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인데요. 국내 이동 교통편을 구하는 것이 14억 중국인과 경쟁해야 하는 전쟁에 맞먹는 수준이고, 숙박비는 비싸지고 문을 닫는 식당도 늘어난다는 점은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
'삼성바이오 신화' 김태한 회장은 왜 HLB그룹을 선택했을까 [Why 바이오]
증권 국내증시 2026.01.02 07:59:00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국내 바이오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시킨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가 HLB(028300)그룹 바이오 총괄 회장으로 합류했다. 바이오 업계에서 이미 검증된 경영자가 HLB그룹을 선택한 데는 신약 개발 단계부터 허가·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태한 HLB그룹 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종합화학 상무, 삼성토탈 전무, 삼성전자 부사장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사업 전략과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다. 삼성그룹에서 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던 김 회장은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주목했고, 2011년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대표직을 세 차례 연임하며 약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김 회장은 대규모 생산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규제기관 대응, 품질 시스템 고도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기간에 글로벌 빅파마들의 주요 생산 파트너로 자리 잡았고,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였다. 업계 일각에서 김 회장을 ‘산업의 기준을 만든 경영자’로 평가하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까지 올랐던 김 회장이 HLB그룹을 선택하자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김 회장이 그의 경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회사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HLB그룹은 간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을 필두로 약 20년간 신약 개발 연구를 이어왔다. 현재는 간암과 담관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등 그룹 주요 파이프라인의 허가 단계 진입 또는 임상 관련 주요 이벤트와 함께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HLB그룹이 연구 성과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김 회장은 HLB그룹에 바이오 총괄 회장으로 합류했다. 단일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의 신약 개발 전략과 실행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불확실성이 큰 품목허가와 상업화 단계에서 김 회장이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의 경력이 제조 역량과 품질 관리, 규제 대응, 공급망 구축, 글로벌 파트너십 등이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현 상황에 특화돼 있어서다. 실제 HLB그룹은 김 회장의 역할을 명예직이 아닌 ‘실행 총괄’로 규정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의사결정 구조 정비와 허가·상업화 전략 고도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LB그룹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아니라 임상 성과를 실제 제품과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김 회장의 경험은 그 과정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中보다 6년 빨랐지만…'도돌이표 규제' 갇힌 K-휴머노이드
산업 기업 2026.01.02 07:48:07국내 최초로 상업용 서비스를 위해 보행자 도로를 달린 로봇은 2019년 12월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기기 ‘개미’다. 로보티즈는 국내 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등에서 실증 사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개미와 같은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일반 보도를 실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2023년 11월이다.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돼 실외로 못 나가던 이동로봇이 실증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나서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시행되며 족쇄가 풀렸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로봇과 휴머노이드 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기술 개발과 실증에 나섰지만 기존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한국 로봇 산업의 혁신과 성장 속도를 제약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지능형 로봇 개발 촉진법은 다른 규제를 양산하기도 했다. 법에 따라 실외 이동로봇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질량 및 폭 제한 △운행 속도 △겉모양 △동적 안전성 △비상 정지 △운행구역 준수 △속도 제어 △장애물 감지 △알림음 △등화장치 △방수 성능 △물리적 보안 △횡단보도 통행 △관제장치 △통신 장애 대응 △원격조작 등 법에 따라 실외 이동로봇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질량 및 폭 제한 △운행 속도 △겉모양 △동적 안전성 △비상 정지 △운행구역 준수 △속도 제어 △장애물 감지 △알림음 △등화장치 △방수 성능 △물리적 보안 △횡단보도 통행 △관제장치 △통신 장애 대응 △원격조작 등 16가지 인증을 받고 있었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 11월 16가지 인증을 8개로 통폐합했다. 8가지 인증을 모두 받는다고 해도 실외 이동로봇이 외부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인증을 마친 로봇은 경사로 최대 속도 제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통행 시 원격 승인 후 자율주행 등의 규제를 또 받고 있다. 이런 통제들을 따르더라도 자율주행 시험에는 도처에 제약과 장애물이 놓여 있다. 예를 들어 공원을 지날 때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공원 관리 주체의 허가를 받아서 정해진 곳만 이동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등 ‘실제 세상(Real World)’에 대한 데이터 축적이 핵심인데 준비된 무대를 달려야 하니 기술 발전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외 이동로봇이 부품을 교체하면 다시 로봇산업진흥원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마치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하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같은 곳에서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실외 이동로봇의 활용처를 넓히기 위해 공원에서 서빙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두 팔을 달면 또 운행 불가다. 한 규제 기관의 관계자는 “지능로봇법·공원법 어디에도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로봇 팔의 길이나 안전성 등이 확인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에 질린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로봇을 상용화한 뒤 국내에 출시는 할 수 있을까. 국내 법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원점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실증 사업을 시작했던 2019년부터 지금까지 규제와 씨름하고 있는 사이 전 세계 상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은 중국이 장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의 중국 업체 점유율은 84.7%에 달한다. 로봇 산업이 ‘규제의 만리장성’에 직면해 혁신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 재연될 우려는 높은 편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규제를 풀어 산업을 육성할 책임이 있는 정부 부처(산업통상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경찰청)가 각자 권한만 행사하면서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격차를 좁힐 수 없을 정도로 기술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세우며 중국 ‘제조 2025’보다 6년이나 빨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탁상행정과 규제 편의주의에 빠져 로봇 산업 발전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이에 여당이 앞장서 “향후 5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정부에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는 규제를 일거에 해소할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메가 샌드박스’를 구축해 기존 규제 유예와 교육·인력·금융, 인프라 조성 등을 지원하는 총력전을 펼쳐야 미중의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봇공학 전문가인 고경철 고영테크놀로지 전무는 “로봇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강화할 수 있게 인프라 측면의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로봇 훈련소처럼 정부 차원의 공동시험장이나 테스트필드를 만들어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 제조 생태계 탄탄…삼성·LG '자체 피지컬 AI' 개발 속도전 ■진격의 K휴머노이드 美中 머니게임·물량공세 주도권 싸움 속 韓기업 제조기술 앞세워 피지컬AI 틈새공략 현대차 '뉴아틀라스' 근로 2000시간 돌파 실험단계 넘어 현장투입 양산체제 초읽기 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해 직접 개발 현대차그룹의 로봇 대표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처음 내놓은 아틀라스는 곡예사처럼 텀블링을 하는 로봇으로 유명했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유압식 액추에이터(로봇 관절)를 사용해 소위 근력은 좋았지만 무거운 무게와 가동 시간이 문제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4년 11월 관절을 전자식으로 교체한 ‘올 뉴 아틀라스’를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 뉴 아틀라스는 작업 현장에서 인간처럼 엔진 커버 부품을 들고 수납 공장에 꽂아 넣었다. 인간처럼 일하는 올 뉴 아틀라스의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자 단숨에 조회수가 240만 회에 달했다. 진화된 올 뉴 아틀라스가 6일(현지 시간) 실제 세상(real world)에 데뷔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일 “올 뉴 아틀라스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작업 현장에 투입돼 근로 시간이 2000시간을 넘었다”면서 “6일 개막할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을 통해 주요 기능 소개와 본격 양산을 위한 시간표 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뉴 아틀라스를 앞세워 올해부터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비상할 계획이다. 2026년은 제조와 관련 부품, 서비스를 포함해 잠재 시장이 8경 원에 달하는 휴머노이드 산업이 활짝 개화하며 미중을 비롯해 한국·일본·독일 등 제조 강국 간 기술 및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한다. 경제 단체의 한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산 혁명을 이룰 최종 병기”라며 “자동차·반도체처럼 제품 생산 경험과 데이터가 많은 기업, 국가가 더 좋은 제품과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전쟁에 앞장서 국력을 쏟아붓는 곳은 단연 중국이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로봇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해 현실 데이터(real data)를 쌓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 업체인 비야디(BYD)는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테크가 만든 휴머노이드 워커S2를 지난해에만 1000대를 생산 라인에 투입했다. 이들 로봇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며 ‘무한 근무’가 가능하다. 중국은 지난해 ‘15차 5개년(2026~2030년) 로봇 산업 발전 규획’을 발표해 2030년 전 세계 로봇 산업의 40%를 점유하는 ‘초한전(超限戰)’을 선언했다. 특히 공급망을 자국 내 ‘폐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대목이 관심을 끈다. 중국은 핵심 부품의 92%를 중국산으로 채운다는 계획인데 휴머노이드가 그간 기술력이 뒤처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한번에 뒤집을 ‘게임체인저’라고 여기는 셈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만든 로봇 핵심 부품 감속기는 일본·독일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반값이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원팀으로 장쑤·저장·상하이 등 장강 삼각주와 선전·둥관을 축으로 한 주강 삼각주 등지에 감속기와 서보 모터, 제어기, 센서, 배터리 등 부품 공급과 시스템 통합이 가능한 ‘메가 로봇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로봇 행정명령’을 발령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와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와 유사하다. 실제 데이터를 많이 쌓을수록 폭발적 기술 성장이 가능하다. 아이가 반복적 학습과 행동을 통해 이해력이 높아지고 세상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과 비슷하다. AI와 휴머노이드 원천 기술에서 앞서 있는 미국 빅테크들은 ‘머니 게임’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산업으로 성장할 휴머노이드를 중국에 내주지 않으려 속도전에 나선 셈이다. 테슬라는 올해 5만~10만 대의 옵티머스를 양산할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업체 앱트로닉은 50억 달러(약 7조 원) 기업가치를 목표로 4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협상을 구글 등과 진행 중이다. 구글은 모회사인 알파벳이 조성한 독립 성장 펀드 캐피털G를 통해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피지컬인텔리전스에 6억 달러(약 8800억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미국계 자금은 전직 엔비디아 연구원들이 설립한 스위스의 플렉션로보틱스에 약 5000만 달러, 피규어AI에 약 10억 달러 등을 투입했다. 미국(25%)은 중국(30%)에 이어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양강 체제를 이뤘지만 부실한 부품 생태계와 약한 제조 기반이 흠이다. 제조 강국인 한국과 일본·독일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해 휴머노이드를 직접 개발하고 있으며 LG전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차세대 ‘K-AI 휴머노이드’ 연구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산업용 로봇 세계 1위인 일본도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무라타제작소 등 산업용 로봇 회사들이 대거 참가한 ‘교토휴머노이드협회’를 만들고 2027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 나선다. 독일도 에자일 로봇과 뉴라로보틱스 등 휴머노이드 유니콘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첨단 휴머노이드의 자체 개발과 함께 미중 간 ‘로봇 전쟁’에서도 한국 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휴머노이드를 움직일 AI 모델은 반도체칩(두뇌), 이미지 센서(시각), 배터리(에너지원) 등이 필요한데 관련 산업은 한국의 경쟁력이 앞서 있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로봇 패권 다툼에서 새로 형성될 공급망에 우리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게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반도체, 정밀 장비, 부품 등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제조 생태계가 있다”면서 “정밀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수요를 확대하고 K로봇 생태계 구축, 글로벌 협력이라는 3대 축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中 로봇 전공자 58만, 美엔 개발자만 17만…韓은 3만명으로 '고군분투' ■국내 인재풀 확대 시급 中, 대학·기업 연구인력 '선순환' 인해전술로 특허출원·기술 높여 '확실한 보상' 美엔 인재 몰려들어 韓, 석박사급 양성 목표 고작 300명 인재는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단기간에 현장에 투입할 고급 인력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과 연구, 인재 육성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공계 인재 우대책을 펼쳤던 중국은 많은 로봇 및 인공지능(AI) 관련 연구자들이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앞선 로봇 기술과 자본력을 보유한 미국에는 전 세계 인재들이 여전히 몰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로봇 인재 풀은 국내 연구 인력도, 외부 수혈도 부족해 휴머노이드 경쟁력 강화에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 1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중국이 주도하는 AI·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학의 로봇 관련 전공 재학생 수는 2024년 기준 58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전체 로봇 전공자의 42% 수준이다. 중국은 2020~2024년 41개 주요 대학에서 스마트제조공학, 접적회로 설계 및 집적 시스템, 로봇공학 등 로봇과 AI 관련 전공을 신설했다. 매년 풍부한 기술 인력이 기업과 연구소에 들어가 연구 실적을 내면서 산업 발전을 리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출원 건수는 5688건으로 미국(1483건)과 일본(1195건)을 압도했다. 중국의 인해전술은 글로벌 로봇 기술을 이끌고 있는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몸부림이다. 미국은 17만 명의 로봇공학 엔지니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 업무 환경과 연구 수준,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 등으로 전 세계에서 인재들이 모여든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휴머노이드 발전·확산에 따라 2022년부터 2032년 사이 로봇공학 엔지니어와 관련한 고용 시장이 평균 3.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퇴 인력 대체와 신규 채용 수요가 활발해 약 9000명의 엔지니어가 단기에 로봇 분야에서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한국은 로봇 산업 인력이 3만 4000여 명에 불과하다. 산업통상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로봇 산업 인력은 제조용 로봇 분야 1만 975명, 서비스용 로봇 분야 8348명,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 분야 1만 5326명 등 총 3만 4649명이다. 2023년(3만 3839명)보다 겨우 2.4% 늘었다. 로봇 산업 관련 사업체는 2509개였는데 중소기업이 98.0%를 차지했고 매출 10억 원 미만이 65.1%에 달했다. 인재 양성 프로그램 규모도 작은 편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2024년부터 5년간 석박사급 첨단 로봇 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그 수가 300명에 그치는 실정이다. 박철완 서강대 교수는 “휴머노이드 경쟁력에 경제와 안보가 달린 만큼 절실한 마음으로 전폭적인 예산 확대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을 습득한 전임 교원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장위10구역, 17년만에 착공
부동산 정책·제도 2026.01.02 07:00:00사랑제일교회와의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던 성북구 ‘장위10구역’이 착공한다. 성북구는 장위10구역 재개발 사업의 착공 신고가 최종 처리했다고 1일 밝혔다. 장위10구역은 지난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사랑제일교회와 이주비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조합은 총회를 통해 사업 대상지에서 교회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정비구역을 조정, 사업을 재추진했다. 10구역은 약 9만 1362㎡ 부지에 총 1931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해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공주택 341가구는 분양주택과 혼합 배치된다. 또 5900㎡ 규모의 문화공원, 도서관, 주민센터 등 공공기반시설을 조성하고, 핵심도로인 돌곶이로를 확장해 인근 해제지역의 교통혼잡을 완화할 계획이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는다. 성북구는 이번 착공신고로 장위10구역뿐 아니라 장위뉴타운 사업 전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장위13구역은 최근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2.0'과 함께 '재정비촉진사업 규제혁신 방안'을 적용하면서 재개발 사업이 재개된 바 있다. 또 낮은 수익성으로 사업이 정체됐던 장위14구역 역시 서울시의 규제철폐 36호인 '재정비촉진계획 수립 기준 개선' 적용에 따른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성북구의 한 관계자는 “신속한 절차 진행으로 성공적으로 장위10구역 정비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뉴타운 규제 완화에…상계1구역, 분담금 대신 환급금 받나 [부동산 뉴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6.01.02 06:57:02▲AI 프리즘* 맞춤형 경제 브리핑 * 편집자 주: ‘AI PRISM’(Personalized Report & Insight Summarizing Media)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뉴스 추천 및 요약 서비스’입니다. 독자 유형별 맞춤 뉴스 6개를 선별해 제공합니다 [주요 이슈 브리핑] ■ 거래 절벽의 역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60.2% 급감한 4395건에 그쳤다. 매수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며 서울 임대차 거래는 2.3% 증가했고,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9166가구로 1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 대출 빗장 해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은행이 1월 2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을 일제히 재개한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 10억 원 한도 제한을 해제하고, 각 은행이 대환대출과 MCI 가입도 허용해 연초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 뉴타운 틈새 기회: 서울시의 재정비촉진사업 규제 완화로 상계1구역이 용적률 215%에서 260%로 상향을 추진하며 비례율 113%를 달성할 전망이다. 전용 84㎡ 기준 약 1억 1500만 원 환급 가능성이 제기되며, 초기 투자금 3억 원 미만의 소액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 관심 뉴스] 서울시의 재정비촉진사업 규제 완화로 상계1구역이 용적률을 215%에서 260%로 높이며 비례율 113%를 달성할 전망이다. 전용 84㎡ 분양 시 약 1억 1500만 원 환급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건축 규모도 1388가구에서 1746가구로 358가구 증가한다. 2구역·5구역은 전용 84㎡ 매물 시세가 2억 원 후반~3억 원대로 초기 투자금 3억 원 미만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10·15 규제로 관리처분인가 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므로, 매도 어려움을 감안한 장기 투자 관점 접근이 필요하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3중 규제가 적용되면서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395건으로 전월 대비 60.2% 급감했다. 수도권 전체 거래량도 30.1% 줄어든 반면, 지방은 12.1% 증가해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9166가구로 2012년 3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방 악성 미분양이 2만 4815가구로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서울 매수 수요가 전월세로 이동하면서 임대차 거래는 6만 891건으로 2.3% 증가해, 규제 지역 투자자들은 단기 관망 후 임대차 시장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5대 시중은행이 1월 2일부터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일제히 완화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신용·전세자금대출 대환을 재개하고,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 통한 주담대 접수를 5개월 만에 허용한다. 하나은행은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 10억 원 한도 제한을 해제해 사실상 정상화된다. IBK기업은행도 보유주택 처분 조건부 전세대출을 전면 허용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연초 대출 영업 자제를 주문하고 있어 실제 대출 승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므로, 투자자들은 연초 자금조달 계획을 조기에 수립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자 참고 뉴스] 강남구 개포현대2차, 개포우성4차 등 양재천 인근 재건축 단지들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위해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을 계획하고 있으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고덕 아르테온은 공공보행로 외 전 구역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위반 시 20만 원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설 미개방 시 건축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2m 이내 담장 설치로 동선을 비효율화하면 사실상 입주민 전용 공간화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기부채납을 통한 국공유지화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은 재건축 단지의 커뮤니티 개방 조건이 실제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한국산업은행의 정책자금에 대해 거액 여신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특정 기업에 기본자본의 25% 초과 대출이 제한됐으나, 이번 조치로 반도체·AI 등 첨단전략산업기금 공급이 원활해졌다. 산은은 올해 78조 5000억 원을 시장에 공급하며, 시설자금 23조 원과 운영자금 41조 7000억 원을 대출로 집행한다. ‘AI 대전환 지원자금’과 ‘미래전략산업지원 프로그램’도 신규 출시되어, 첨단산업 연관 부동산(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투자자들에게 간접적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6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단독가구 기준 247만 원으로 전년 대비 19만 원(8.3%) 인상됐다. 부부가구는 395만 2000원으로 30만 4000원 상향됐다. 고령층의 공적연금 소득(7.9%)과 사업소득(5.5%) 증가, 주택(6.0%)·토지(2.6%) 자산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선정기준액이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의 96.3% 수준까지 육박해 사실상 중위소득에 근접했다. 고령 투자자들은 부동산 자산이 소득인정액에 반영되므로 기초연금 수급 자격과 투자 포트폴리오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 기사 바로가기: ▶ 기사 바로가기: ▶ 기사 바로가기: -
[사설] '입틀막법' 강행하더니…美 국무부도 “중대한 우려” 압박
오피니언 사설 2026.01.02 00:02:00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차관도 X(옛 트위터)를 통해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의 입법에 대해 잇따라 비판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메타·구글 등 미국계 거대 플랫폼 기업들도 규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이미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차별적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왔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이 미국을 자극했을 것이다. 미국은 최근 DSA를 주도한 인사들에게 입국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물론 우리나라의 입법권에 대한 미국의 연이은 간섭을 달갑게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여당이 치명적 결함을 안은 법안을 졸속으로 밀어붙여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올 7월 시행될 이 법안은 허위·조작 정보 유포를 금지·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규제의 잣대가 매우 모호해 권력의 입맛에 따른 자의적 해석과 과잉 집행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입틀막법’이라는 오명이 붙은 이유도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는 사실에 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빅테크의 활동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특정 국가의 법이 글로벌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뉴노멀’이 됐다. 이런 현실을 간과하고 졸속적으로 강행된 ‘입틀막법’으로 인해 헌법적 가치 훼손이라는 내부적 문제와 통상 마찰이라는 대외적 리스크를 동시에 안게 된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 복잡한 관세 및 무역 협상을 이어가는 와중에 굳이 새로운 비관세장벽 논란을 자초하고 외교적 마찰까지 야기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고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명분 없는 고집으로 민주주의는 물론 국익마저 위태롭게 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
국민 46% "경제 어려울것"…李, 구조개혁·성장에 방점
정치 청와대 2026.01.01 18:49:03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함께 사는 세상’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 대한국민과 함께 열겠다”고 했다. 이날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이같이 적어 신년사와 같은 대한민국 대도약으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의 성장 무게중심은 그만큼 민생경제 회복이 시급하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시각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경기 전망 국민 인식 조사(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5명)’ 결과 응답자의 46.4%는 올해 한국 경제가 ‘현재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코스피 지수 4000포인트 돌파와 수출 7000억 달러 달성 등 수치상 지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도 신년사 주요 발언 가운데 ‘성장’을 41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특정 계층과 기업이 아닌 ‘모두의 성장’을 강조했다. 국민(35회), 전환(16회), 경제(13회), 기업(12회) 등 주요 키워드를 봐도 성장에 무게 추가 실려 있다는 지적이다.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집값과 원·달러 환율 문제는 고민거리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48%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도 1421.97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보다 높았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혔듯 6대(규제·금융·공공·연금·노동·교육) 핵심 분야의 구조 개혁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들 과제에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론에 유독 민감한 이 대통령이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긴 호흡을 갖고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챗봇서 행동하는 AI로 진화…'활용 설계'가 관건"
사회 피플 2026.01.01 17:54:51“인공지능(AI)이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분기점에 들어섰습니다. AI가 산업과 사회 전반의 구조를 개편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죠.”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임지와 파이낸셜타임스가 2025년 올해의 인물로 AI 설계자들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며 “지금은 AI에 대해 과대평가도, 과소평가도 아닌 냉정한 관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인공지능학회의 혁신적 AI 응용상을 네 차례 수상한 이 교수는 국내외 과학 저널에 AI에 관한 논문을 100편 이상 발표하는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AI 전문가’다. 그는 2025년을 ‘AI 대중화의 원년’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술적 진화가 당장 급격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전문가들은 현재 AI의 지능 수준이 아이큐(IQ) 148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굉장한 발전이지만 이 시점에서 정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기업이나 개인 등 사용자들이 AI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어디에 적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AI의 진보를 성능이 아니라 활용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올해가 AI를 본격적으로 응용하는 시기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사용 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큰 기회”라며 “앞으로 2~3년간 기술 발전이 정체될 수 있는데 이는 한국 기업에 있어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AI의 무게중심이 챗봇과 생성형 서비스에서 ‘행동하는 AI’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사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형태가 본격화되면서 단순 대화형 AI를 넘어서는 단계가 될 수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언제 상용화될지는 결국 그에 맞는 모델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기술보다 응용 설계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빅테크 간 AI 기술·서비스 경쟁 구도에 대해 “오픈AI의 챗GPT 이후 빅테크들이 앞다퉈 AI 모델을 내놓았지만 체감 성능의 차이는 크지 않다”며 “실리콘밸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많은데 일론 머스크가 세운 xAI의 ‘그록’ 최신 버전이 나오면 경쟁 구도는 선명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검색을 하지 않고 AI에 바로 답을 얻는 시대가 왔다”며 “이는 구글이나 네이버 등 검색 기반 기업의 수익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불거진 ‘AI 거품론’에 대해 이 교수는 역사적 비교를 꺼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장비 기업 시스코가 시가총액 1위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은 것은 구글·아마존·페이스북 같은 서비스 기업이었다”며 “AI 역시 아직 ‘AI에 최적화된 기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약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거품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최적화된 기기로 자리 잡기까지 15년 정도 걸렸다”며 “AI에 맞는 하드웨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로봇일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기기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해 이 교수는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규제를 큰 변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에 강한 나라이며 지금은 분명한 기회의 시기”라면서 “다만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신기술을 도입하려면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품도, 마법도 아닌 ‘도구’인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이 신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경제성장과 국가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인사] 행정안전부 외
사회 피플 2026.01.01 17:52:12◇행정안전부 △법사조직과장 김민철 △통합포털정책과장 정현관 △지방재정보조금정보과장 구효선 △지방소득소비세제과장 김우철 △상황총괄담당관 배상원 △보건사회재난대응과장 장형석 △자연재난현장지원과장 고수웅 △감사담당관 임종필 △서울상황센터장 안승만 △국가기록원 디지털혁신과장 이젬마 △정부청사관리본부 시설관리과장 김창신 △정부청사관리본부 서울청사관리소 시설과장 최병배 △정부청사관리본부 광주청사관리소장 이철호 △정부청사관리본부 제주청사관리소장 정태옥 △정부청사관리본부 대구청사관리소장 황재훈 △정부청사관리본부 경남청사관리소장 김갑용 △국가재난안전교육원 기획협력과장 박상국 △대통령기록관 기록보존과장 김명옥 ◇문화체육관광부 △재정담당관 조성제 △공연전통예술과장 강은영 △문화산업기반과장 신용식 △문화수출통상과장 김도영 △영상방송콘텐츠산업과장 김지희 △관광산업진흥과장 장석인 △지역관광개발과장 이승재 △국민관광진흥과장 김명호 △국제관광정책과장 김진희 △국제관광서비스과장 김은희 △융복합관광과장 김나나 △스포츠인권복지과장 박진석 ◇산업통상부 △산업규제혁신과장 유은 △화학산업과장 김건혁 △자원안보팀장 김대영 ◇보건복지부 △의료혁신총괄과장 양정석 △보험정책과장 김한숙 △보건산업정책과장 김건훈 △재정운용담당관 박은정 △통합돌봄사업과장 변성미 △기초의료보장과장 강준 △의료기기화장품산업과장 김유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경영안정지원과장 손후근 △중소기업제도과장 남정령 △판로정책과장 이지호 △기술보호과장 김성훈 △창업생태계과장 남정렬 △소공인성장촉진단장 김현동 ◇지식재산처 △특허심판원 수석심판장 박미영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관리국장 최홍석 ◇기상청 △차장 이정환 △국립기상과학원장 강현석 △대전지방기상청 청주기상지청장 김경립 △광주지방기상청 관측과장 이명희 △대전지방기상청 청주기상지청 관측예보과장 김병철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기획과장 이봉주 △항공기상청 기획운영과장 강광현 △대구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장 이현숙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 한창헌 △인사과장 엄기철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승진>△상무보 박지웅 이상걸 김동현 ▶한국투자증권<승진>△상무보 김우식 김진욱 김태훈 박준영 박춘성 이상현 이영주 이혜정 조성구 최영호 홍승호 ▶한국투자저축은행<승진>△상무보 김병욱 장윤호 ▶한국투자파트너스<승진>△상무보 정화목 남태우 이상화 △투자이사 김희진 △이사 유우람 송희 ▶한국투자신탁운용<승진>△상무보 김동주 은치관 이경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승진>△상무보 김인규 ▶한국투자캐피탈<승진>△상무보 박승일 ◇BNK부산은행 <부행장 승진>△영업지원그룹장 노준섭 <부행장보 승진>△준법감시인 윤영지 △IT그룹장 배진호 △경영기획그룹장 김용규 <상무 신규 선임>△동부영업그룹장 박문철 △리스크관리그룹장 조현일 △기업고객그룹장 김영준 △수도권영업그룹장 신동훈 △개인고객그룹장 장인호 △금융소비자보호총괄 최정희 ◇BNK경남은행 <부행장 승진>△중부영업그룹장 허종구 <부행장보 승진>△투자금융·수도권영업그룹장 박상호 △서부영업그룹장 임재문 <부행장보 신규 선임>△리스크관리그룹장 김주성 <상무 신규 선임>△영업지원그룹장 이강원 △자금시장그룹장 김영혁 △개인·기업고객그룹장 김기범 △준법감시인 신준호 ◇산은캐피탈 <승진>△기획관리본부장 전무 조승현 △영업지원본부장 상무 임근석 △리테일금융본부장 상무보 염정호 △준법감시인 상무보 문호봉 <전보>△투자금융본부장 상무 김종일 ◇SBS <부국장 승진>△편성실 홍보팀장 이은지 △〃 아나운서팀장 최영아 △보도본부 국제부장 한승희 △〃 보도IMC팀장 류희준 △〃 논설위원실 양만희 △〃 정책·문화부 이주형 △경영본부 방송기술팀 조동익 <부장 승진>△편성실 아나운서팀 박은경 이혜승 △보도본부 정치부 정영태 △〃 경제부 한승구 △〃 사회부 박상진 △〃 국제부 도쿄특파원 문준모 △〃 미래부 정준기 △경영본부 총무팀 황윤섭 △〃 방송기술팀 이상태 최도인 홍창훈 ◇중앙일보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겸 딜리박스중앙 대표이사 박장희 △주필 고현곤 △대기자 겸 중앙일보USA 대표이사 남윤호 △대기자 고대훈 △칼럼니스트 이현상 △논설위원 권혁주 ◇세계일보 <승진>△경영전략실장 엄형준 △논설실장 조남규 △디지털미디어국장 김기환 △수석논설위원 김기동 ◇코리아타임스 △상무 김재경 ◇이데일리M <부국장대우 승진>△이코노미스트 편집국장 권오용 ◇아시아투데이 △강원도 취재본부장(대기자) 김철수 ◇시사저널 <승진>△편집국장 송길호 △부편집국장 겸 사회탐사팀장 감명국 -
中보다 6년 빨랐지만 도돌이표 규제…"메가 샌드박스로 풀어야"
산업 기업 2026.01.01 17:51:37국내 최초로 상업용 서비스를 위해 보행자 도로를 달린 로봇은 2019년 12월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기기 ‘개미’다. 로보티즈는 국내 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등에서 실증 사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개미와 같은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일반 보도를 실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2023년 11월이다.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돼 실외로 못 나가던 이동로봇이 실증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나서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시행되며 족쇄가 풀렸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로봇과 휴머노이드 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기술 개발과 실증에 나섰지만 기존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한국 로봇 산업의 혁신과 성장 속도를 제약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지능형 로봇 개발 촉진법은 다른 규제를 양산하기도 했다. 법에 따라 실외 이동로봇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질량 및 폭 제한 △운행 속도 △겉모양 △동적 안전성 △비상 정지 △운행구역 준수 △속도 제어 △장애물 감지 △알림음 △등화장치 △방수 성능 △물리적 보안 △횡단보도 통행 △관제장치 △통신 장애 대응 △원격조작 등 16가지 인증을 받고 있었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 11월 16가지 인증을 8개로 통폐합했다. 8가지 인증을 모두 받는다고 해도 실외 이동로봇이 외부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인증을 마친 로봇은 경사로 최대 속도 제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통행 시 원격 승인 후 자율주행 등의 규제를 또 받고 있다. 이런 통제들을 따르더라도 자율주행 시험에는 도처에 제약과 장애물이 놓여 있다. 예를 들어 공원을 지날 때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공원 관리 주체의 허가를 받아서 정해진 곳만 이동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등 ‘실제 세상(Real World)’에 대한 데이터 축적이 핵심인데 준비된 무대를 달려야 하니 기술 발전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외 이동로봇이 부품을 교체하면 다시 로봇산업진흥원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마치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하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같은 곳에서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실외 이동로봇의 활용처를 넓히기 위해 공원에서 서빙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두 팔을 달면 또 운행 불가다. 한 규제 기관의 관계자는 “지능로봇법·공원법 어디에도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로봇 팔의 길이나 안전성 등이 확인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에 질린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로봇을 상용화한 뒤 국내에 출시는 할 수 있을까. 국내 법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원점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실증 사업을 시작했던 2019년부터 지금까지 규제와 씨름하고 있는 사이 전 세계 상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은 중국이 장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의 중국 업체 점유율은 84.7%에 달한다. 로봇 산업이 ‘규제의 만리장성’에 직면해 혁신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 재연될 우려는 높은 편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규제를 풀어 산업을 육성할 책임이 있는 정부 부처(산업통상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경찰청)가 각자 권한만 행사하면서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격차를 좁힐 수 없을 정도로 기술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세우며 중국 ‘제조 2025’보다 6년이나 빨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탁상행정과 규제 편의주의에 빠져 로봇 산업 발전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이에 여당이 앞장서 “향후 5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정부에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는 규제를 일거에 해소할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메가 샌드박스’를 구축해 기존 규제 유예와 교육·인력·금융, 인프라 조성 등을 지원하는 총력전을 펼쳐야 미중의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봇공학 전문가인 고경철 고영테크놀로지 전무는 “로봇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강화할 수 있게 인프라 측면의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로봇 훈련소처럼 정부 차원의 공동시험장이나 테스트필드를 만들어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희토류 효과 톡톡히 본 中, '전략광물' 쥐고 협상 판 흔든다
국제 정치·사회 2026.01.01 17:50:29“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개혁 개방으로 중국 경제를 일으킨 덩샤오핑이 1992년에 남긴 말이다. 30여 년이 지나 그의 예견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는 최고의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 중국은 고율 관세를 퍼부으며 강공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맞대응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희토류 지배력을 무기로 관세와 수출통제 양보를 받아냈고 결국 승리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희토류 효과를 톡톡히 본 중국이 이번에는 은을 ‘제2의 희토류’로 들고 나왔다. 중국 정부는 1일부터 텅스텐·안티몬과 더불어 은의 수출통제를 시작하며 수출 자격과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당초 중국 국무원은 2017년 ‘전국광물자원계획’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희토류 등 24종의 광물을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관리해왔으나 은은 이 목록에 없었다. 은이 새롭게 규제 목록에 포함된 이유를 두고 중국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은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가치도 매우 높다. 전기전도율이 높아 인공지능(AI)과 태양광·전기차·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전반에서 넓게 쓰이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배터리 전기차는 한 대당 25~30g의 은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은은 최근 5년 연속 품귀 현상을 빚었으며 지난해 전 세계 은 수요와 공급의 격차는 3660톤에 달했다. 올해는 7000~8000톤의 은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은값 상승률은 금값 상승률(60%)의 두 배를 넘는 160%에 달했을 정도다. 중국의 은 통제 소식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에 “매우 좋지 않은 징조”라면서 “은은 수많은 산업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금속”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대다수가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통제로 이미 영향을 받았거나 받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관련 시장에서는 중국의 지배적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제·가공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의 은 생산국 중 한 곳인 동시에 매장량도 세계 최대 수준이다. 중국의 지난해 은 생산량은 5910톤으로 멕시코(6843톤)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 전 세계 은 무역량에서 중국은 약 23%를 차지했다. 글로벌 정제 능력 91%를 자랑하는 희토류보다는 낮은 비중이지만 글로벌 공급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수출허가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100달러(약 14만 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은 전략 광물 수출통제를 대외 협상 카드로 활용해왔다. 2023년에는 갈륨과 게르마늄, 2024년에는 안티모니, 지난해에는 희토류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으로 통제 범위를 넓혔다.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99%, 텅스텐의 83%, 비스무트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흑연과 텔루륨·규소·인듐·바나듐도 7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 1위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은 수출통제 조치를 두고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부산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도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협상 지렛대로 활용한 전력이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도 은을 전략자산으로 속속 편입시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핵심 광물’ 목록에 구리·우라늄 등과 함께 은을 추가했다. 이후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브라질,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도 은을 공식 비축 또는 전략 자산에 잇따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
뉴타운 규제 완화에… 상계1구역, 분담금 대신 환급금 받나[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6.01.01 17:43:16서울 노원구 상계동 끝자락의 재개발 구역에서 조합원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규제 완화책을 적용해 용적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추정 비례율이 113%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한 분담금 규모는 입주 시점에야 알 수 있지만, 상계재정비촉진구역(상계뉴타운)이 서울시의 사업성 개선 조치에 힘입어 ‘틈새 투자처’로서 입지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5-16번지 일대 상계1재정비촉진구역(상계1구역)은 최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위한 주민 공람을 마쳤다. 상계1구역이 속한 상계재정비촉진사업은 지하철 4호선 불암산역 일대 약 60만㎡ 토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미 입주를 완료한 4구역(노원센트럴푸르지오)과 6구역(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을 제외하면 1구역이 속도가 가장 빠르다. 1구역은 지난달 23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올해 철거를 앞두고 있으며 조만간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해 서울시 심의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이 주목받는 것은 조합 계획대로 시 심의를 통과할 경우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상계1구역은 서울시가 7월 내놓은 신규 재정비촉진사업 수립기준을 반영해 당초 215%로 계획한 용적률을 260%로 높일 계획이다. 앞서 시는 재정비촉진구역에 적용하는 기준 용적률을 최대 30%포인트로 늘리고, 법적 상한 용적률도 국토계획법의 1.2배까지 상향한 바 있다. 즉 기본적으로 주는 기준 용적률과 최대로 줄 수 있는 법적 상한 용적률을 모두 높여주기로 한 것이다.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은 임대주택 건설 등 의무 사항을 이행할수록 올라가기 때문에 기준 용적률이 높을수록 기부채납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이에 따라 상계1구역 조합도 이번 변경안을 준비하며 기준 용적률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 소형주택 공급(10%포인트), 저출산 및 양육지원시설 설치(10%포인트), 사업성 보정 인센티브 적용(10%포인트) 등 세 개의 항목을 활용했다. 그 결과 건축 규모가 기존 1388가구에서 1746가구로 358가구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추정 비례율이 113%로 기존(100%)보다 13%포인트 높아져 일부 조합원이 환급금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정비사업에서 비례율이 100%를 넘으면 보통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조합이 이번 변경안에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분양가 수준의 감정평가를 받은 조합원이 실제로 84㎡ 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약 1억 1500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다만 조합이 마련한 용적률 상향 계획은 시 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분담금 규모 또한 실제 공사비와 최종 분양가가 확정돼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추정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불암산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계1구역은 관리처분인가가 나기 직전에 거래가 꽤 이뤄졌다”며 “가격이 서울에서 낮아 젊은 층의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1구역 다음으로 속도가 빠른 2구역과 5구역은 전용면적 84㎡ 분양이 예상되는 매물 시세가 2억 원 후반대~3억 원대로 형성돼 있다. 임대 보증금을 제외한 초기 투자금은 대부분 3억 원을 넘지 않는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소장은 “상계 재개발은 서울에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곳”이라며 “2구역과 5구역도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어 사업이 많이 진척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다른 구역들도 규제 완화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에 나서고 있다. 2구역, 5구역은 사업성 보정계수 등을 적용해 기준 용적률을 높일 계획이다. 공공 재개발 방식인 3구역은 국회에서 공공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단 김 소장은 “10·15 규제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며 “매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中, 새해 첫날부터 銀 수출 통제…제2 희토류 되나
국제 정치·사회 2026.01.01 17:39:28중국 정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은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섰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수출통제를 지렛대로 활용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은을 ‘전략 광물’로 삼아 대외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부터 은과 텅스텐·안티몬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섰다. 새 규제에 따르면 기존 할당제였던 은 수출 방식이 건별 심사제로 더욱 엄격해진다. 수출 기업 자격도 명문화됐다. 연간 80톤 이상(서부 지역 기업은 40톤 이상)을 생산하고 연속 3년간 수출 이력이 있어야 은 수출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업계는 수출통제가 확정된 3개 금속 중에서도 특히 은에 주목하고 있다. 텅스텐과 안티몬은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전략 광물로 이미 지정돼 있지만 그간 은은 일반 광물로 분류돼왔기 때문이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 증권시보에 “이번 조치는 일반 상품이었던 은을 사실상 국가 전략 자원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라며 “향후 은의 수출 관리가 희토류와 동등한 수준이 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안전자산이자 산업 소재이기도 한 은은 지난해 가격이 160% 넘게 급등하며 금(60%)을 압도했다. 멕시코에 이어 세계 2위 은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피지컬 AI' 원년…휴머노이드, 실험실 나와 공장으로
산업 기업 2026.01.01 17:38:38지난해 12월 1일 중국 항저우 빈장구 교차로. 경찰 복장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1.8m 키의 로봇은 능숙하게 차량 흐름을 파악하고 음성으로 교통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로봇을 향해 손을 흔들며 웃었다. 2024년 ‘휴머노이드 원년’을 선언한 중국에서는 1년여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수백 대씩 공장에 투입돼 작업 데이터를 쌓고 급기야 일상의 한복판까지 스며들어 ‘로봇 굴기’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로봇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선봉에 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최근 로봇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접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로봇 산업과 관련해 정부 지원과 무역 규제 등을 담은 행정명령 발령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반도체, 인공지능(AI)의 결정체인 로봇으로 확대하는 셈이다. 잠재 시장 규모가 8경 원에 달하는 휴머노이드는 AI를 현실에서 구현해 삶의 파트너이자 산업 생산을 치솟게 할 최종병기로 여겨진다. 피지컬AI로 진화한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에 따라 제조업 경쟁력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 강국인 한국도 휴머노이드에서 미중 이상의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1위 산업용 로봇 밀도(1만 명당 1012대)를 자랑하고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기술에서 최고 수준이다. 또 독자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국과 달리 동맹인 미국과 휴머노이드 공급망에서 협력할 수 있는 모멘텀도 큰 편이다. 올해가 휴머노이드 확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자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휴머노이드 대량생산을 준비 중이며 메모리반도체 최강인 삼성전자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LG전자 역시 가전제품처럼 쓸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조만간 선보인다. 휴머노이드 부품 개발 역량이 뛰어난 기계·전자·자동차 업체들도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원에 나서면 한국이 휴머노이드 시대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은 “중국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산업을 키우고 있는 만큼 로봇 산업 지원과 규제 해소를 위한 컨트롤타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정통망법, 기업 규제 아닌 이용자 보호 중점…美, 법안 오해한 듯"
정치 정치일반 2026.01.01 17:29:18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중대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정부·여당은 “과도한 우려”라며 진화에 나섰다. 자칫 한미 통상 문제로 비화될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미 국무부의 비판적 목소리에는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법 개정 전 미국과 협의를 마친 사항이라 정부 간 마찰이 생길 일이 없다”며 “미국 측에서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일 뿐 정부가 개입해 기업에 제약을 주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임의로 삭제 지시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관련 법 개정을 주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미국 정부가 (개정안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를 보고 오해한 것 같다”며 “기본 이해가 결여된 채 나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번 법 개정이 기업 규제가 아니라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려 진화에 나섰다.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개정안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폐해에 대응하고 국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며 외교부와 산업통상부 등 외교 당국과 긴밀히 소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정보통신망법은 특정 국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법안 취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12월 31일(현지 시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에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 개정안을 승인한 데 대해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X(옛 트위터)에 “표면적으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또다시 부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국무부가 다른 나라의 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개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개정안이 한국 정부의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여러 경로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허위 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포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허위 조작 정보의 유통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언론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근거가 모호하고 보도 등 표현을 제약하기 위한 ‘입막기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며 반발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으로 인해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 도출로 잠잠해졌던 한미 통상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 국무부가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심각한 한미 간 외교 통상 마찰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포 후 시행까지 6개월이 남은 만큼 재개정을 위한 여야 재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에서는 한국의 정책 권한을 미국이 지나치게 개입하려 한다며 불쾌하다는 시각도 엿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미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느냐”며 “실제 발생하지도 않은 우려를 일각에서 부풀리고,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갖고 와 쟁점화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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